1492년 10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탄 산타 마리아 호는 쿠바에서 출발해서 미지의 섬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두 달 전 아메리카 대륙에 첫 발을 내딛었던 콜럼버스는 타이노 원주민으로 부터 신비한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 원주민이 알려준 신비한 섬 <바네케baneque>에 황금과 보석이 가득하다는 말을 진심으로 믿은 콜럼버스는 황금과 보석을 독차지 하기 위해 10월부터 시작된 항해가 12월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그 섬을 찾지 못한다.

(C) oscar santillan,2016
수세기의 시간이 흐른후 에콰도르 출신의 작가 오스카 산틸란이 2016년 15세기 콜럼버스가 남긴 지도를 참조해서 직접 황금과 보석이 가득한 보물섬인 <바네케baneque> 을 찾아 나섰다.
바네케 섬은 현재 도미니카 공화국 북쪽 해안, 대서양의 한가운데 있는 섬으로 콜럼버스가 남긴 지도에 새겨진 그 섬의 위치로 추정되는 지점은 불에 그을려 버린 흔적처럼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구멍 난 지점을 찾아 나선 작가 오스카 산틸란은 해안에서 4.2 마일 정도 떨어져 있는 지점에서 100리터의 바닷물을 퍼 올려서 자신의 작업실에서 물을 증발 시키고 부유물과 소금 결정체로 이루어진 덩어리를 만든다.

(C) LLANO _ Oscar Santillán,2016
작가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바네케>섬은 어느 누구도 차지 할 수 없는 바다 한 가운데서 퍼 올린 바닷물에서 쏟아져 나온 소금 알갱이처럼 콜럼버스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황금과 보물로 가득 찬 섬도 아닌 지도에 구멍이 뻥 뚫려 버린 것 처럼 인간의 헛된 욕망이 만들어 낸 섬이다.
작가가 만든 이 소금 덩어리들도 시간이 흐를 수록 공기 속 수분과 습도로 인해 녹아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니 인간이 생각하는 그 섬은 만물의 생성의 소멸과 중간 어디 즈음에 존재 할 뿐이다.
사람들 꿈속에서 보는 것은
사는 동안 그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깨어 있을 때 그들이 생각하고 보고 행하는 것
그러니 놀랄 일은 하나도 없네
아티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