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책벌레 였던 조선 제22대왕 정조(正祖·1752~1800)는 1791년 창덕궁 어좌 뒤에 있던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를 치우고 책거리 병풍을 세우라고 명하고 신하들에게 이런 발언을 합니다.
"서재에 들어가 책을 만지기만 해도 기쁜 마음이 솟는다. 경들은 그렇지 아니한가?"
왕이 좋아한다는 책거리를 고관대작이 앞다퉈 병풍을 집에 들였고 곧바로 시중에 대유행하면서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열풍을 일어났습니다.
과거에 급제하고 출세하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했던 조선 시대 유교 사회에서 책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였기에 책을 비롯해 도자기, 문방구, 향로, 화병 등을 진열해 놓은 모습을 그린 그림인 책가도가 고위층 부터 서민 계층까지 널리 유행 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책 사랑은 조선 왕실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아서 아무리 가난해도 어느 집이든 책이 있어서 188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를 침략한 프랑스 해군 장교 주베르는 헛간 같은 곳에서도 책이 나와서 자신들의 자존심이 상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입에 풀칠할 정도로 가난해도 땔감이 없어서 추운 겨울 천장에 고드름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도 조선 팔도 어디에서든 초가 산간에도 글 읽는 소리가 새어 나올 정도로 한국인에게 책은 끼니를 때우는 것보다 소중한 존재 였습니다.20세기 서양 예술의 혁신적인 기법보다 앞선 역원근법, 초현실적 기하학, 그리고 착시 효과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는 조선의 천재 화가들이 그린 책가도 @Scott-MoveableFeast에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