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파블로 피카소의 청색시대 걸작, '다림질하는 여인' (Femme repassant)의 푸른 붓자국 아래에는 100년 가까이 숨겨져 있던 서늘한 비밀이 있었습니다.
파리 몽마르트르의 혹한과 가난이 지배하던 '바토 라부아르'(세탁선) 시절, 스물세 살의 피카소는 캔버스를 살 돈조차 없어 이전 그림 위에 새로운 슬픔을 덧칠했습니다.
수십 년 뒤, 첨단 적외선 기술이 밝혀낸 캔버스 밑바닥에는 여인의 두 손 아래 거꾸로 뒤집힌 한 남자의 얼굴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누구였을까요?
그리고 이 그림은 어떻게 청색시대의 차가운 절망과 곧 다가올 장밋빛시대의 은밀한 온기를 동시에 품고 있을까요?
캔버스 너머 120년 전 파리의 골목과 피카소의 치열했던 삶, 그리고 인간의 고통 위에 새겨진 불멸의 존엄성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