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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백석 시 - 백석 시 전집, 수정증보판
백석 지음, 이경수.황선희 엮음 / 소명출판 / 2026년 7월
평점 :
24절기 가운데 대서와 처서 사이에 음력 7월 초순 경(2026년 8월7일과 8일 사이)으로 입추가 시작되는 '입추'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새벽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그 다음으로 이슬이 진하게 맺히고 이후부터 쓰르라미가 울기 시작하고 바다에서는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지는 조석 현상이 발생하면서 한 계절의 기세가 꺽이고 그 다음의 계절로 넘어간다.
여름이 끝나고 곧 가을로 들어 선다는 입추에 서울의 한낮의 온도는 40.1도
40.1도 도로 한 가운데 생계란이 완숙 후라이가 될 정도의 온도이고 한 겨울 습식 사우나의 평균 온도인 50~70℃에 근접한 온도다.
실제 온탕(溫湯)의 온도는 인체의 정상 체온 온도보다 불과 5~6도 정도 높은 섭씨 42~43도다.
발끝만 닿아도 뜨겁다고 느껴지는 고온탕 역시 45~46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온도를 넘어서면 인체가 열을 받아들이지 못해 화상을 입기도 한다.
연일 40도로 끓어 오르니 물과 얼음으로 배를 채우는 나날이 길어져서 입맛을 잃었다.
박각시 오는 저녁
백석
당콩밥에 가지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
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
집은 안팎 문을 휑하니 열젖기고
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쏘이는데
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다림질감들이 한불 널리고
도루래며 팥중이 산 옆이 들썩하니 울어 댄다
이리하여 하늘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
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당콩(‘강낭콩’의 평북 방언)밥에 가지냉국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마치고 휑하니 열어 젖힌 문 너머로 하얀 박꽃에 박각시나방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바라 보는 백석 시인에게 한 여름의 저녁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다.

여름 한 철에 열리는 갓 딴 강낭콩을 밥에 넣고 짙은 자줏 빛깔의 통통한 가지를 살짝 쪄서 길게 쭉 쭉 찢어서 식초와 집간장으로 간을 맞춰서 냉국으로 먹는다면 이보다 더 기운 나는 여름 밥상은 없을 것이다.
할인 품목, 묶음 세일 상품 이벤트에 목숨 거는 고물가 시대에 한 끼 보다 비싼 빙수 건강에 해롭다며 스스로 세뇌 시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