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인 오리온은 큰 체구에 힘이 센 사냥꾼으로 여신 디아나는 첫 눈에 그와 사랑에 빠져 버리고 둘 사이를 의심의 눈으로 지켜 보던 디아나의 쌍둥이 남매이자 태양의 신 아폴로는 사냥꾼 오리온의 성격이 사납고 교활하다며 둘 사이를 갈라 놓을 계략을 꾸민다.

아폴로는 어느 날 바다에서 머리만 내놓고 헤엄치고 있는 오리온을 보며 동생 디아나에게 저것을 쏘아 맞힐 수 있겠느냐고 묻자 아폴로 눈 앞에서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고 싶었던 디아나는 물 속에 잠긴 오리온의 머리를 향해 활 시위를 당긴다.
뛰어난 사냥꾼이자 바다의 신의 아들인 오리온의 시신이 해변으로 떠 내려 온 것을 발견한 아르테미스는 깊은 슬픔에 잠겨 오리온을 하늘의 별로 만들어 버린다.

뛰어난 사냥꾼이였던 오리온은 사냥을 나갈 때면 항상 사냥개들을 끌고 나가 주위를 지키고 경계하게 만들었다.
밤 하늘의 별이 된 오리온의 사냥개들은 주변을 에워싸는 별무리들이 되어 큰개자리와 작은개자리가 된다.

8월을 앞둔 7월의 마지막 주로 넘어가니 뜨거운 태양의 열기가 바람이 불때마다 몸 속 곳곳으로 스며들어 가 열기에 짓눌리고 의욕마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만사가 귀찮다.
전 세계가 뜨겁게 달아 오른 여름을 의미하는 단어로 라틴어에서 Die caniculares라 지칭하는데 그 의미는 무기력에 짓눌려서 나태해진 상태로 영어권에선 무덥고 지친 날을 <dog days>라 표현한다.
더위에 약한 개들이 무더운 날에 맥을 추지 못해서 Dog라는 단어를 넣은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의 사냥꾼 오리온이 끌고 다녔던 사냥개 중에 큰개자리의 가장 밝은 별이 <시리우스>로 이 별이 뜨는 시기는 7월 초 부터 8월까지다.
고대인들에게 여름 무더위는 음식이 부패하고 질병이 전파되어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1년 중 가장 무서운 계절이였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서 오리온의 개 시리우스가 인간들에게 열병을 전파에서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7월 부터 8월까지 뜨는 시리우스 별은 깨끗한 대기 상태에서 육안으로도 빛의 세기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가장 밝은 별이다.
고대 그리스의 Σείριος (세이리오스/불탐, 빛남)에서 유래한 시리우스는 태양 다음으로 밝은 별인 -0.74등급의 용골자리의 카노푸스보다 2배 이상이 밝은 -1.46등급으로 지구에서 8.6광년 거리에 떨어져 있다
밤 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은 어느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별들은 우주에서 태어나자 마자 수백년, 수천년, 수만년 동안 제자리에서 각자의 크기에 맞는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단지 지구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별들은 쉼 없이 움직이며 빛의 세기를 조절해서 마지막 우주의 먼지가 될 때까지 움직인다.
시리우스의 주인 오리온은 사계절 중 한 겨울에 가장 잘 보이지만 시리우스는 1년 내내 빛을 내면서도 유독 7월과 8월에 가장 강렬한 빛을 내뿜는다.
이 끔찍한 폭염의 언제부터 사그러져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올지 모르지만 올 여름은 앞으로 닥쳐 올 여름 중에 가장 낮은 온도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는 끔찍한 기후 예보가 줄을 잇고 있다.<벽오동 아래서 더위를 씻으며(碧梧下洗暑)>
구름이 앞산을 가리더니 소나기 쏟아지고
바람이 초목에 불어와 기이한 향기 풍기네
북창에서 책상 대해 긴 여름날을 보내노니
청량한 이 기분 아낌없이 그대와 나누리라
-표암 강세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