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속담 중에 자주 사용 되고 있는 '케이크를 갖고 있으면서 먹을 수는 없다.'(have one's cake and eat it)라는 속담이 있다.
비 영어권 사용자들 중에서 이 속담의 의미를 곧바로 이해 하기 힘든데 그 이유는 단어 어순이 비논리적이게 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의미를 정확하게 써서 'you cat't eat your cake and have it'(이미 먹은 케이크를 다시 갖고 있을 수 없다) 라고 단어의 배열을 재 배치 해보면 이 속담의 의미가 어떤 의미 인지 확실하게 이해 할 수 있다.
원하는 걸 모두 가질 수 없고 소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속담이 곧잘 인용 되고 있지만 시대 상황에 따라 이 속담의 의미가 꾸준하게 변화 하고 있다.
세계 경제를 휘청하게 만들었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큰 타격을 입은 영국 소비자들에게 선거 당시 정치인들이 '케이크를 사 먹은 뒤 그게 여전히 접시에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라며 영국인들이 즐겨 사 먹는 케이크를 지칭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기 시작하면서 유세장 곳곳에 케이크 논쟁에 불이 붙었다.
금융 위기 여파와 오일 쇼크,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소비자 물가가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상품의 가격을 무한대로 올릴 수 없으니 영국 식료품 업체에서 자주 팔리는 상품의 크기와 양을 조금씩 줄여 나갔고(1950년대 부터 각 기업들이 교묘하게 상품 크기 갯수를 줄여 나갔음) 지난 해 샀던 상품의 크기와 갯수와 양이 달라진 것을 알아차린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해마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작황 상태가 좋지 않고 유통 비용과 인건비 상승으로 햄버거 크기 뿐만 아니라 고기 패티 크기와 야채 양도 확 줄어 버렸다.

거센 물가 상승으로 만원 한 장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 힘들어졌다.
할인 상품, 유통 기한 임박 상품, 1+1 상품, 특별 기간 할인 상품만 구입해도 금세 10만원이 넘어 간다.
매 끼니를 편의점 간편식으로 해결 하고 외식비를 줄이기 위해서 가급적 집에서 조리 해 먹어도 통장에 돈은 쌓이지 않고 있다.
달걀을 사 먹는 대신 메추리 알을 사 먹는다 해도 가격 압박은 점점 커져 만 가고 있고 기업들은 꼼수 전략으로 기존의 상품의 갯수와 양을 줄여 나가고 있다.
분명 지난해 먹었던 10장 짜리 조리 김이 올해 포장지를 뜯어 보면 8장 들어 있다.
해마다 태어나는 신생아 숫자가 줄어 들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가 50년 이상 지속 되면 한반도는 지구 상에서 사라진다며 디스토피아적인 기사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억 단위 비용을 교육비로 지불하고 사회로 나오자마자 은행에 꼬박 납부 해야 하는 대출 비용을 감당하기 조차 힘든 청춘들의 삶은 누가 이 지경까지 만들어 놓은 것일까?
국민에게 케이크를 제대로 먹게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없다며 영국 국민들은 현재 위에 언급한 속담에 나오는 케이크(cake) 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cakeism이라는 새 단어를 추가해서 국민의 혈세를 빨아 먹으며 누릴 수 있는 건 모두 누리고 있는 정치인들이 자신들이 감당하고 떠 안아 버리는 더러운 일은 단 하나도 감당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물가 신호는 세계 곳곳에서 사회 동요를 촉발하고, 이런 사회 동요는 세계 경제라는 천을 짜는 공통된 씨실과 날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공짜 돈과 저금리가 선진국의 자산 가격과 기관을 지탱해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초저금리 정책의 성공은 사회에서 의미가 큰 자산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 가난한 사람들이 받는 압박이 세지고 있다. 처음에는 신흥시장의 빈곤층에만 해당했지만, 지금은 선진국의 빈곤층도 그 압박을 받고 있다.
-피파 맘그렌의 <시그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