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번잡한 거리는 물론이고 극장가나 대형 쇼핑몰마다 자리를 차지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그건 바로 뽑기 기계들로 가득 찬 ‘가챠’숍이다.

가챠 숍은  무심코 들려서 딱 한 번만 뽑아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 갔다가 뽑고 싶은 귀여운 것을 갖고 싶은 욕망에 불타오르게 만들어서 지갑을 탈탈 털어내는 개미굴과 같은 곳이다.

작고 앙증 맞은 것을 손에 쥐기 위해서 한끼 식사 가격을 눈 깜짝 할 사이에 날리게 만드는  ‘가챠’숍은  ‘찰캉찰캉’이라는 뜻의 일본어 ‘가챠가챠(ガチャガチャ)’에서 유래 했다.

가챠는  캡슐토이를 뽑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레버를 돌릴 때 철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한 손에 쥐어지는 캡슐 안에 미니피규어·인형문구류 등 다양한 장난감이 담겨 있다.

일본 경제 부흥기인 1965년에 가챠숍이 등장하기 전 뽑기 기계는  1880년대 미국 뉴욕에서 시작되었다.

껌이나 사탕 같은 것을 구입하기 위해 무인 자판기에 동전을 넣었던 뉴욕의  무인판매기는 음료수나 신문,잡지 같은 소비재 상품을 취급하는 기계로 발전했지만  일본으로 건너 오면서  손 안에 쥘 수 있는 장난감을 뽑는 기계로 바뀌었다.

대형 쇼핑몰에 장난감을 납품하던 일본 회사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샘플 장난감을 작은 플라스틱 모형에 넣어서 뽑는 방법을 시도 했다가 기계 앞에서 떼를 쓰는 아이와 원하는 걸 뽑기 위해 아낌없이 동전을 쏟아 붓는 부모의 심리를 알아차렸다.

폭발적인 소비자들 반응에 중소 규모의 장난감 납품 회사는  장난감 전용  뽑기용 기계를  만들어서  일본 전역에 퍼뜨렸다.

이 뽑기 기계는 1985년 한국 땅으로 건너 와서 구멍가게나 문방구 앞에 설치 되었고 이 기계는  어린이들의 호주머니를 탈탈 털었다.

21세기 최첨단 시대가 도래하자 아날로그 시절 어린이들의 놀이 문화였던 뽑기 기계가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되었다.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고 소비자는 귀여운 것에 열광하고, 깜찍함에 지갑을 열고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굿즈를 손에 넣기 위해 오픈런을 하거나 웃돈을 주고 구매하는 열성을 보인다.

손 안에 비서 같은 인공지능이 24시간 상주 하는 시대이지만 소비자들의 심리를 빠르게 파악한 기업들은 앞다투어서 작고, 귀엽고  예쁘고 앙증맞은 다양한 상품의 굿즈를 출시 하고 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본뜬 인형 굿즈나 콘서트에 가서 열광하고 응원하는 스포츠 팀의 굿즈 키링을 가방이나 휴대폰에 매달고 다니면서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을 부적처럼 매달고 다니는 인간의 삶에 고양이처럼 소리 없이 걷고 움직이고 활동하는 휴머노이드가 등장 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이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2025 AI 데이 행사에서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2세대 아이언이  걷는 모습을 세상에 공개 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미국 로봇 기업 피규어AI가 개발한 휴머노보이드는  물류센터 현장에 투입되어서 인간 노동자들 틈에 끼여서 함께 일하고 있다.

2016년 3월 한국의 바둑 기사 이세돌과 알파고가 세기의 대국을 펼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어느 새 우리 곁에 인간을 뛰어넘는 초지능 단계의 기계 인간이 등장했다.

이 기계 인간은 위험한 작업을 하는 공장부터 인간의 손으로 움직여야 하는 노동 시장에도 투입 될 것이고 스포츠 무대에서는 인간을 대신해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고 그리고 무기를 장착 하면 전쟁터로 뛰어들어 터미네이터 같은 괴물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사람들은 로봇 청소기와 스팀 건조기를 구입하듯 집안의 도우미를 상주 시키듯 로봇 인간을 구입하며 집집 마다 기계 인간과 동거하는 가구 수가 늘어 나게 될 것이다.

로봇이 상주 하는 미래의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고 숙제를 함께 봐주고 집안 구석 구석을 청소 해 주는 상주 로봇의 옷을  반려 동물의  옷을 구입 하듯 로봇의 옷을 구입할 것이고 아이는 언제나 함께 있어주는 로봇에게 인형 옷을 입히듯 역할 놀이를 하게 될 것이다.

돌봄과 학습 그리고 인간을 대신 하는 노동 현장에서 함께 공존하게 될 미래의 반려 로봇과   여행을 하며 교감을 나누는 모습은 상상 너머의 일이 아닌 실현 가능한 현실이 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