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를 앞둔  2018년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이 소장 하고 있는 자필 원고와 초판 본 ,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된 번역 본들 그리고 평생 동안 전 세계 중고 레코드 가게를 뒤지며 수집했던 레코드 판을 비롯해 기타 소장품들을 자신이 모교에 기증 하겠다고 발표 했다.

하루키의 소장품들로 채워질 예정이였던 와세다 대학 국제 문학관 설계는 건축가 쿠마 켄고가 맡아서 2018년 가을 부터 공사를 시작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여러 차례 공사가 지연 되고 있었다.

2019년 12월 코로나 전염병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사로 잡혔던 시기에 나는 단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2021년 10월에 완공될 예정인  일본 도쿄 와세다 대학  '국제 문학관' (일명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에 등록증을 만들어 작가 하루키가 직접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앨범으로 꾸민  재즈 오디오 룸을 구경하고 그의 집필실을 그대로 재현 방을 둘러보고 펜으로 원고지에 끄적였던 원고뭉치를 직접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코로나 시기로 전 세계 국경 문이 굳게 닫혔던 시기에  내 목표였다.

그리고 드디어 코로나 대 유행이 한 풀 꺾이고 난 후 2021년 10월 1일 일본 도쿄 와세다 대학  국제 문학관이 오픈 했다.

반드시 하루키의 소장품들로 채워진 와세다 대학 국제 문학관에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여러 복잡한 일들과 업무에 치여서 좀처럼 스케줄을 비우지 못했다.

2025년  여름의 강력한 태풍이 불어 닥치기 직전 도쿄 출장 일정이 잡혔고 마침내 비행기에 몸을 싣고 도쿄로 날아갔다.

빡빡한 일정을 모두 소화 하고 나서 단 하루 남은 시간 동안 와세다 국제 문학관을 둘러 볼 수 있었다.

하루키가 출간 한 모든 책들(전 세계 번역본 까지)과 그가 수집한 희귀 LP판이 함께 전시 된 국제 문학관은  하루키 팬들이라면 두 눈이 번쩍이는 것들이 전부 모여 있다.

국제 문학관에서 가장 돋보이는 곳은 하루키의 서재 공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방과 하루키가 작가로 데뷔 하기 전에 운영 했던 재즈 카페 "피터캣'에서 실제로 사용 했던 피아노와 각종 음향 기기들이 전시 되어 있는 공간이다. 

 가게를 정리 하면서 피아노와 음향 기기 들은 팔지 않고 소장 하고 있었던 하루키 부부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옆에는 "오렌지 캣'이라는 카페 공간 인테리어부터 판매 되는 메뉴 구성까지 직접 기획했다.

방문객들은  오렌지 캣 카페에서  하루키가 수집한 레코드 판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도넛과 커피를 먹을 수 있고  하루키 작품 속에 자주 등장했던 카레나 샌드위치도 골라 먹을 수 있다.

오디오 룸과 음악 방송이 가능한 방송실과 각종 학술 연구를 할 수 있는 세미나 실이 갖춰져 있어서 하루키 문학 작품 뿐 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초청한 대담회나 연주가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콘서트도 열리고 있었다.

하루키의 모교  와세다 대학측은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라는 명칭을 사용 하고 싶어 했지만 하루키는 재학생을 비롯해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용 할 수 있는 도서관이자 모두를 위한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며 '국제관'으로 명칭 해 달라고 부탁 했다.

무라카미 라이브러리 외관과 내관의 모습은 하루키의 작품 속 세계관을 반영해서 라이브러리 입구를 터널의 입구 처럼 만들어서 천정까지 둥근 아치형 모양으로 나뭇가지에 잎이 무성하게 우거진 곳을 통과 하면 큰 책장과 마주 하게 설계 했다.

책장의 형태가 끝도 없이 쏟아 올라 있어서 도저히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책들은 영원히 만질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언제든지 손 만 내밀면 책이 있지만 이 라이브러리에서는 손에 넣고 싶어도 넣지 못하는 책들이 존재 한다.

와세다 대학 국제 문학관은  하루키 팬이 아니여도 책을 사랑하고 아날로그적인 음악과 영화를 사랑한다면 매일 가고 싶고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2026년 1월 27일 유튜브 채널에 첫번째 숏츠를 업로드하고 열 흘의 시간이 지난 후 하루키에 관한 영상을 제작 하기 시작했다.

처음 기획한 영상은 기획은 커녕 영상 편집조차 미숙해서 음성 삽입 타이밍이나 소리 조절 장면 전환의 매끄러운 같은 미세한 조정을 하지 못했다.

2월 17일 하루키 영상을 채널에 처음 올리고 나서 3월 8일까지 하루키에 관한 영상을 열 개 올렸다. 하루키의 치즈 케이크 모양을 한 가난이라는 단편을 직접 영어로 번역해서 3분 남짓한 분량의 스크립트로 작성해서 본격적으로 단편의 주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기획하고 캐릭터 설정부터 세세한 배경과 인물 생김새. 등장하는 조연들(고양이와 턴 테이블)과 빛의 움직임과 사물의 명암 조절하는 법까지 섬세하게 설계해서 제작해 나갔다.







여전히 미흡하고 영상이 업로드 된 이후로 조회수의 오름세는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인상 깊게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글로 쓰는 것과 영상으로 제작하는 건 사고의 방식과 구현 방식의 차이 만큼 크다.

작품의 주요 장면을   나눠서 시퀀스로 기획하는 과정은 종이에 연필 자국을 지우개로 지우는 것처럼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좋아하고 즐겨 읽는 작품을 영상으로 제작하는 이유는 주변 환경 탓을 하며 헛되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서다.

소설을 즐겨 읽고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조차도  '소설'은 그저 허구의 이야기, 작가 개인의 상상력에 불과한 종이 뭉치일 뿐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살아 보지 않은 인생과 가보지 않은 그 곳을 간접 경험 할 수 있는 허구의 이야기라는 소설은   누군가에게  끝이 보이지 않았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 만들기도 하고 내일의 희망을 품게 만들기도 한다.

인생을 바꾸게 하거나 희망을 품게 하고 좌절을 극복하게 만든 허구의 이야기를 내가 직접 기획해서 영상으로 제작해 보니 궁극적으로  내 인생의 진정한 감독은 나 자신 뿐이라는 걸 깨닫고 있다.

때로는 느슨하고 허술하고 엉터리에 우스울 정도로 자존감만 높으면서도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으로 가득한 감독. 그 감독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상이  오늘 오전 8시   유튜브 채널 @Scott-MoveableFeast에 업로드 되었다.

https://www.youtube.com/@Scott-MoveableFeast

기획부터 완성까지 정확하게 한 달이 걸려서 만든 영상을 하루키의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아도 그리고  하루키의 팬이 아니여도 클릭을 하고 끝까지 시청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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