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3년 3월 28일  세상을 떠난 세계적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는 1978년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Yellow Magic Orchestra)의 창립  맴버로 1980년에 발매한 싱글 “Riot in Lagos”는 초기 일렉트로닉과 힙합 장르의 요체가 되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이 앨범을 시작으로 전 세계  전자 음악과 하우스 장르 음악의 붐을 일으켰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1980년대 미래 과학 기술이 인간 개인의 삶을 통제 하는 것을 비판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노래 가사에 담았을 정도로 시대를 예견 했던 선구자였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사카모토 류이치는  베르나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영화음악을 담당하며 아시아인 최초로 오스카상을 타면서  전 세계인들이 그의 이름을 기억 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일본을 벗어나 일본 오키나와 민속 음악, 드뷔시(Debussy)로 대표되는 클래식 음악, 유럽의 테크노 음악, 아시아 권역의 음악에 두루 관심을 두고 전 세계의 음악인과 교류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 세계를 넓혀 나갔다.

 민족음악과 전자음악을 섭렵하고 YMO 활동을 통해 ‘앙팡 테리블’로 떠오른 1970년대, 영화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날린 동시에 자기 실험에 몰두한 1980년대, 뉴욕으로 이주해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1990년대, 새로운 시대에 대한 자각과 사회적 활동에 더욱 충실한 2000년대, 그리고 진화한 음악으로서의 소리를 탐구한 2010년대를 지나서 그가 세상을 떠난 현재까지 세상은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이름은 알지 못해도 그의 음악은 어디에서나 흘러나온다.

1984년 도쿄 시부야 지하철역 개찰구의 기계적인 소음을 지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를  추모하는 사운드를 듣는  31초의 시간  동안  거장의 청춘 시기를 통과 했던 그  '시대의 공기'를 체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영상과 사운드를 정교하게 기획하고 설계했다.








2015년 일본 치쿠마 출판사 문고본으로 발행된  <skmt 사카모토 류이치는 누구인가>라는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기억에는 독특한 회로가 있습니다. 어느 순간 잊고 있었던 장면이나 에피소드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햇빛이나 색, 질감, 공기…. 그것들이 한꺼번에 상기되어 되살아날 때가 있습니다.

이제 이 세상에는 없고 기억 속에만 있는 어떤 풍경을 떠올리는 마음의 상태 나는 모종의 영화를 봤을 때라든지 모종의 음악을 듣거나 모종의 그림을 봤을 때 그것과 비슷한 감각이 생길 수 있어요. 뭔가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뇌의 화학적인 상태라는 것은 독특하고, 어딘가에 잘 쓰이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갑자기 다시 활성화돼서 나오는... 예술이란 '그리움'과 결부 되어 있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

 







AI와 공존하는 이 시대는  직접 보고 느끼는 시간이 점점 줄어 들어서 사물과 사람 그리고 자연에 대한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밝은 빛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가 남긴 예술적 영혼은 시공간을 넘어 시각적 영상으로 완성했다


1984년, 32세의 사카모토 류이치가 엘리자베스 레너드 감독의 렌즈를 통해 "도쿄의 소리"를 찾고 있던 시기에 바다 건너 미 대륙에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뉴욕 소호에서  1984년 새해 벽두부터  인공위성 생중계 쇼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Good Morning Mr. Orwell)>을 전 세계로 송출 하면서 음극선관(CRT)을 통해 인간의 기억을  재 편집하고 있었다.








영상 초반부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아트 미학으로 재 해석해서 전자 홀로그램으로 타고 도쿄 타워를 질주해서    1984년 도쿄 시부야로 들어가 32살의 사카모토 류이치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거장이  세상에 남긴  영원한 소리에 대한 헌사로 터무니없을 정도로 부족한 영상이지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나에게 예술  그 이상을 가르쳐주었다.








'하나의 음으로 음악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두 개 이상의 소리가 있어야 합니다. 둘 이상의 소리에서 멜로디나 양식이나 비트가 생겨나서 음색의 조합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어디론가 이동하는데  두 개의 음 이상을 넘어서면 소리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비로소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됩니다. 따라서 음악은 시간의 예술입니다. 시간이라는 직선 위에 작품의 시작 점이 있고 종착점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래서 저에게 시간은 오랫동안 중요한 테마였습니다.' 

-사카모토 류이치(1957-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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