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아침식사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17세기에는 하루를 시작하기 전 침실에서 가벼운 요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18세기에 이르자, 대저택에서는 아침식사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마련해 손님을 대접하거나 식구들이 모여 토스트와 차로 아침을 먹었다.]

-아침 식사 문화사 중에서

1896년 스물 아홉 살 나이에 구마모토의 제 5고등학교에서 강사 생활을 시작했던 나쓰메 소세키는 4년 후 일본 문부성 장학금으로 영국 유학을 떠난다.

1900년 가을 나가사키에서 출발한 배는 이탈리아 나폴리 항을 지나 제노바에 정착해서 소세키는 그곳에서 야간 열차를 타고 영국으로 향했다.

일본에서 영국까지 기나긴 항해를 하는 동안 소세키는 배 안에서 극심한 복통에 시달려서 물과 소금을 넣은 약간의 미음으로 겨우 몸을 추스렸다.

약 한 달 반 만에 런던에  도착 한 소세키는  런던에 도착 한 다음 날 부터 시내 곳곳을 돌아 다니며 하루 세 끼를 꼬박 챙겨 먹었는데 한 끼 식사 비용이 당시 일본 도쿄에 비해 6배나 비싼 영국 물가에  큰 충격을 받는다.

몇 날 몇 일 동안 숙소를 찾아 헤맸던 소세키는  신문 광고를 통해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숙소를 찾아 낸다.

소세키가 찾아 낸 숙소는  일주일에 숙박비와 식비가 2파운드 정도로 그는 일본에 살고 있는 지인에게 20파운드를 빌려서 겨우 이곳에서 유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1900년 경에  소세키가 묵었던 하숙집은 런던 북서쪽의 고지대에 위치한 곳으로 현지인들은 그 지역을  프라이러리 로드라 불렀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담한 이층 건물의 맨 아랫층은  집주인인 40대 가장과 그의 가족들이 살았고 소세키는 바로 위층에 거주 했다.

 맨 꼭대기 다락방에는 집안일을 돕는 이들이 살았다.

이 하숙집은 소세키에게 아침 식사로 설탕을 첨가한 오트밀 죽을 만들어 주었는데 위장 질환을 앓았던 소세키 입맛에도 꽤 잘 맞았던 것 같다.

식사는 언제나 오트밀이다. 이는 서양 사람들의 일반적인 식사 메뉴다. 그들은 오트밀에 소금을 넣어 먹는다. 우리 일본인들은 설탕을 넣어 먹는다. 밀로 죽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모양인데. 우리 입맛에도 맞는다. 존슨의 색인 (사무엘 존슨의 영어 사전)에는 '오트밀은 러시아에서는 사람이 먹고 영국에서는 말이 먹는 음식'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 영국에서는 오트밀을 아침 식사로 먹고 있는 사람이 그다지 신기해 보이지도 않는다. 영국인이 아마도 말에 가까워지지 않았나 싶다.

- 나쓰메 소세키의 '런던 소식' 중에서

나쓰메 소세키가 영국에 체류했던 1900년 경의 영국인들의 일반적인 아침 식단에 오트밀 죽이 올라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정통적으로 유럽 대륙 국가 사람들의 아침 식사와 비교해 보면 영국인들은 아침을 푸짐하게 먹는 편이다.

일명 잉글리쉬 블랙 퍼스트라고 불리는 정통 영국식 아침 식단은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수제 소시지(돼지피에 불린 오트밀을 돼지 창자에 넣고 숙성 시킨)인 블랙 푸딩과 계란 후라이,으깬 감자를 튀긴 해쉬 브라운 과 푹 삶은 콩을 차려 먹는다.


이렇게 차려진 영국식 아침 식단은 현지 비스트로에서 대략 5파운드 내외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아침에 느긋하게 차려 먹기 힘들기에 간단하게 버터와 잼을 바른 토스트, 토마토, 쥬스와 커피, 삶은 계란 정도로 간소하게 차려 먹는다.

근대 사회에서  하루의 첫 식사를 아침 식사라 부르지 않았다.

영국에서도 하루의 첫 끼니를  디너 (dinner)라 불렀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아침 식사인 breakfast는 '단식을 깨다'라는 라틴어 disieiunare에서 파생되어 프랑스어인 disdéjeuner에서 유래했다. disner라는 고대 프랑스어가 영국 땅으로 건너와 dinner가 되어서 하루의 주된 식사가 한낮에서 저녁 식사의 의미가 되었다.

아침 식사를 의미하는 breakfast가 통용 되었던 시기는 15세기 였으니 문명 사회를 이룩하는 동안 인류에게 아침에 먹는 식사에 그다지 큰 의미가 없이 그저 끼니를 때우는 데 급급했던 것일지 모른다.

현재 우리가 먹는 오트밀이나 빵의 원료인 호밀과 귀리는 신석기 시대 아나톨리아 (현재 터키 지역)에서 재배되기 시작해서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유럽 땅에 전파 되었는데 북유럽의 얼음 층에서 발견된 5000년 전 미라의 위장 속에 소화 되지 않은 귀리죽이 발견 되었을 정도로 오래 전 부터 인류의 끼니를 채워주었던 것은 귀리, 오트밀 죽이였다.

현대인의 하루 권장 칼로리는 성인 기준으로 2000칼로리에서 2300칼로리로 한 끼 권장 칼로리는 500에서 700칼로리다.

아침 권장 칼로리는 성별, 연령, 활동량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섭취 칼로리의 약 20-25% 정도에 해당하는  360-450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거침없이 치솟는 물가에 정작 월급은 오르지 않으니  매 끼니 하루 적정 섭취 칼로리를 계산하며  건강 식단을 유지하기 보다  다양한 종류와 입맛에 맞춰 먹을 수 있는 편의점에 들려서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디저트를 만들어 먹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