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라는 시대 1 - 유신과 천황 그리고 근대화 메이지라는 시대 1
도널드 킨 지음, 김유동 옮김 / 서커스(서커스출판상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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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격동의시대, 메이지 일본 열도가 근대화의 길에서 만난 전통과 서구 문명의 대립과 갈등이 빚어내는순간을 한편의  대하드라마처럼 펼쳐보이는 이책은 일본 문학과 일본 문화 연구의 일인자로 손꼽히는 문예평론가 도널드 킨의 일생의 역작으로 수년에 걸친 방대한 자료 조사와 정교한 연구 결과 끝에 탄생한 이 기념비적인 책이다.


개국을 요구하기 위해 일본에 온 페리 제독 일행은 미개국의 사무라이들에게 줄 선물로 모형 기차 세트를 갖고 와 일본인들의 눈앞에서 그것을 움직여 보였다.


처음에는 쭈뼛쭈뼛 멀찍이 둘러싸서 보고 있던 일본인들은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기성을 발하고, 한숨을 내쉬고, 이윽고 구멍이 뚫어질 정도로 기차를 관찰하고, 드디어는 그것을 손으로 만져 보고, 그것에 올라타는 등 온종일 물리지도 않고 그 기차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1853년 페리 제독의 내항은 일본 역사에 미증유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흑선으로 상징되는 서양의 새로운 문명은 산업혁명의 위력과 자본제 근대국가의 강력함을 배경으로 이전까지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사회적, 문화적 충격을 일본 사회에 던졌고 300년의 태평성대를 자랑하던 도쿠가와 막부는 외국과의 전쟁도 없이 하루아침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근대 서구 문명이 일본 사회에 끼친 파장은 엄청났지만 일본인은 대항하려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격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막부 말기 지사들의 과격한 행동, 항쟁하는 토막파와 좌막파의 양이론과 개국론, 연이어 일어난 민란과 꼬리를 물고 벌어지는 암살, 신정권 수립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무수한 내란, 거의 고행승 같다고 할 정도로 맹렬했던 해외 유학생들의 학구열 등은 미증유의 충격을 던진 서양 문명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의 다양한 표현 양식이었다.


메이지 시대는 분명 일본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시간이었고 세계사적으로도 문명과 문명이 충돌할 때 벌어지는 사회학적, 인류학적 일대 실험장이 되었던 것이다. 


도널드 킨의 <메이지라는 시대>는 유신의 주도 세력들이 어떻게 근대화와 부국강병을 추구해 나갔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무수한 시행착오와 오류들을 다양하면서도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일본의 문화, 예술에 정통한 서구인의 시각으로 비서구 세계에 속한 일본의 근대화 경험을 객관적이고도 균형 잡힌 필치로 생생히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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