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양장) - 로알드 달 베스트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참으로 재미있게 읽었고, 영화로도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감상한 <찰리와 초콜렛 공장>의 로알드 달 작품이라니 무조건 읽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집어든 책. 역시나 작가의 번득이는 아이디어와 악동기질은 아무도 못 말린다.

주인공 마틸다는 근처 공공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읽어버린 굉장히 총명하고, 비범한 아이.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모님은 이런 마틸다의 영특함을 알기는 커녕 마틸다를 '이마에 난 부스럼딱지보다 못한 아이'로 여기고 있다. 평범한 부모라면 마틸다의 똑똑함으로 한껏 고무되어 있을텐데.....아버지는 이에 더하여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자동차를 팔아 부자이다. 오로지 머리속에는 나쁜 마음으로 돈 버는 생각밖에는 없다. 엄마는 빙고놀이에 푹 빠져서 하루의 대부분을 놀이하느라 보낸다. 오빠도 아버지의 생각에 반항하기는 커녕 따르게 되고 오직 마틸다만 정상적으로 아버지의 정직하지 않음을 걱정한다. 결국 마틸다는 아빠에게 복수하기 위해 초강력 접착제를 모자에 발라놓거나, 엉뚱한 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게 한다. 분명 6살 아이가 이런 완전 범죄를 저지르기 힘들텐데 마틸다의 태연함과 여유로움은 슬슬 걱정이 되기 까지 한다.  다행히 마틸다의 소행을 눈치채지 못한다. 어렵게 들어간 학교에서는 부모보다 더 무서운 트런치불 교장선생님이 계신다. 다행히 마음 착한 하니선생님의 도움으로 마틸다는 그럭저럭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면서 하니선생님의 과거를 알게되고 마틸다의 용기로 인해 교장선생님에게 죄의 대가를 치르게 하고, 부모도 경찰에 쫓기게 되면서 영원히 하니 선생님과 살게 된다.

아쉬운점은 부모가 마지막에라도 잘못을 뉘우치고 마틸다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틸다의 부모는 그저 도망가기 바빠 마틸다는 안중에도 없다. 귀찮으니 하니선생님에게 떠 넘기는 설정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주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든다. 가뜩이나 이혼하면서 자식을 서로 맞지 않겠다고 하는 요즘 세태와 일맥상통하는 듯하여 내심 씁쓸하기 까지 하다.

첫장에 나오는 마틸다의 독서습관은 흐뭇하기도 하고,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 진다는 진리를 알려주는 듯하여 기분 좋았고,  마틸다가 아버지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쬐금 부담스러웠으며 마지막으로 하니 선생님을 도와 교장선생님을 대신 벌하는 장면은 통쾌하기도 했다. 동화책을 읽으면서도 진지해 지는 이 습관은 대체 언제쯤 벗어 버리게 될까?

억압받고 자라는 아이들이나, 선생님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자라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최소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터득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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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6-07-1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저도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

반딧불,, 2006-07-1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틸다 처음 읽었을 적에 그 기쁨 생각납니다.

세실 2006-07-17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아 님도 재미있게 읽으실거 같아요~~~
반딧불님. 마틸다가 귀여운 악동같아요~~~ 마음이 참 따뜻하죠^*^

인터라겐 2006-07-18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보면서 분을 못이겼던게 생각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데 말이죠..^^

세실 2006-07-2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엄마, 아빠가 어쩜 이리도 몰지각할 수가...잘 커준 마틸다가 참 대견하죠?

치유 2006-07-24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도 이걸 두가지 다 보셨군요..저도 너무 재미나게 봤어요..^^&

세실 2006-07-26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틸다도 영화로 나오면 히트칠것 같은데~~~
마틸다는 우리 아이들을 보여주고 싶진 않네요~ 부모님이 뭐 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