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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공감필법 ㅣ 공부의 시대
유시민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실태 조사에서 성인 셋 가운데 한 사람은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지인 중에 10%는 해당된다. 책을 읽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사람과의 관계가 공허해지며 머리가 텅 빈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사람들은 책은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나는 늦은 밤 아이를 기다릴 때, 주말 오후 카페에 가서 공부하듯 책을 읽는다.
가끔 지인이 책을 추천해 달라는 주문을 한다. 퇴직 후 북 소믈리에를 꿈꾸기에 수첩에 적어 둔 목록을 보여준다. 대부분 내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이나 베스트셀러 중에서 추천한다. 도서 '공감필법(유시민 저. 창비)'도 그 중 한 권이다. 이 책은 독서와 글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인문학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 또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지금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책 두께가 얇고 쉬운 내용이라 반나절이면 읽는다. 책의 구성은 저자가 출판사 창간 50주년 기념 특강에서 했던 강연과 질의응답을 간추리고 보충한 책이다. 책 속에 새로운 책을 소개하는데 올해 내가 읽고 싶은 책 목록과 다수 겹친다. 예루살렘 대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와 미국의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작년에 읽다 포기했지만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어느 사피엔스가 다른 사피엔스에게'라는 뜻을 공감하는 것으로 접근할 용기가 생긴다. 도서관에서 사서가 건네준 별에 관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칼 세이건이 천문학자가 된 계기도 흥미롭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신영복의 '담론', 굴원의 '어부사',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시민 불복종'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필독도서다.
독서와 글쓰기를 다룬 책의 제목을 정하며 저자는 "훌륭한 글은 많은 독자가 깊게 공감할 수 있는 글이라고, 인간과 우주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야 그런 글을 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말을 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비판적 독서보다는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글쓴이의 생각과 감정을 텍스트에 담긴 그대로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고 읽는다. 내가 저자가 되거나, 주인공이 되어 그 책에 흠뻑 빠지는 편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싣는 글은 특히 선호하는 책을 선택한다.
글을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작가는 하루 한 문장 쓰기를 강조한다. SNS를 활용해 매일 글을 쓰는 것도 좋다.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거리 풍경을 관찰하고 도시의 소음을 들으며 느낌을 적거나,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필사하는 것도 방법이다. 글을 쓴 후에 읽으며 수정하는 것도 도움 된다. 잘 쓴 글은 읽었을 때 매끄럽다.
글을 쓸 때 지켜야 할 원칙도 기억하면 좋겠다. 첫째, 많은 독자가 관심을 가진 주제를 선택한다. 둘째, 전문 지식이 없는 독자가 다른 정보를 찾지 않고도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쓴다. 셋째,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정서적 공감을 일으키는 데 초점을 둔다. 넷째, 문장을 되도록 쉽고 간결하게 쓴다.
저자의 한마디가 여운을 남긴다. "남에게 위로를 구하기보다는 책과 더불어 스스로 위로하는 능력을 기르는 쪽이 낫다고 저는 믿습니다." 좋은 책 한 권은 지친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