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부활을 맞이하여 뭔가 미미한 일이라도 해야 할듯하여 늦은 밤(12시경) 성당에서 운영하는 싸이 클럽에 '마르코 복음'을 열심히 치고 있었다. 성서쓰기 릴레이가 진행중이었다. 그시간 홀로 밤을 지새우고 있던 친구랑 네이트온을 하다가 친구가 "우리 출출하지 않니? 뭐 먹고 싶다. 오뎅 먹으러 갈까?" 그 시간까지 들어오지 않은 신랑을 원망하면서 군침만 흘리고 있는데, 때마침 신랑이 들어왔다. 멀쩡한 얼굴로.....(오호~)

나 : (최대한 상냥하게) "나 나갔다 오면 안될까? 이**가 오뎅탕 먹으러 가자고 하는데...."
신랑 : "이 시간에? 그래 갔다와" "아줌마들이 뭐 하실려고....."

흐 결국 다른 친구도 한명 불러서 화려한 외출을 했던 것이다. 몸이 불편한 시엄니 모시고 살면서 주말부부 하고 있는 친구가 자신의 힘듦을 이야기 하고, 그 와중에도 결혼하지 않은 친구 "짜장면 사주라"고 챙겨주는 센스. 결국 짜장면이 시원소주가 되었다.

청주번개때면 빼놓지 않고 들렀던 '겸손' 포장마차의 오뎅탕을 오랫만에 먹어주며 살짝 마태님과 클리오님, 에피님과 하얀마녀님, 미스하이드님을 생각했다. "보고 싶어요!"

오뎅탕만 먹고 들어오리라던 약속은 간데 없이 운전한 친구를 제외하고, 난 백세주 유사품 별 한병이랑 친구는 쇠주 한병을 비우고 새벽 4시에 들어왔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왜 이리도 친구가 좋은지. 우리의 수다는 끝이 없었다. 넘 좋아!

결국 더 있다 가자는 친구의 유혹을 뿌리치고 일어났다. 왜냐? 난 오늘 10시에 성스런 부활계란을 만들러 가야한단 말이다. 그러면서 지금 이러고 있는건 뭐지? 술도 덜깨고 아무래도 음주운전으로 걸릴듯 하여 심히 걱정스럽다. "자갸 내 차로 나 성당까지 델다주면 안될까?" "그럼 난?" "걸어서 집에 오는거지 호호호"

아침에 치사한 아저씨는 보림이한테 이른다. "보림아 엄마 너네 잘때 밤12시에 나가서 술 마시고 새벽 4시 넘어 들어왔다" "어머 어머 보림아 그건 아빠의 뻥이야. 아빠가 그랬단 얘기야. 너 엄마 술 마신거 봤어? 못봤지? 아빤 치사하게 엄마한테 씌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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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6-04-15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겁게 사시는 세실님, 읽는 사람도 그 기분을 전염시키는 세실님 ^ ^

Mephistopheles 2006-04-15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새벽공기 쐬러 나가는 것도 건강에 좋을꺼라고 생각되요..
근데 에피님이라는 분은 누구죠..궁금하네요...
검색을 하니 19분이나 잡히시네요...ㅋㅋ ^^

반딧불,, 2006-04-15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심야의 술. 쥑이는데;;(이 시간에 일어나신 대단하신 님의 정신력에 경의를)

반딧불,, 2006-04-1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137349

근데 이 숫자 좋지 않아요??

어제 캡쳐의 후유증이;;


chika 2006-04-15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역시 부활달걀을 그리러 가신거죠? 대단해요~!! (아마 전날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기운을 얻으신건지도 몰라요.ㅎㅎ)

세실 2006-04-15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호호호~ 그랬다면 다행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지도 못한 대범한 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아파트 들어오면서 혹시라도 들킬까봐 조심조심 ^*^ 새벽잠 없는 어르신들 산책나갈 시간에 들어온 용감한 아좀마~~~
메피스토님. 쿄쿄쿄 음주만 빼면요~ 쇠주 한병을 거뜬히 비우는 친구인지라 가만히 있으면 "이래서 여자들이랑 술 마시면 재미없어'라는 소리를 해대니 안 마실수가 없어요. (지도 여자이면서 쳇). 에피메테우스님이라고....합니다.
반딧불님. 그쵸? 새벽에 들어와서 예약 버튼 눌러놓고 푹 쓰러져 잤답니다. 다행히 견딜만 합니다. 아함.....
호호호 캡쳐 감사합니다.
치카님. 그쵸~ 신부님, 수녀님, 사무실 등등 챙겨드리느라 오늘 부활계란 많이 많이 만들었어요~~~ 치카님도 아이들과 만드셨겠네요~ 부활의 기쁨 함께 나누어요~~

치유 2006-04-17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도 성경타자 통독 하는데 모두들 즐겁게 해요..
한 밤중에 나가 그,렇게 만남을 가질수 있어 좋겠어요..그 밤중에 이해 해 주시는남편 두셔서 더 부럽..부활의 기쁨 마음껏 나누셨지요??

세실 2006-04-17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배꽃님. 성서 릴레이 좋으네요. 마태오복음이 목표였는데 마르코복음도 끝났어요. 이러다 통독하겠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신랑이 저를 믿어주니 고맙지요.
올해는 부활선물도 많이 받고 흐뭇했습니다. ㅋㅋㅋ (넘 세속적이지요?) 부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