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뭐할까 고민하다가 신랑이랑 등산을 가기로 했다. 단둘이 산행은 아이들 태어나고 처음인듯. 규환이가 12시에 끝나니 부지런히 다녀오면 시간이 맞을듯 하다. 집에서부터 우암산까지 걸어갔다 오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
적당한 바람과 전형적인 봄날씨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더군다나 어색하지만 손까지 잡고 길을 걸으니 흐. 60대 어르신 같은 풍경~~ 가끔 걸어서 별 힘들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역시 등산은 힘들다. 계단 오르락 내리락 할때는 헥......
산수유나무에서 노오란 싹이 돋아나고, 이름 모를 나무에서 초록 싹이 살포시 고개 내민 풍경은 귀엽기 그지없다. 산행에서 만나는 가장 반가운 것은 약수. 시원한 물 한잔 마시면 힘든 생각이 저 멀리 도망간다.
신랑은 평소에 걷기를 즐겨하고, 주말이면 혼자라도 등산을 다니는지라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다. 계속 '아니 집에서 매일 운동한다며 왜그래?" 놀리는 말투. 쳇..... 둘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보니 벌써 정상이다. 정상이래 봐야 353m 이니 뒷동산 수준이지만 힘들구만.
핸드폰으로 찍었더니 화질이 떨어진다~



5일 근무제로 인해 사람들이 제법 많다. 학생들도 많이 보이는데 CIA 활동에서 왔단다.
등산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들도 정리하니 좋다.
어제 독서강의 가기전에 인근 도서관에 들러 점심 먹었는데, 한분은 나이 40세가 넘어 공채시험에 합격해 사서가 되었는데 우리가 "아니 직장에선 선배이지만 나이는 많으니 어찌 편하겠어..."하며 흉 봤는데, 직접 만나뵈니 최대한의 예우를 해주는 그분에게 괜히 미안한 생각. 죄.송.합.니.다.
인자요산이라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 이렇게 착해지네. 산에 열심히 다니면 마음이 어질어 지겠다. 흐.....맘이 바다같이 넓어지면 큰일이네...
신랑과의 오붓한 산행. 흐 만족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다니기로 했는데 화.이.팅!!!
산행이 끝나고, 아이들 데리러 학교에 가니 엄마, 아빠 동시 출현이 생소한지 유난히 좋아라 한다. 40대가 되면 가정 회귀본능이 있다더니 맞는 말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