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이 가는 주부독서회. 사서라는 의무감으로 책을 읽게 되고, 책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책의 소중함을 알게되면서 새로 가는 도서관마다 주부독서회를 만들었다. '엄마가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자' 는 슬로건으로 1년동안 읽을 책을 정하고, 작가에 대해, 책의 내용에 대해, 각자 책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때로는 다른 생각으로 논쟁도 하면서 그렇게 내 것으로 만들어 간다.
오늘은 이른 새벽부터 눈이 펑펑내리고, 길이 모두 얼어붙었다. 눈은 그칠줄 모르고 내리고.... 내심 한명도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었다. 그러나 내 방 문 빠꼼히 열면서 "사서님 기다려도 안오길래 내려왔어요" 하신다. 평소라면 10시 30분이 되기도 전에 주부독서회방으로 가는데 오늘은 회원들이 늦게 오시리란 생각에 10시 30분이 되어서도 올라가지 않자, 10시 전에 오신 회원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오신것이다.
다들 창밖을 내다 보았을땐 눈이 많이 와서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순간적으로 들었지만 '모모'(오늘의 주제가 이 책이다)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나눌까 하는 궁금증과 회원들(나도 물론 포함) 얼굴 보고 싶은 생각에 부랴부랴 오셨단다. 와~~ 다들 멋진분들. 책에 중독되신 거야.
물론 평소보다 적은 열 분 이내의 회원들과 함께 했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멋진 눈 풍경 보면서 따뜻한 차 한잔씩 마시며 '모모'의 리더쉽과 혹시 내 안에 잠자고 있을지도 모르는 회색 신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참 소중한 시간이었고, 고마운 분들이었다.
p.s 오랜만에 칼국수 쏘고 싶었지만 새 신부님과의 자모회 식사로 인해 부랴부랴 방을 나왔다. 에고 죄송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