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맡게된 성당 주일학교 교사. 대학교 4학년때부터 오랜 냉담을 끝내고 성당에 다녔다.  막연히 주일학교 교사도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곧 도서관에 취업을 하게되고, 주말근무도 해야 하는지라 도저히 할수가 없었다. 그땐 지금 생각해보니 주일학교 선생님이 많았던것도 나에게까지 기회가 돌아오지 않은것이리라.

오늘 자모회장과 주일학교 교사를 병행할 수 없어서 신부님의 권유에 의해 주일학교 교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어차피 1학년에 보조교사가 있으니 그 선생이 정담임을 하면 별 문제 없으리라. 아쉬운점은 요즘 대학생들은(일부에 국한될 수도.....) 개인주의적인 성향과 책임감이 결여되어 성당보다는 개인일이 더 바빠 나오는 날보다 안나오는 날이 더 많으니 걱정은 좀 된다.

마지막 수업...우리반 아이들에게는 참 미안하다. 혼내키고 무섭게 대한다고 하는데도 무서워하는 기색보다는 그저 손이라도 한번 잡아주고, 이름 한번 불러주면 좋아하는 순수한 아이들인데.....선생님을 토요일이나 되어야 보는데도 뭐가 그리 반가운지 '선생님'하며 달려오는 아이들.

처음 주일학교 교사를 하게 된 이유는 소속감을 느껴보자는 것이었는데 막상 우리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저녁 뒷풀이에 참석하기도 어렵고, 선생님들도 대부분이 대학생들인지라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특별한 교감도 형성하지 못했다. 그저 또 다른 엄마선생님 한명이랑 의지하는 수준....제일 아쉬워 한다.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한점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하다.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것, 그외 선생님들과 회합을 한다는 것.... 힘들다.

또 다른, 어쩌면 더 큰 어려움이 오겠지만 슬기롭게 해쳐나가는 지혜가 필요할듯 하다. 처음부터 두려워 하기 보다는 그저 그분께 의지하고, 그 분이 나에게 바라시는 일을 하나하나 해 나가야 겠다.

절대 서두르지 말고,  얼굴 찌뿌리지 말고,  다른 엄마의 성향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말고, 미소로 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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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5-11-05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날 무렵, 마지막 순간에 깨닫게 되는게 많더라구요 늘.
저 어릴때 주일학교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했었는지...후훗

마태우스 2005-11-05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한 친구들은 다 주일학교 선생이었죠...정말 열심히들 하던데...

세실 2005-11-05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그럼 님도 카톨릭 신자? 아님 교회다니셨나요? 궁금~~~
맞습니다. 처음엔 억지로, 힘들게 시작했지만 얻는 것이 많았어요.....
마태님. 그때랑 지금 대학생이랑은 까마득하죠???
86학번이랑 05학번이거든요~ 어디보자 대략 20년 차이가 나는군요..헐....

chika 2005-11-06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이랑 함께 주일학교 하면 좋을것 같아요!!
교사안하시고 자모회일 하셔도 교사입장에서도 좋을 것 같아요. 교리교사들 이해도 많이 해 주시고 세실님처럼 열심히 하시는 분이면... 와~ (그쪽 교사들 복받는거란 생각이 들어요.)

세실 2005-11-06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맞아요. 전에 아이들 주일학교 데려다 주고 밖에서 우두커니 앉아 엄마들이랑 수다떨던 때보다, 교사를 직접 해보니 "참 고생하는 구나, 사명감 없이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아쉬운점은 선생님들 공부 좀 하세요...(저 포함 히히)
교사들을 확실히 챙길것 같습니다.

인터라겐 2005-11-07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전 하시겠어요...

세실 2005-11-0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원 섭섭합니다. 수업하는 시간은 30분 정도라 부담이 없는데, 교사회합을 두번이나 하니 넘 힘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