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이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동안 보림이 친구가 입원했을때, 또는 그 동생이 입원했을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전화 한통 해주고, 혹은 "병문안 갈께" 하고는 가지도 못하고 미안했던 기억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애들 아픈데 뭘가...안가도 되지...하는 맘도 내심 있었다.

보림이가 입원하고 보니 정작 보림이가 간절히 기다린건 엄마 친구도 아닌 보림이 친구들이었다. "엄마 내 친구중 누가 병문안 올까? ㅇㅇ는 올까 안올까?"  생각해보니 올수 있는 아이들은 엄마랑도 친분관계가 유지되는 아이들이고, 보림이랑 친한 친구들은 아직 어리니 오고 싶어도 못오겠지.... 

결국 보림이 친구들 보다는, 엄마를 통해서 친해진 친구들만 왔다. 다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안가도 되겠지 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을 터.....내심 속상했다. (에고 사소한것에 목숨거는 나)

하긴 " 보림이 아프다며... 괜찮아? 가봐야지 혹은 갈께...." 했던 엄마들에게 "괜찮아. 금방 좋아졌어. 안와도 돼...." 했으니 (후배는 내가 오지 말라고 해서 진짜로 안왔다는 썰렁한...말을)... 속마음은 "와. 오면 좋지. 보림이가 기다리더라....." 한건데......휴.

결국 역시 가족이 최고란 생각을 했다. 한걸음에 달려온 가족들.... 나의 베스트 후렌드들.....고마우이.

오늘은 보림이 입원했을때 와준 친구 딸내미가 장염으로 입원했단다. 한걸음에 달려갔다. 보림이, 규환이 데리고... 일부러 문구점에 들러 이것저것 좋아할만한 것들을 골라서 사가지고 가니 참 좋아한다. 삽시간에 병실이 놀이터가 되었다. 옆에 있는 남자애까지 합세해서 소동이 일어났다. 흐~~~

이제부터 누구 아프다 그러면 열심히 달려가자~~~~~

p.s 못온 친구들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고 그동안 아프다고 했을때 못가본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이 글을 쓴다. 절대 원.망.하.는.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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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05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플때는 무조건 오라고 해야하는 거에요. 그래야 상대방도 갈까말까 고민을 안하죠^^;;;

sooninara 2005-10-0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울때 함께한 사람이 정말 고맙죠? 저도 앞으론 병문안 잘 가야겠네요^^

chika 2005-10-0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버지 입원하셨을 때, 서울에 있는 아는 애들 몽땅 병문안 가라고 반협박(^^;)을 했었어요. 식구들이 서울에 사는 형제들 친구보다 더 많이 왔다고 놀래고.. 애들이 갈 때마다 기도를 한 덕분인지 퇴원하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님이 영세를 받으셨지요. 아플땐 작고 사소한 것도 서럽게 느껴질때가 많쟎아요. 그럴 때 찾아가고 그러면 무지 위안이 될꺼예요. (저도 문병 잘 댕겨야겠어요 ^^;)

마태우스 2005-10-06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번 아파 보니까 병문안의 중요성을 알겠더이다. 아무도 안오면 정말 쓸쓸해요.... 제가 아무한테도 안알리고 비밀리에 입원하긴 했지만....남들이 다 물어봐요. 넌 가족도 없냐고...^^

세실 2005-10-0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런가요? 괜히 오라구 하면 미안하구, 안오면 서운하고. ㅋ....그 립서비스가 문제예요...
수니님. 글쵸. 어려운 일, 슬픈일 있을때 같이 있어주면 참 오래오래 고마워지네요. 병문안 열심히 가세요. 특히 재진이, 은영이 친구 입원했을때...친구의 소중함도 알게되겠죠~ 어제 보림이가 먼저 친구 병문안 간다고 난리였어요...
치카님. 아. 그렇군요. 치카님 답습니다. 그러면서 병문안 열심히 다니시는거죠? 요즘 기도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로만이 아닌..진심이 담긴 기도.
왼쪽 검지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묵주반지가 오늘따라 참 정이 갑니다. 제꺼 작아져서 엄마 다시 주고 엄마꺼 끼고 있거든요....
마태님. 음. 쓸쓸해 하면서 비밀리에 입원하시다니... 고독을 즐기시나요?
아니 마태님같이 건강한분도 입원을 하시는군요????? 하긴 저도 5년전에 사고로 입원했을때 하루종일 사람들만 기다리게 되더라구요. 그때 한번 와준 사람들, 두번, 세번 와준 사람들 다 기억하고 있어요. 고마운 친구는 크리스마스를 저와 함께 보내주더라구요~ 결혼한 친구인데...물론 울신랑은 집에서 보림이랑 규환이랑 보내구....

날개 2005-10-06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원해 있으면 은근히 누가 찾아오나, 다른 환자들은 손님이 얼마나 오나.. 그런게 신경 쓰이더라구요..^^ 담에는 무조건 맛있는거 사가지고 오라고 하세요..흐흐~
아참! 담에는 입원을 하지 말아야죠! ^^;;; 보림이 이제 괜찮은거죠?

클리오 2005-10-06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도 자신이지만, 애가 기다리면 좀 그렇겠어요... 서운해할까봐... ^^

세실 2005-10-06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맞아요. 제 입장이랑은 또 다르네요....어른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아이들은 또 다르네요. 속에 있는 말 다 내보이잖아요~~~
보림이 오늘 마지막으로 병원 다녀왔어요. 괜찮다고 합니다. ^*^
클리오님. 그러게요....많이 서운해 하더라구요~~~ 막상 친구오면 시큰둥하면서....히

실비 2005-10-07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번에 맹장때문에 입원했을때 병문안 와준 친구들이 얼마나 고마운지요.
정작 정말 친하다고 생각했떤 사람들이 안오니 정말 섭하더라구여.
내가 아무것도 아니였나 싶기도하고.

세실 2005-10-08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실비님 저랑 이심전심이구나...글쵸~
맞아요. 어려운 일있을때 찾아와준 친구들이 어찌나 이쁜지~~
그러면서 교우관계도 재정비하는 거죠~~~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