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클리오님 페이퍼 읽으면서 동감을 했는데, 어제 그 꽃때문에 난감했다.
몇년전 군도서관에 근무하다가 중앙도서관으로 환양하고 첫 출근하는 날. 총무과에 들러 임명장을 받고 담당과로 와보니, 커다란 꽃바구니가 3개 있었다. 한개는 어찌나 큰지 민망할 정도였다. 알고보니 신랑이 보낸것. 물론 그것만 있었다면 기분은 달라졌겠지만 짜증부터 났다. 나머지 두개는 친구랑 후배가 보낸것들......다행히 바구니는 크지 않았다. 과장님도 군에 있다가 함께 발령을 받았는데 한개도 없었다. 어찌나 민망하던지. 승진도 아니고 그냥 이동한것 뿐인데.....그때부터 난 꽃바구니, 꽃다발이 싫었다. 더군다나 바로 연휴가 시작되거나, 여름이라 금방 시들어 버리면 그 허무함과 지저분함이라니. 그때부터 외쳤다. 그냥 화분으로 줘잉~ 그후엔 뭐 알아서들 꽃바구니를 주지 않았다. 직선적인 성격이라 무서웠던 게지....
그때부터 무조건 선물은 화분으로 했다. 하긴 연주회는 예외이긴 하다. 만약 7명이 선물하는데 몽땅 화분으로 가져왔다고 상상해보라....ㅋㅋㅋ 지난번 음악회때는 보림이 담임선생님이랑 친구가 화분을 가져와서 흐뭇하긴 했다. 한두개 정도야 물론 꽃선물도 오케이~
어제 더 썰렁한건. 보림이는 그냥 다니고, 저멀리서 신랑이 열심히 들고 다니다가 차에 실고 어머니 모시고 가고, 난 보림이랑 내 차로 오다가 친구들 우루루 만났는데 친구가 "보림아 넌 꽃 하나도 못받았어? 꽃이 없네" 했으니 에구 썰렁~~~ 진짜 안도와 주네~ 결국 옆에 있는 친구 꽃들고 사진 찍었다.
집으로 꽃 가지고 오니....또 심난. 한다발은 꽃병에 꽂고, 스타치스랑 주황장미는 드라이플라워 하려고 거꾸로 매달고 (결국 버리게 된다), 거실에 한다발, 나머지는 보림이 피아노위에 그냥 올려놓았다. 국화는 자꾸 빠지니 거실이 지저분해 진다. ㅠㅠ
한 친구는 "꽃사갈까? 하길래 "꽃은 무슨...그냥 와" 했더니, 예쁜 지갑이랑 머리끈을 사왔다. 역시나 한 센스 하는 이쁜친구. 이심전심이다~
다 시들어 쓰레기통에 버릴려면 또 짜증이 나겠지. 차라리 그냥 오던지, 보림이 예쁜 선물 사다주면 좋겠당. ㅋㅋㅋ 배부른 소린가? 하긴 꽃 하나도 못받으면 그것도 썰렁?
보림이는 못받은것처럼 되버렸는데 뭐....아빠랑 규환이 따로 다녔으니...보림이 아빠인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