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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 소년문고를 말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읽기는 새로운 것을 아는 즐거움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작가를 통해 재확인하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하울의 움직이는 성>등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인 미야자키 하야오가 추천한 이와나미 소년문고 중 50권의 책 소개와 책과 관련하여 TV 프로그램에 방송된 인터뷰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나미 소년문고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어린 왕자, 셜록 홈즈의 모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바보 이반, 곰돌이 푸우, 톰소여의 모험, 해저 2만리, 로빈슨 크루소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파를 심은 사람은 김소은 엮음, 김의환 그림의 우리나라 민화 모음집으로 미야자키 감독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해서 반가웠다. 이미 알고 있지만 읽은지 오래되어 가물가물한 어린이 문학을 다시 접하니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답게 그는 진정으로 어린이 문학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 이와나미 소년문고 창간 60주년을 계기로 감독이 오랫동안 즐겨 읽어온 소년문고 400여권 가운데 50권을 추천하고자 세달에 걸쳐 다시 읽으며 차분히 정리했다고 하니 이런 노력이 그를 스타 감독으로 만든 것이다. 책에 대한 느낌을 짧게는 세줄에서 채 열줄을 넘지 않는 간략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군더더기 없이 응축된 소개글이 맘에 든다.
치폴리노의 모험
물론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특히 일러스트가 능숙하고 유쾌해서 무척 즐겁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토마토 기사나 꼬마 레몬병 그림을 아주 좋아해서, 그리기 솜씨를 읽히는 데 꽤 영향을 받았습니다. p. 20
"꼬마 레몬병 소위, 강인해 보이고 좋지요? 유럽풍 만화라고 할까요. 토마토 기사 같은 그림도 얼굴이 둥글지만 입가에 주름이 남아 있어 '표정은 이렇게 만드는 거로구나' 하고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p. 21
그는 키르케고르의 책을 읽으며 무슨 소리인지 통 알수 없었고,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읽으며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잔혹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걸까'하는 의문을 갖게 되면서 어린이 문학을 좋아했다니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애니메이션 감독의 길을 가게 된 것이다.
자신의 책 한 권을 만나기 바란다
어렸을때 "역시 이것!"이라 할 만큼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한 권을 만나는 일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마음에 든 책을 찾아 정말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갈 정도까지 읽어보면, 원서를 보지 않았는데도 "이 번역은 이상하다"라고 지적할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책은 참으로 재미있는 존재입니다. 이 책이 조금이라도 나만의 책 한권을 만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나만의 책 한권은 뭘까? 아이를 키우면서는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의 제제를 생각하며 인내심을 키우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최근에는 '책은 도끼다'와 '여덟단어' 를 읽으며 울림과 감성을 생각했고 다독보다는 정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좀 더 임펙트 있는 책이 필요하겠지만 올 가을에는 따뜻한 책, 감성을 키우는 책을 읽으련다.
은퇴를 번복했고 최근에 다시 은퇴를 선언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그냥 죽는 날까지 애니메이션을 만들면 안되나? 가끔은 머리색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울어버린 철 없는 하울, 도토리 나무 요정 토토로, 귀엽고 씩씩한 키키가 그리울때가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