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지원과 고미숙님 

봄비가 마치 장맛비처럼 주룩주룩 쏟아지던 지난 수요일 오후,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의 저자 고미숙님이 우리도서관을 찾았다. 강의제목은 <박지원, 천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웃음과 역설의 분열자> 자그마한 체구에 다소 시니컬한 말투와 표정은 무언가 설레임과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AB형 특유의 호기심?)

시작은 일본대지진을 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성을 이야기하면서 망각의 달인, 소동의 달인으로 비유한다. 요즘은 굶는 시대가 아니라 굶어야 하는 시대, 우울증은 식욕이 없고 잠을 못자면서 삶의 의욕이 없어지는 심각한 상태지만, 식욕도 좋고 잠도 잘 자면서 입으로는 우울해 하는 사람은 절대 우울한 사람 아니라고..(음 찔려라) 박지원도 한동안 우울증에 걸렸는데 타자를 만나 이야기 나누고, 그 사람과의 만남을 글로 남긴 '방경락외전'을 쓰면서 우울증을 고쳤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라고.....  

연암 박지원이 살았던 18세기는 영, 정조, 사도세자, 연암그룹, 다산학파, 이옥 등으로 이어지는 천재문인들이 살았던 별들의 잔치, 대향연의 시대라고 한다. 연암은 노론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일찌감치 과거를 포기하고 의기투합하는 벗(이덕무, 이서구, 유득공, 서상수, 백동수, 홍대용, 박제가)들과 파고다공원에서 어울리며 청춘을 다 보낸 프리랜서. 책 읽고 글쓰는 지적 교류에 평생을 바친 유한계급. 고미숙씨는 세상에서 가장 힘든 직업이 글쓰기라며 박지원을 한량으로 보면 안된다고 하지만 왠지 박지원은 즐기며 글을 썼을듯한 느낌이 든다.

"공부는 내 인생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오며, 정보는 걷도는 지식으로 자신의 힘으로 글을 읽고 쓰는 것을 강조한다. 글쓰기는 훈련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내 삶의 지침이요, 네비게이션이 된다고. 40대 엄마가 사춘기 애들하고 라이벌 의식을 갖고 젊어보이려고 노력하는 것, 30대처럼 보인다는 말을 좋아하는 것은 참 철딱서니 없다... 봄(학생), 여름(2,30대), 가을(4,50대), 겨울... 가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자연에서 배우라고.

중국여행을 한다면 '열하'로 가라. 압록강을 건너 요동벌판을 지나 심양, 산외관으로 해서 자금성까지....여행은 일상의 노출이며 우정이 깨질수도 있으니 마음을 열어놓고 갈 것. 연암이 연경에 갈때 하루에 7-8번씩 강을 건너고 폭염, 폼우에도 한번 아픈적이 없으니 가공할 체력이며  여행의 즐거움을 온몸으로 만끽했다. 연암은 타자(낯선사람,낯선공간)에 대한 훈련이 잘되어 있어 완벽이 장악을 하는데 이는 유머의 힘. 유머는 사람과의 사이에 있는 불멸망상을 깨고 마음을 열게하는 좋은 것. 또한 대가족제, 늘 집에 사람이 많이 오고가는 모습, 친구와의 우정을 통해 네트워크 형성되어 있다.

연암의 힘은 유머와 우정의 네트워크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는 글쓰기를 통해 가능하다는.....엄마라고 밥이랑 청소만 하지 말고 나를 수련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글쓰기를 하라고.... 남을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서....인문학은 지식인, 지성의 주체로 생로병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공부인점을 강조하면서 끝이났다. 

3시간 동안 교재 없이 유머와 살아가는 일상, 주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열강을 해준 당신을 박지원의 수제자로 임명합니다.    
   
    
 

 

 

 

 

 2. 알라딘 페이스북에서 본 텀블러가 탐이나 5만원어치 책을 사고 받은 것.  내부도 스텐레스라 참 좋다. 
    사무실에서 뜨거운 더치커피 마셔야지.


 

여우꼬리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화상도 괜찮다. 디카 없어도 될껄 그랬어.....
문제는 스마트폰에서 PC로 이동을 못한다는 것. 옆지기는 연결잭이 불량이라고 무선 저장을 알려주는데 어려워.
오늘처럼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에 저장하고 옮겨 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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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1-05-14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고다공원의 프리랜서?? 하면서 읽기 시작했어요.
3시간동안, 교재없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면 과연 그 분야의 '달인'이라 할만 하네요.
인문학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이분도 큰 공헌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굶는 시대가 아니라 굶어야 하는 시대...ㅠㅠ

세실 2011-05-15 09:39   좋아요 0 | URL
고미숙님이 그렇게 표현했어요. 그리고 독거노인은 골드미스를 그렇게 부른다고....
목민심서에 보면 목민관이 해야할 업무중 하나가 그 고을에 노처녀, 노총각이 없도록 해야 한다네요.
그 당시엔 결혼 못한 자식이 있으면 부모를 감옥에 보내기도 했답니다. 그러면서 구청장, 시장 선거때 공약으로 노처녀, 노총각 결혼시키는걸 넣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도 하셨어요. 재미있죠.
요즘 굶지는 않아도 소식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엔 소식과 운동이 최고더라구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1-05-14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걸요...

세실 2011-05-15 09:40   좋아요 0 | URL
네 3시간동안 참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시니컬한 외모와는 다르게 파워플하게, 유머도 적절히 사용하면서 멋진 강의 해주셨어요.

잘잘라 2011-05-1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분이 그 분이네요! 지난 일요일에 TV에서 임꺽정 강의하시는 거 봤는데, 긴장 하나도 안하고 술술술 이야기를 잘 하셔서 인상깊었어요. 작정하고 본 게 아니고 지나다가 잠깐 본 거라 내용은 다 기억 안나구, 요즘 '우정'이나 '의리'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는 얘기, 그런 가치가 표면적으로나마 대접받는 곳은 '조폭 세계' 뿐이라는 얘기 하신게 기억나요. 링크 걸어주신 책 좀 둘러봐야겠네요^^

세실 2011-05-15 09:43   좋아요 0 | URL
박지원에서 홍명희 연구, 요즘은 동의보감을 공부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그쵸 참 편안하게 주제와 일상을 넘나들면서 유머스럽게 강의를 하셨어요. 박지원과 박제가의 우정, 그 시대 벗들과의 아름다운 우정이 부럽기만 한 요즘입니다. 왜이리 사는게 바쁜걸까요. 하루에 한명씩 문자라도 보내는 시도 해봐야 겠습니다.

마노아 2011-05-1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스맛폰은 무선 저장도 가능하군요! 그치만 저는 노예 계약이 아직도 한참 남았어요...;;;

세실 2011-05-15 09:45   좋아요 0 | URL
넵 allshare 어플을 다운 받으면 가능하긴한데 좀 복잡해요. 전 그냥 연결잭 꽂아서 쓰는게 편한데 안되니 답답합니다. 노예계약 ㅎㅎ 한 3개월 남으면 얼마되지 않더라구요. 해지하면 위약금 얼마인가 알아보세용.

노이에자이트 2011-05-15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옥과 김려를 거쳐 박지원으로...문체반정의 희생자들을 섭렵하는 중이군요.그러다가 정약용의 문학론을 읽어보면 좀 당혹스럽지요.문체반정 찬성론은 결국 그렇게 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세실 2011-05-16 05:38   좋아요 0 | URL
어머 정약용은 문체반정 찬성했나요? 그랬구나.....
마지막 시간이 정약용이랍니다. 꼭 들어야 겠군요. 아 궁금해라~~~

노이에자이트 2011-05-16 17:00   좋아요 0 | URL
정약용은 당시 민중들이 좋아하는 소설들을 음란하다면서 규제해야 한다고 했어요.유교적 엄숙주의가 과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실 2011-05-16 22:58   좋아요 0 | URL
아 전형적인 목민관 스타일이군요. 그 당시 카톨릭 신자였으니 좀 더 자유로운 사고를 할수도 있었을텐데 아쉽네요.

노이에자이트 2011-05-18 16:46   좋아요 0 | URL
정약용이 가톨릭을 버린 이유로 조상 전례를 버릴 수 없다고 했으니 그의 가부장적인 유교주의 자체를 무너뜨리는 데 가톨릭이 큰 역할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 유배생활을 할 때에도 당시 민중들이 즐겨 읽기 시작한 삼국지 수호지에 대해서 대단히 적대적이었습니다.철저한 엄숙주의 문학관이었습니다.마치 중국 문화혁명이나 스탈린주의 스타일의 문학관을 보는 듯하더라고요.

세실 2011-05-17 18:36   좋아요 0 | URL
독실한 신자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종교도 버렸군요. 하긴 정약전이 독실하긴 했죠.
님 글 읽고나니 정약용에 대한 급 호감도가 생깁니다.
저의 먼 조상님인데....이리 무지해서야 ㅎㅎ
감사합니다^*^ 강의 잘 듣고, 관련책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2011-05-16 0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5-16 05: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1-05-18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디카 없어도 되겠다고 했더니, 그냥 컴에 올리는 것은 문제가 없으나 인화에는 그래도 문제가 있다~ 하면서 옆에서 김을 빼는 울 샘님~
사진을 못 옮겨서 쩔쩔 매니 남편이 끙끙대다가 결국 해결 해 주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 신랑 잘 만난 줄 알아라~
아마도 프로그램을 뭔가 하나 설치한 것 같은데, (집에서는 연결이 쉬운데 학교에선 안 되는 걸로 봐서...) 처음 시작을 어떻게 하는지는 그도 까먹은 듯~
우리가 제일 어려웠던 것은 위에 줄 하나가 생기는 것을 끌어 내려서 usb 연결을 터치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었어요. 세실님도 네이버에게 물어 보세요. 이게 어려우면 사용법을 잘 모르시는 거예요. 무지 쉬워야 하거든요. 처음에만 애 먹지만 나중에는 잘 될 거예요. 홧팅!
무선 저장이라는 것도 있군요. 어쩜 진짜 연결잭이 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알아 보세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의 결론~ 사진을 옮기는 것은 무척 쉽다! 였습니다.)

세실 2011-05-18 10:02   좋아요 0 | URL
요즘 뭐 인화할일 있나요? ㅎㅎ. 선명도도 좋던걸요^*^
usb 연결을 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요. kies프로그램을 깔았는데도 그러네요. 옆지기가 어얼리 어뎁터라 기계는 잘 다루는데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ㅎㅎ . 연결잭이 문제라고 결론을 내리더라구요.
내일 매장에 가보려고 합니다.
무선 저장은 저같은 기계치에게는 좀 어려워요.
요즘 푸르름이 참 아름다운 계절이네요. 사진찍어서 올리고 싶은데 찍는것까지만 가능하니 답답합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