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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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때의 취미는 독서, 영화, 노래감상, 중년에는 일본 무용이었고, 현재는 시쓰기인 저자 시바타 도요. 그녀는 올해 백살이다. 허리가 아파 취미였던 일본 무용을 할 수 없게 되어 낙담했을때 아들의 권유에 의해 아흔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산케이 신문의 <아침의 시>에 입선했다는 그녀의 시는 참 곱다.

살아가는 힘// 나이 아흔을 넘기며 맞는/하루하루/너무나도 사랑스러워//빰을 어루만지는 바람/친구에게 걸려온 안부전화/집까지 찾아와 주는 사람들//제각각 모두/나에게/살아갈 힘을/선물하네.

바람과 햇살이//툇마루에/걸터앉아/눈을 감으면/바람과 햇살이/몸은 괜찮아?/마당이라도 잠깐/걷는 게 어때?/살며시/말을 걸어옵니다//힘을 내야지/나는 마음속으로/대답하고/영차, 하며/일어섭니다.

약해지지마//있잖아, 불행하다고/한숨짓지 마//햇살과 산들바람은/한쪽 편만 들지 않아//꿈은/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나도 괴로운 일/많았지만/살아 있어 좋았어//너도 약해지지 마.

저금//난 말이지, 사람들이/친절을 베풀면/마음에 저금을 해둬//쓸쓸할 때면/그걸 꺼내/기운을 차리지//너도 지금부터/모아두렴/연금보다/좋단다.

화장//아들이 초등학생때/너희 엄마/참 예쁘시다/친구가 말했다고/기쁜 듯/얘기했던 적이 있어/그 후로 정성껏/아흔일곱 지금도/화장을 하지//누군가에게 칭찬받고 싶어서.

아흔이라는 나이에도 이처럼 소녀적 감성을 간직하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보너스로 사는 삶처럼 하루하루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마음이 시에 고스란히 베어있다. 현재 가진것에 만족하고, 사소한 일에도 기뻐하면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요즘 매사 불만이고, 신경질적인 내 맘을 들켜버렸다. 그리고 나의 걱정을 저멀리 달아나게 하는 기쁨을 주었다. 이 시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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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1-03-21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세실 님이 시바~ 할머니보다 행복한 나이잖아요. 아무리 신경질이 많아도 말입니다. ^^
시바~ 할머니는 진심으로 그렇게 부러워하실 걸요.

세실 2011-03-23 10:52   좋아요 0 | URL
호호호 아이들에게, 옆지기에게 있는대로 신경질을 부렸어요....
지금은 다행히 평상심을 찾았답니다.
시바 할머니는 저를 아직 어린애라고 생각하시겠죠? ㅋㅋ

양철나무꾼 2011-03-21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참 예쁘네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다시 소녀로 돌아가는 건 아닌가 모르겠어요.
바람과 햇살이 몸은 괜찮아?하고 물어준다는 발상도 그렇지만, 한쪽 편만 들지 않는다는 것도요.
마흔인 지금도 화장을 잘 안 하는데, 아흔일곱이 되면 달라질까요?^^

세실 2011-03-23 12:40   좋아요 0 | URL
그렇게 되나 봅니다. 그랬으면 좋겠어요. 다시 소녀로....호호호
작가의 맘이 참 예쁘죠?
혹시 알아요. 그땐 예쁘게 꽃단장 하실지...전 할꺼 같아용^*^

비로그인 2011-03-21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마치 제게 하는 말 같습니다.
왜인지 꽤 긍정적인 느낌의 시집일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꼭 읽지 않아도 그 느낌을 알 것 같기도 하고요.

덕분에 긍정의 힘을 얻고 갑니다 ! ^^

세실 2011-03-23 16:44   좋아요 0 | URL
네 삶의 지혜를 터득하신 분 같으세요.
여기에 올린 시들은 제 마음에 감동을 준 시랍니다. 괜찮죠.
저도 이 시 읽으면서 긍정의 힘을 얻었답니다. 이신전심이세요^*^

프레이야 2011-03-2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딱 저에게 필요한 시들이네요.
특히, '저금'이 맘에 들어요.
즐겁게 한 주 시작해요, 우리.^^

세실 2011-03-23 16:4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힘 내세요. 프레이야님.
제가 베푸는 친절도 피드백이 되서 돌아올꺼 같아요.
이 시 읽으면서 그런 생각도 했답니다.
4월에 우리 만나요^*^

책가방 2011-03-2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 먹는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배우게 해 주네요.
세상을 초연하게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세실 2011-03-23 16:4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구나. 맞아요.
여유, 초연, 관조, 감사....이런 느낌이 들죠.
긍정의 힘 같아요.

잘잘라 2011-03-22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금」이라는 시, 정말 좋아요.
너무 쉽게 잊어버리는,
다른이가 베푼 친절..

세실 2011-03-23 16:47   좋아요 0 | URL
님도 좋으시구나.
맞아요. 친절을 받으면 오래 기억하고 꺼내보는 그 감사하는 마음. 힘들때 큰 도움이 될꺼 같아요.
이렇게 댓글 달아주는 님도 저에게는 큰 친절.
가끔 꺼내 읽으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