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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
나루케 마코토 지음, 홍성민 옮김 / 뜨인돌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프랑스의 유명한 미식가 브리야 샤바랭은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말해보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맞혀보겠다."
이 말은 책에도 적용된다. 어떤 책을 읽는지 알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예컨대, 비즈니스 실용서만 읽는 사람은 신뢰하기 어렵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같은 부자되는 요령을 알려주는 책이나 성공 비법을 소개하는 책만 편식하듯 읽는 사람은 장담하건대 중산층 이하의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만일 당신이 "내 취미는 독서고요, 최근에 읽은 책은 <마시멜로 이야기>와 <시크릿>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당신은 구제불능이다!"라고.
다른 사람이 터득한 요령이나 성공 비법을 따라 하거나 하는 사람이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그런 사람은 동물원의 원숭이보다 나을 게 없다. 원숭이도 인간을 곧잘 따라하지 않는가. 남이 알려주는 기술에 의존하는 한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응해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내고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일으키는 힘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p.6-7
내가 서른 다섯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 일본법인의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철저하게 남과 다른 방식으로 살고 남이 읽는 방식으로 책을 읽지 않으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식주뿐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남과 차별화가 가능하고, 또 그래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인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바로 독서법이다. 책을 읽는 방법만 바뀌도 인생이 백팔십도 달라질 수 있다.
남다른 독서법,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초병렬 독서법'이다. 이 독서법은 한마디로 '책 열권을 동시에 읽는 방법'이다. 다시 말해 물리학, 문학, 전기 및 평전, 경영학, 역사, 예술 등 전혀 다른 장르의 책을 적극적으로 넘나들며 동시에 읽는 것을 말한다.
초병렬 독서법에는 가능하면 장르가 다른 책, 예를 들어 학술서적과 소설, 시집과 경제서적처럼 서로 연결고리가 거의 없는 극단적인 것이 좋다. 특히 자신의 전공 분야나 하고 있는 일과 동떨어진 책, 혹은 평소에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끌리는 책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 이유는 책의 장르나 주제에 따라 자극을 받는 뇌의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책을 열정적으로 읽어가다 보면 사물과 상황을 단순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이고도 합리적인 시선으로 통찰하는 감각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열심히 읽고 자기 인생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아이가 꼭 정치가나 의사와 같은 화려한 직업을 갖지 않아도 괜찮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해 테러리스타가 되면 어떠랴. 체 게바라처럼 낭만과 사상을 가진 테러리스트라면 그것도 근사한 일 아닌가.
올해 나의 목표는 인문학 책 읽기다. 그동안은 그저 휴식, 취미의 개념을 추구하느라 문학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것을 보면 기본독서는 충족이 되었나보다. 이 책은 35세의 나이에 마이크로소프트사 일본 법인 사장이라는 화려한 타이틀과 다소 도전적인, 자신만만한 제목이 읽고 싶은 충동을 갖게 한다.
책 열권을 동시에 읽으라는 초병렬 독서법을 강조하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독서가라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독서 스킬이 빼곡히 들어있어 거의 대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도서관 책임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만, 성공관련 책만 읽는것을 '원숭이 독서법'으로 비유한 것에도 수긍이 간다. 창조적인 책 읽기를 하려면 전공 분야가 아닌 예술, 역사, 전기 및 평전등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고 지식을 쌓아 놓으면 어느 자리에서나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겠지.
작년에 독서클럽을 맡으면서 많이 들었던 말은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 있느냐는 것이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출장갈때 버스 안에서 혹은 지하철에서, 반신욕할때, TV 드라마 보는 시간에 책을 읽으면 최소한 하루 1시간은 확보할 수 있다.
"리더(Leader)가 되려면 먼저 (Reader)가 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것을 보면 순수한 걸까? 말의 유희가 신선하다.
실용적인 책읽기를 주장하는 "한정된 시간에 많은 책을 읽기 위해서는 한 권을 완독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라 필요한 정보만 재빨리 흡수하겠다는 생각으로 건너뛰면서 읽어야 한다"는 글이 다소 거슬리기는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맞춤형 독서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