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갈릴레오의 두번째 탐정 소설인줄 모르고 있다가 탐정 유가와를 만나니 무척 반갑다.
어딘가 셜록홈즈다운 면모를 풍기기도 하는 유가와가 주는 인상은 좀 고리타분하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건을 해결해가는 명석한 두뇌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인스턴트 커피를 좋아한다니 무척 인간적으로 느껴지는데 어린아이를 싫어라한다니
그건 좀 아쉽다.
이번 책은 사건과 연관되어진 미스터리한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추리해내는 유가와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책의 제목처럼 작가는 일부러 그런 사건들을 모아 놓은건지도 모르지만
인간사는 정말이지 믿지 못할 신비스러운 일들이 참 많아 가끔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하는데
유가와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로 귀신이나 신비한 현상에 미혹되어진 사람들을
현실로 돌아오게 만드는 좀 잔혹한 면을 갖추고 있기도 하달까?
어딘지 좀 냉철하고 고리타분한 유가와는 달리 같은 대학동기 생인 형사 구사나기는 참 인간적이다.
그런데 매번 미스터리하고 아리송한 사건만 생기면 다이도 대학의 물리학 연구실로 찾아오다니
가끔은 너무 친구를 의지하는건 아닌가 싶게 의지박약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육감이라던지 예지몽이라던지 어딘가 떠도는 혼령의 존재를 믿고 싶어하는 모습에서는
두려움을 가진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친근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어려서 자신이 예언하듯 말한 레이미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를 만나 우발적인 사고를 낸 한 남자!
그 남자의 과거를 추적하며 어린시절 가지고 있던 인형의 존재에 대한 미심쩍은 부분을 캐다가
그녀에게 이름을 붙여준 그녀의 엄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남자의 기억이란 과거의 일부분이
그도 모르게 각인되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 지는 부분에서는 그럴수도 있겠단 생각이든다.
우리가 가끔 자신도 모르게 떠올려지는 기억의 한조각은 분명 우리의 과거 어디쯤의 것이 아닐까?
한 여자의 죽음이 있던날 밤 그녀의 애인은 친구의 집에서 그녀의 마지막 혼령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여자를 죽인 남자가 범인이라는 것을 밝혀낸 구사나기는 애인의 목격담이 신기해 유가와를 찾아간다.
형사들과는 달리 유가와는 그녀가 흘리듯 남긴 행운의 사진에 촛점을 맞추어 조사를 하게 되고
결국 사건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또다른 내막을 드러내게 되는데 역시 유가와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했던 그것이 우리에게 불운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남편이 사라진 한 여자와 남편의 행적을 추적하던 구사나기는 지진도 아닌 영혼의 울림을 경험한다.
하지만 유가와는 구사나기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물리적인 현상을 떠올려 미스터리를 단숨에 푸는데
그래도 그 공간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구사나기는 억울한 영혼의 호소라고 생각하고 싶다.
한 남자의 타살을 위장한 자살의 경우는 부인의 알리바이때문에 경찰이 참으로 곤혹스러워 하는데
어린 딸의 도깨비불을 봤다는 한마디 말때문에 유가와는 그의 죽음의 비밀을 풀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 이 책의 제목이 되어준 예지몽의 이야기는 부부간의 치정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지만
한여자의 자살을 미리 꿈을 꾸듯 목격한 한 소녀의 이야기로 자살의 경위를 밝혀 내게 되는데
옆집아줌마가 사건의 진범과 함께 떨어져 죽는 꿈을 꾸었다는 소녀의 한마디는 여운을 남긴다.
여태껏 유가와의 물리적 과학적 추리로 사건들의 진상을 알게 되었지만 소녀가 남긴 여운처럼
그래도 이세상에는 믿지 못한 신기한 현상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부인할수가 없다.
구사나기가 또 어떤 사건들을 유가와에게 문의하고 풀어나가게 될지 다음편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