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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깨물어줘 ㅣ 뱀파이어 러브 스토리 3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송정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뱀파이어 러브스토리 시리즈 3편은 전편에서 장황하고 어수선하게 펼친 이야기들을 마무리 지어줄 이야기가 펼쳐져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더 장황하고 황당하고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진다. 크리스토퍼 무어의 컬트적 코믹 뱀파이어 이야기란 다소 황당함이 너무 오버한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를 정말 엉뚱하게 이끌고 가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 바로 그의 글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지금 너무 고정된 하루 일과가 지루하고 일상의 탈출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먹힐 수 있는 문장과 소재가 될 이 이야기는 정말 웃기고 황당한 이야기로 잠깐이나마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게 할듯!
전편에서 토미와 조디는 뱀파이어가 되어 원조 뱀파이어의 복수로 부터 무사히 살아남게 되지만 그들의 똘마니가 되어 낮일을 대신해주었던 애비 노멀에 의해 청동상이 되고 그들의 희생양이 되었던 털깍인 고양이 체가 뱀파이어로 변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막을 내렸었다. 이번 이야기에서 뱀파이어 고양이는 수많은 고양이들을 뱀파이어로 만들어 버리고 연기가 되는 재주를 부리는등 자신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거리의 노숙자들을 거침없이 잡아 먹는 만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앵무새까지 뱀파이어로 변해 태양빛이 재가 되는 장면을 보게 된 거리의 노숙자 황제는 검은 연기가 되어 거리를 어지럽히고 다니는 뱀파이어 고양이로 부터 도시를 구하기 위해 전편에서처럼 고군분투한다.
청동상이 되었던 조디와 토미가 다시 살아나게 되지만 토미는 뱀파이어 고양이들에게 휩쓸려 고양이와 같은 의식을 가지고 다니게 되고 조디는 그만 태양빛에 타서 재가 되어 죽을 지경에 닌자와 같은 칼을 휘두르는 일본인에 의해 구출되어진다. 황제는 여전히 토미의 친구들인 애니멀스들에게 뱀파이어 고양이의 존재를 알리고 덤앤더머같은 경찰 또한 이 도시에서 사라지지 않은 토미와 조디를 추적하기에 이르는데 그로 인해 전편의 엘리야와 창녀 불루를 끌고 갔던 오래된 뱀파이어가 이 모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의 존재를 아는 모든이들을 처단하러 다시 그모든 이들이 있는 이 도시로 돌아오게 된다.
이 소설에서 무엇보다 황당했던 것은 태양광선을 내뿜는 조끼를 입고 뱀파이어들을 물리치거나 고양이들이 뱀파이어가 되는 그런것이 아니라 뱀파이어가 된 조디와 토미가 서로를 물러뜯으며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가 하면 그들의 능력인 연기가 되어 하나로 섞이는 행위로 인해서도 성적 쾌감을 얻는다는 그런 발상이다. 이 작가의 문장에서는 약간은 외설스럽고 선정적이며 변태적인 단어들이 서슴없이 쏟아져 나오는데 1권과 2권을 읽었다면 작가의 그런 문장에 익숙해져 왠만한 거부감은 없겠지만 완전히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위대하고 능력이 뛰어난 존재가 아닌 조금은 어리숙하고 사회에서 내놓은것 같은 노숙자인 황제와 괴짜 애니멀스들이 뱀파이어와 대적하려는 모습에서는 왠지 역설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다. 세상은 그 누가 아닌 소시민인 우리가 구해야하는 것이라는 그런 사실을 알게 해 준달까?
사실 이번편에선 내내 뱀파이어가 되길 선망하던 애비 노멀이 그의 남자친구 스티브의 연구에 의해 뱀파이어가 될 수 있게 하는 쥐의 피로 뱀파이어가 되지만 쥐처럼 꼬리가 자라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 장면 또한 이 책에서 꽤나 코믹했던 부분이다. 늘 실시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리던 애비 노멀은 요즘 아이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그리고 오래된 뱀파이어와의 대적에서 끝까지 뱀파이어로 살아 남은 조디는 비록 배를 타고 멀리 떠나게 되지만 작가를 희망하고 조디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토미는 원치 않았던 뱀파이어에서 벗어나 다시 인간이 되어 전설같은 그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조디를 여전히 사랑하고 기억하게 되리라! 아니 그가 쓴 이야기를 지금 내가 읽고 있는것은 아닐까?
뱀파이어가 되면 불멸의 존재가 되는것 같지만 그들에게도 약점은 있으며 최후의 심판은 면할수가 없다는 사실등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와 다를게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하며 아니 오히려 커피를 마시고 감자칩을 먹을 수 있는 인간으로 사는것만큼 행복한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