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70가지 - <씨네21> 주성철 기자의 영화감상법
주성철 지음 / 소울메이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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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영화를 참 좋아한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어릴적 늘상 외화를 즐겨보시던 우리 아빠 덕분이다. 아직 초딩의 나이에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를 빼놓지 않고 보는 영화 매니아가 된데다가 신문에서 영화에 대한 소식을 찾아 읽기도 하면서 영화 감독이나 영화 배우 이름을 외우고 영화 음악 테이프를 사다가 듣고 할 정도였으니 정말 영화광이었던거 같다. 그때 한창 알프레도 히치코크의 스릴러 영화나 존웨인이나 버터 랭카스터가 출연했던 서부 영화, 그리고 세계 명작으로 분류되었던 책의 원작을 영화로 만들었던 영화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특히 메리포핀즈나 사운드오브뮤직이라는 뮤지컬 영화를 보면서는 그들이 부른 노래에 푹 빠져 있기도 했다. 

 

칼라 티비가 보급이 되면서 영화에 대한 관심도는 더더욱 커졌는데 파란눈에 아름다운 금발을 가진 외화배우들을 보며 눈이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또한 우리 영화를 보면서는 그 독특한 더빙이 주는 어색한 느낌을 벗어 버린 단계에 이르러 아무래도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 더욱 친근함을 느끼기도 했던거 같다. 그치만 그 시절엔 역시 외화가 대세였다. 특히나 언제부터인지 이소룡이 나오고 이연걸과 성룡, 홍금보, 주윤발, 유덕화, 장국영이 등장하는 홍콩 영화들이 화려한 액션을 펼치며 영화의 붐을 일으키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점 점 우리 영화계에서도 획기적인 영화 촬영기법을 도입해 외화 못지 않은 영상을 선보이며 점 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가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우리 영화를 보는 일이 외화를 보는것만큼 잦아졌다는 사실이 참 놀랍기만 하다. 

 

 책은 바로 내가 알고 있던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것들을 담아 놓고 있어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우리 나라 영화뿐아니라 세계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가미해 필름으로 시작한 영화가 3차원입체영상으로까지 발전하게 된 히스토리와 배우 캐스팅. 표절과 오마주등 참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한 시대를 이끌었던 영화 감독이나 영화 배우에 대한 이야기도 참 흥미롭고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빼 놓을수 없는 코너다. 그중에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영화는 추억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문다'의 마지막 코너다. 정말 잊을수 없는 우리 만화 로보트 태권브이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들이 그저 반갑고 즐거운건 아마도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라면 함께 공감할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참 영화를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까지 보지 못한 훌륭한 영화들이 많다는 사실에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하나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 관련 책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소장할 가치가 있고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영화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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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누나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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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가지구 무슨 만화?'

할지도 모르겠지만 만화란게 그렇다.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수 있는거 아닌가?

그치만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여자들에게 더 공감받고 사랑받는 만화라는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모든게 다 공감되는건 아니다.

분명 나와 다른 사람이니 같은 여자지만 나와 똑같을수는 없는것!

그런데도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되고 공감하고 싶은건 아마도 여자를 대변해서 할말을 다 해주는 만화여서인지도 모르겠다.

[내누나]는 사회 초년생 남동생이 그래도 사회 경험이 많은 누나에게 듣는 여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만화라고나 할까?

첫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심히 공감대를 느끼는건

나 또한 그런 누나여서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렇듯 정리 마법사라던지 요리라던지 운동에 관한 책을 유심히 보게 된다.

하지만 그런 책을 읽었다고 해서 척척 정리를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는건 아니다.

정말이지 책은 보고 있을때 그때만 '맞다. 이런식으로 하면 되는구나!'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할뿐,

결코 실천 의지를 다져주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왜 그런 책을 보냐구?

그에 대한 답을 정확히 찔러주는 마스다 미리!

이대로만 하면 나도 분명히 할 수 있어,

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안심이 되지 않아?

그런걸 느끼기 위해 읽는거야,

'말하자면 힐링용이지'

-p7


어쩜 나도 정의 내리지 못했던 내 마음을 이렇게나 콕 찝어주는건지,,,

그렇다.

생각해보면 그런 류의 책을 읽는건 지금 당장 그렇게 하자고 읽는것이 아니라

마음의 위안을 받기 위해서 읽는거다.

언젠가는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남동생이 보기에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을 누나가 속속들이 알려주고 보여준다.

 

크고 멋진것이 아닌 작고 보잘것 없는 것에 크게 감동받고

막상 이쁜 옷을 사고는 그 옷에 맞는 옷을 사기 위해 고민하고

스무고개하듯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던지고 혼잣말을 하고

티비에 이쁜 여자가 나오면 성격이 나쁠거라고 말하고

궁금해하지도 않는데 자꾸 자기 이야기를 하고

몸에 좋다는걸 해보지만 작심삼일도 가기 어렵고 등등등 기타 등등!

 

마스다 미리의 [내누나]를 보면서 정말 부러웠던건 조곤 조곤 누나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 동생의 모습이다.

듣기 싫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누나의 이야기를 참 잘 들어준다.

이런 동생 하나 있다면 인생 선배 누나로써 여자들에 대해 시시콜콜 다 들려줄 수 있는데,,,

뭔가 좀 까다로운거 같고 가식적인것도 같은 여자들의 마음!

하지만 다 그나름대로 이유가 있음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 위로해 주는 참 좋은 만화다 .

 

남동생이 있다면 많은 말을 하기 전에 이 책 한권 선물해보자!
물론 자기가 그런줄 잘 모르는 여자 친구들에게 선물하는것도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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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얌전히 있을 리 없다 단비청소년 문학 7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고향옥 옮김 / 단비청소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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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부임해온 교장 선생님의 교육방침에 의해 동아리방에서 쫓겨 나게 된 미술부, 순순히 받아들이는가 싶었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책 제목처럼 그들은 정말 가만 있지 못하고 교장에 맞서 항거하기 시작한다. 그저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었을뿐인데 어찌어찌 이상하게 일이 꼬여 로켓 폭죽에 학생이 맞고 물건들이 파손되는 등의 어처구니 없는 일로 번지게 된다. 그리하여 미술부 동아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연예인도 아닌 유명한 존재가 된다. 

 

동아리 방을 잃고 날이 좋을땐 학교 안뜰, 운동장에서 날이 흐릴땐 교사 한쪽 구석에서 온학교를 뒤지며 그림 그릴곳을 찾아 떠돌아 다니던 이들은 데생 모델을 찾던중 야구부 주장이었던 구로다 선배를 점찍고 그걸 빌미로 야구부실을 빌려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학교 기물 파손 이유로 활동비마저 다 빼앗기게 된 미술부는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미술부 활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작은 가게들의 셔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기도 하는 미술부 동아리의 이야기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에 만연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 즉 대형 마트가 상권을 장악해 동네 수퍼들이 문을 닫게 되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으면서 청소년들과 무관하지 않음을 이야기하려 한다. 가볍게 쓰여진 문체가 주는 느낌은 마치 누군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는 그런 느낌을 주게 되는데 이 책의 문체나 이야기가 바로 그런 느낌을 준다. 


공부만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 교장 선생님의 교육방침때문에 미술부 동아리에서 쫓겨나게된 미술부 아이들의 방황하는 모습이나 어쨌거나 스스로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하게 여겨지기만 한다. 거기에 앞으로 이 아이들이 자라 나아갈 사회가 이들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참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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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은 어디에
오수완 지음 / 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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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독특한 책이다. 사실 우리 작가 추리소설이 그리 많지 않아 반가운 마음에 집어 든 이 책은 책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분명 추리소설인데 탐정은 어디에라는 제목이라니 말이다. 어쨌거나 외국의 추리소설들을 주로 읽게 되는 내게 참 반가운 우리 작가의 소설인것만은 사실이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구미가 당길 스토리가 전개된다. 거대 책공장이라는 책을 만드는 사람들과 책의 모든 부분 부분들이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소재가 되어주는 소설이라 더 기이한 느낌이 들어 문득 그 끝을 알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같은 느낌이 드는가 하면 이 이야기를 읽는 독자가 바로 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완성시켜 가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다. 

 

거대 책공장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요주의 인물 X, 사실 그는 그 스스로 탐정이 아니라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나온 조사원이라고만 강조하지만 그를 안내하는 일요일은 그를 탐정으로 치부하고 어떤 사건인지 추리해보라는둥 용의자가 맞는지 알아맞추라는등 그를 문득 문득 곤궁에 빠트리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X는 지혜롭게 위기를 모면하곤 한다. 하지만 다른 부서로 옮길때마다 그보다 더 그를 방해하는 인물들의 등장으로 X는 점 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된다. 

 

총 4부작으로 이어이지는 이책속의 이야기는 마치 앞뒤로 놓은 거울처럼 그 끝과 시작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사건을 쫓고 범인을 밝히는 이야기를 읽고 있는게 분명한데도 책에 대해 혹은 탐정에 대해 더 많은 의문점들을 끌어 내고 있다. 추리소설을 읽고 있는게 분명한데도 전혀 엉뚱한 캐릭터가 '툭툭'등장하는가 하면 탐정이 아닌 조사원을 탐정으로 만들어 탐정에 대한 또 다른 생각을 끌어 내기도 한다. 어떤 소재나 사건을 툭 던져 놓고 그것을 하나씩 추리해 밝혀 나가는 방식이 독자로 하여금 더욱더 호기심을 자극하고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만든다. 

 

너무 빨리 찾아온 무더위와 급상승한 열대야, 그리고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한낮에 움직이는 일이 두려움 이런 여름날, 이 소설과 함께라면 잠시나마 이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것도 참 좋은 방법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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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싹 2014-08-0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죠? 요즘 열독하고 계시네요.
한 여름엔 추리소설이 딱이죠. ㅎㅎ

책방꽃방 2014-08-04 00:02   좋아요 0 | URL
네, 반가워요^^
 
아주 사적인 시간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3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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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이라면 나 혼자만의 개인적인 시간을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혼자만의 개인적인 시간을 얼마나 가지고 사는걸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부모와 자식이라는 위치에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적인 시간을 가지기란 그렇게 쉬운것만은 아니다. 책속의 주인공 또한 어찌보면 아주 사적인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개닫게 된다. 


사적인, 그것도 아주 사적인 시간이란 왠지 은밀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며 자꾸 엉뚱한 기대를 하게 되고 상상을 펼치게 되지만 이야기는 전혀 딴판이다. 사치스러운 맨션에 홀딱 반해 부잣집 도령의 청혼을 흔쾌히 승낙한 노리코는 매일 알콩 달콩 유치찬란한 그들만의 삶을 즐기고 산다. 발바닥을 간질이고 세세세를 좋아하는 남편 고짱은 어딘지 어린아이 같아서 질투도 꽤 심하다. 


아주 사적인 노리코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 볼만큼 고짱은 노리코를 너무 너무 사랑하는데 그렇다는 이유로 노리코를 옭아 매려 들고 어느정도 사치스러운 삶이 좋은 노리코는 속으로는 불평을 하지만 그저 다 받아주고 들어주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자신의 일기장을 몰래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자신만의 성역이 무너져버린것만 같은 허무감에 빠져들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슬슬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친척들과의 만남에서 무척이나 다정하게 느껴지는 나가스끼씨를 알게 되고 우연한 만남을 몇번 가지게 되면서 자신이 힘들고 지친일이 생기면 핑계를 대서라도 만나고 싶어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사들이고 그를 집에 불러 들였다는 이유로 단단히 삐져버린 고짱, 나가스끼씨를 만나 위로를 받고는 고짱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지만 한번 간 금은 쉽게 아물지 않는법! 서서히 고짱을 달래려 애쓰며 사는 것에 지쳐가던 노리코는 더 이상은 싫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집에서 나오게된다. 


부부나 연인의 관계에 있어 서로가 조금씩은 서로에게 배려를 하며 맞춰주려 애쓴다. 그렇지만 어느새 가식적인 연극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남이란 그리 오래가지 않는 법, 또한 어느 한쪽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 결국 그 관계는 지치고 만다. 노리코는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는 남자와의 삶이 좋기는 했지만 남편의 삶에 맞춰가며 살아가게 되는 자신이 진짜가 아님을 뒤늦게야 깨닫게 되고 만다. 


그런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여주인공 노리코의 행태가 참 껄끄러웠다. 자신은 누릴꺼 다 누리고 살면서 혼자만 희생한다는 듯한 태도와 남편에게만 만족하지 못하고 외간 남자들에게 자꾸 눈길을 주는 모양새가 참 그랬다. 그런데 무언지 아슬아슬한 느낌으로 글을 읽게 만드는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결국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위한 연극같은 삶을 벗어나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게 진짜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노리코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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