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시간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3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아주 사적인 시간이라면 나 혼자만의 개인적인 시간을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혼자만의 개인적인 시간을 얼마나 가지고 사는걸까?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부모와 자식이라는 위치에서 혹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적인 시간을 가지기란 그렇게 쉬운것만은 아니다. 책속의 주인공 또한 어찌보면 아주 사적인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을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개닫게 된다. 


사적인, 그것도 아주 사적인 시간이란 왠지 은밀한 뉘앙스를 풍긴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며 자꾸 엉뚱한 기대를 하게 되고 상상을 펼치게 되지만 이야기는 전혀 딴판이다. 사치스러운 맨션에 홀딱 반해 부잣집 도령의 청혼을 흔쾌히 승낙한 노리코는 매일 알콩 달콩 유치찬란한 그들만의 삶을 즐기고 산다. 발바닥을 간질이고 세세세를 좋아하는 남편 고짱은 어딘지 어린아이 같아서 질투도 꽤 심하다. 


아주 사적인 노리코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 볼만큼 고짱은 노리코를 너무 너무 사랑하는데 그렇다는 이유로 노리코를 옭아 매려 들고 어느정도 사치스러운 삶이 좋은 노리코는 속으로는 불평을 하지만 그저 다 받아주고 들어주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자신의 일기장을 몰래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자신만의 성역이 무너져버린것만 같은 허무감에 빠져들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슬슬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친척들과의 만남에서 무척이나 다정하게 느껴지는 나가스끼씨를 알게 되고 우연한 만남을 몇번 가지게 되면서 자신이 힘들고 지친일이 생기면 핑계를 대서라도 만나고 싶어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사들이고 그를 집에 불러 들였다는 이유로 단단히 삐져버린 고짱, 나가스끼씨를 만나 위로를 받고는 고짱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지만 한번 간 금은 쉽게 아물지 않는법! 서서히 고짱을 달래려 애쓰며 사는 것에 지쳐가던 노리코는 더 이상은 싫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집에서 나오게된다. 


부부나 연인의 관계에 있어 서로가 조금씩은 서로에게 배려를 하며 맞춰주려 애쓴다. 그렇지만 어느새 가식적인 연극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남이란 그리 오래가지 않는 법, 또한 어느 한쪽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 결국 그 관계는 지치고 만다. 노리코는 무엇하나 부족한 것 없는 남자와의 삶이 좋기는 했지만 남편의 삶에 맞춰가며 살아가게 되는 자신이 진짜가 아님을 뒤늦게야 깨닫게 되고 만다. 


그런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여주인공 노리코의 행태가 참 껄끄러웠다. 자신은 누릴꺼 다 누리고 살면서 혼자만 희생한다는 듯한 태도와 남편에게만 만족하지 못하고 외간 남자들에게 자꾸 눈길을 주는 모양새가 참 그랬다. 그런데 무언지 아슬아슬한 느낌으로 글을 읽게 만드는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결국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위한 연극같은 삶을 벗어나 지극히 사적인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게 진짜 자신의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노리코는 다름 아닌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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