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사계절 꽃 자수 - 산과 들 자연을 수놓다
김예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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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살살 불때면 손이 근질근질 해진다. 

어려서부터 손바느질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참 좋아했던 나는 

특히나 학교 수업시간중에 프랑스 자수나 동양자수를 놓던 그때가 가장 좋았던 기억이 난다. 


수틀에 하얀 천을 끼우고 색색가지 수실을 바늘에 꿰어 내가 원하는 그림을 이쁘게 수 놓는 그 순간

온갖 시름이 다 잊혀지고 한땀한땀 정성들여 바느질에 집중하게 되는데 

어느새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정도 아이들이 손에서 벗어나게 되고 보니 내 손으로 직접 

생활 소품들을 하나씩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다.


마침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예쁜 꽃들을 수 놓을 수 있는 자수책이 등장해서 무척 반갑다. 

좋아하는 꽃을 쿠션이나 커튼, 혹은 가방에 한땀한땀 정성들여 수를 놓고 실생활속에서 사용하게 된다면 

정말 뿌듯할것만 같다. 

늘상 부러워만 하던 꽃자수를 직접 놓게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레고 즐겁기만 하다. 


이 책은 수를 놓기 위한 바느질 도구나 수를 놓는 방법 그리고 본을 뜨는 방법을 시작으로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갖가지 꽃들을 수 놓는 방법을 상세히 적어 놓고 있다. 

냉이꽃, 찔레꽃, 개여귀, 한련화, 고마리, 인동초, 닭의장풀, 노루귀, 동백꽃등 정말 이쁜 꽃들이 

진짜 피어 있는 것만 같이 생생하게 여겨진다. 


요즘 한창 피고 있는 미키마우스를 닮은 달개비(닭의 장풀)를 커튼에 이쁘게 수놓아 걸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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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박광수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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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책이 있다. 

벽에 걸린 아주 소박하고 간결한 그림과 글귀인데도 못이 박힌듯 그자리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그림을 보는것 같이 

책장 한장 한장을 넘기면서 짧은 글귀와 그림속에 빠져들게 되는 그런 책!





[순정만화]와 같이 사랑의 순수함을 재미나고 감동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박광수 저자를 처음 만난건 신문지상이다. 

매일 한페이지 정도의 단순한듯한 그림과 짧은 글이 주는 여운이 이상하게 오래 남아 부러 스크랩까지 했었는데 

그의 글이 책이 되어 나오고 또 다른 멋진 만화와 함께 종 종 등장할때마다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 아이들 성장을 담은 그림책도 만들어 내고 있는 저자의 행보가 참 아름답게 여겨지기도 하는데 

삶에 지쳐 잠시의 여유도 잘 누리지 못하는 어른들을 위한 일상의 쉼표가 되어주는 이런 책은 더더욱 즐거움을 준다. 

그저 스치듯 지나쳐버리는 우리의 일상이 저자에 의해 의미가 부여되고 살아나는 느낌마저 든다. 





치매에 걸려 병석에 누운지 3년이나 되어 가는 어머니를 보며 온가족이 즐거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금 그때를 그리는 마음으로 참 아름다운 책 한권이 탄생되었다. 

나 또한 지금은 잊고 살고 있던 그 시절 흐릿한 기억들이 선명하게 되살아 나게 되는 것만 같은 느낌으로 책을 본다. 

오래오래 느릿느릿 천천히 천천히 그렇게 내 희미해진 기억이 점 점 뚜렷해지는 그런 기분으로!

그리고 그렇게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려내는 저자의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한다. 





문득 문득 마음이 번잡하고 방황스럽거나 고민에 빠져 있을때 슬며시 책장을 넘기게 되면 

왠지 마음이 정갈해지고 편안해지고 또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될것만 같은 그런책이다. 

그리고 저자의 손으로 쓴것 같은 조금 서투른 글씨가 더 가슴에 와 닿아 그대로 녹아드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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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이은상 옮김 / 지식공작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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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소장할만한 가치를 지닌 이순신 장군님의 7년간의 난중에 쓴 일기로 친필일기의 세로쓰기에 충실했으며 글자체나 여백이 많아 두껍지만 읽기 쉬운책이다. 빨간 별점으로 바로 옆에 주를 달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으며 순우리말 사용이 무척 정겨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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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난중일기
이순신 지음, 이은상 옮김 / 지식공작소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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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님의 친필 일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이순신 장군님을 꼽지 않을이가 있을까?

요 근래 [명량]이라는 영화로 이순신 장군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와 더불어 소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반갑기만 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순신 장군님이 난중에 쓰신 일기가 친필 초고의 느낌을 살려 세로쓰기로 출간되어 감회가 새롭다. 

한자를 잘 모르는데다 흘려쓰기까지 한 이순신장군님의 친필일기를 우리가 읽어내기란 불가능할테지만

시인이자 사학자인 노산 이은상님의 덕택으로 이렇게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하다. 




늘 가로쓰기 책만 보다가 세로쓰기 책을 펼치려니 그 느낌이 무척 스릴 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읽는것도 새롭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며 읽는 느낌도 색다르다. 

일반 서적보다 좀 작은듯한 판형에 900여페이지에 달하는 책이다 보니 묵직하기까지 한데 

거의 매일 빠짐없이 쓰신 이순신 장군님의 일기를 읽으려니 백지로 펼쳐주기만 기다리는 다이어리가 생각났다. 

일기 쓰기를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쓰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장군님의 일기는 통상적인 일기처럼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있다. 

나랏일을 보시는 분 답게 늘 '공무를 보고'라는 문장이 빠지지를 않고 활을 쏘았다는 문장에서는 왠지 비장함이 엿보이기도 한다. 

규율에 엄격하지만 군사들에게 소홀하지 않고 백성을 걱정하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필방으로 애쓰는 장군의 마음씀씀이와

어머니를 늘 그리워하고 곁에서 챙겨드리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 아내와 아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등이 잘 나타나있다. 

그리고 역시 전장에서의 승리를 위해 언제나 철저히 준비를 하고 훈련을 하고 결코 물러서지 않으며 

목숨까지도  바칠 각오로 싸우는 애국충절의 마음에 그저 숙연해지기만 하다. 





차례를 보면 임진, 계사,갑오, 을미, 병신, 정유, 무술의 일곱해 동안에 쓰신 일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일기를 펼치게 되면 선조 이십오년, 일천오백구십이년, 마흔여덟살부터 쓴 일기라는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그리고 초하루, 초이틀, 초사흘등과 같이 날짜를 한글로 쓰고 있어 따라 써보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끼게 되고 

빨간 별점을 찍어 잘 이해가 안가는 단어에 대한 주석을 바로 옆에 써 놓아 부러 책장을 넘기거나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아니 한권은 소장하고 있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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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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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이 생소하고 낯설다. 제목 또한 왠지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이 책, 은근 작가의 문체가 읽는 재미를 주고 내용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신간이 나오면 읽고 싶은 글을 쓰는 작가 리스트에 올릴만하다는 생각을 한다. 


제목에서 받는 느낌은 우리와는 뭔가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거 같은데 딱 그느낌 그대로의 단편 소설집이다. 이산가족이 된 자매의 이야기, 헐리우드라는 먼 이국땅에서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를 둔 사연 많은 가족 이야기, 그리고 이민 백주년을 맞은 양공주였던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 북에서 간첩이 되어 나타난 외삼촌으로 인해 삶이 꼬이게 되는 조카의 이야기, 어린 아이와 남편을 두고 죽은 한 많은 여인의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 엄마가 소설가여서 겪는 가족의 이야기, 왠지 작가의 이야기인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이혼한 작가의 이야기등 어찌보면 슬프고 안타깝고 우울할거 나와는 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양공주 노릇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마리아할머니의 모습에서는 옛시절 오빠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던 우리의 언니를 떠올리게 되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의 말을 남기고 북으로 간 언니를 한참이나 기다려 상봉의 순간을 맞이했지만 북에서의 삶을 선전하는 언니의 모습속에서 옛날의 언니를 찾지 못해 좌절하고 마는 동생의 이야기에서는 서로 너무 오래 떨어져 살다 잊힐즈음에 만나는 서먹함을 느끼게 되고 늘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의 자살로 인해 온 가족이 충격에 휩싸이게 되지만 나중에야 힘겹게 살았을 아버지의 모습을 깨닫게 되는가 하면 간첩이 되어 나타난 외삼촌이 반가워야하는데 나라에 죄를 짓게 되니 절대로 반가울수 없는 고통스러운 가족의 이야기에서는 그때 그들을 몰아 세웠던 잘못된 시대상이 가슴아프게 여겨지기만 한다. 그리고 소설속에 등장하는 이혼하거나 사별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꽤나 생생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단편속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삶을 너무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그들을 너무 몰아세우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한편 한편의 이야기속에서 우리 시대가 가져다준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작가는 마치 이 사람들의 삶을 경험한 사람처럼 생생하고 실감나게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게 글을 묘하사는가 하면 주인공들이 모두 하나하나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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