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섬
이경자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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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이 생소하고 낯설다. 제목 또한 왠지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이 책, 은근 작가의 문체가 읽는 재미를 주고 내용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신간이 나오면 읽고 싶은 글을 쓰는 작가 리스트에 올릴만하다는 생각을 한다. 


제목에서 받는 느낌은 우리와는 뭔가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거 같은데 딱 그느낌 그대로의 단편 소설집이다. 이산가족이 된 자매의 이야기, 헐리우드라는 먼 이국땅에서 자살을 선택한 아버지를 둔 사연 많은 가족 이야기, 그리고 이민 백주년을 맞은 양공주였던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 북에서 간첩이 되어 나타난 외삼촌으로 인해 삶이 꼬이게 되는 조카의 이야기, 어린 아이와 남편을 두고 죽은 한 많은 여인의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 엄마가 소설가여서 겪는 가족의 이야기, 왠지 작가의 이야기인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이혼한 작가의 이야기등 어찌보면 슬프고 안타깝고 우울할거 나와는 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 안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양공주 노릇을 하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마리아할머니의 모습에서는 옛시절 오빠와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던 우리의 언니를 떠올리게 되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의 말을 남기고 북으로 간 언니를 한참이나 기다려 상봉의 순간을 맞이했지만 북에서의 삶을 선전하는 언니의 모습속에서 옛날의 언니를 찾지 못해 좌절하고 마는 동생의 이야기에서는 서로 너무 오래 떨어져 살다 잊힐즈음에 만나는 서먹함을 느끼게 되고 늘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의 자살로 인해 온 가족이 충격에 휩싸이게 되지만 나중에야 힘겹게 살았을 아버지의 모습을 깨닫게 되는가 하면 간첩이 되어 나타난 외삼촌이 반가워야하는데 나라에 죄를 짓게 되니 절대로 반가울수 없는 고통스러운 가족의 이야기에서는 그때 그들을 몰아 세웠던 잘못된 시대상이 가슴아프게 여겨지기만 한다. 그리고 소설속에 등장하는 이혼하거나 사별한 여자들의 이야기가 꽤나 생생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단편속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삶을 너무 외면하고 살지는 않았는지 그들을 너무 몰아세우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한편 한편의 이야기속에서 우리 시대가 가져다준 전쟁의 아픔과 상처를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 작가는 마치 이 사람들의 삶을 경험한 사람처럼 생생하고 실감나게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게 글을 묘하사는가 하면 주인공들이 모두 하나하나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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