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끌려서 박연준의 에세이집을 읽는다.

인생이 때론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자주..

이상한 방향은 부정적인 느낌이 좀 있는 것 같아 이렇게 바꾸어본다.

인생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른다.

병실에서 이 책을 읽었다.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를 뻔한 인생이었는데 다행히 상처는 잘 아물어 새 생명과 함께 집으로 왔다.

 

 

다정함은 자세다. 뭔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내가 도와(해)줄게'라고 몸으로 말하는 것. 그것도 '미리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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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선물 자체가 아니다. 선물(마음)을 주고 싶어하는 상대의 '자세'다. 네가 좋아하는 것, 그거 해주고 싶은데, 해줄 수 있는데! 이런 말. 말이 전부다. 그게 선물의 시작이다. '말이면 다가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이도 있겠지만, 글쎄. 나는 어기더라도, 우선 다정한 말을 건네는 이에게 마음이 간다. 내겐 말이 다다. 쏘아붙이거나 소리치지 않고, 나쁘게 말하지 않는 것. 말로 사람을 우선 끌어난는 것, 그게 다정함이다. p.159

 

평온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엄마를 가진다는 것.

그것은 세상 무엇과도 싸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p.160

 

무언가 하나를 정말 좋아해서 직업까지 그것과 연관되는 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나도 한때는 펜이나 수첩과 같은 것을 정말 좋아했다. 물론 수첩은 지금도 좋아한다. ^^;;; 다 쓰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꼼꼼하게 뭔가 기록하는 성격도 아니지만 서점에 갔다가 수첩하나를 사오지 않는다는 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는 격...

이 책에서 알아낸 꿀아이템들을 메모해두고 사서 써봐야지 생각했다. 대륙의 샤오미 볼펜이 그렇게 좋다고 하니... 궁금하다!

요즘은 이 책에 언급된 <츠바키 문구점>을 읽고 있다.

 

 

 

 

 

 

약간은 자기개발서 같이 책의 전반에 화이팅이 넘친다. 평생 책상물림 편집자로 살아오다가 자전거도 타고 달리기도 하고 수영도 하고 철인삼종 경기에도 참가한다. 그런 화이팅이 좋게 느껴진다. 왜냐면 나에게도 이제 그런 뽜이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통해서 체력에 자신감이 생긴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특별한 아우라를 내뿜는다. 그 어떤 고급 화장품을 바르고 비싼 옷을 입어도 만들어지지 않는 생기와 건강함이다. 코트를 휘젓고 다니는 운동선수들한테서 느끼는 매력과 비슷하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생기와 강함 역시, 젊음처럼 세월에 무너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밥 먹는 태도 같은 사소한 버릇에서부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행동처럼 중요한 에티켓까지, 나이 들수록 우아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고 싶다. p.176

 

내가 좋아하는 야생!같은 작가 노석미의 에세이집이 무려 다이어리와 함께 왔다. 실은 다이어리가 갖고 싶었다. 왼쪽 페이지는 그림이고 오른쪽은 간결하게 위클리 페이지다. 벌써 내년도 다이어리만 3개 ^^;; 물론 나는 용도별로 다이어리를 운용(?)할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만 경험상 하나이상의 다이어리를 쓴다는 건.. 꼭 망하더라는.. ㅋ

내가 좋아하는 초록, 내가 좋아하는 노석미 님. 좋아하는 것이 많아야 행복하다.

 

 

 

 

 

 

비슷해보이는 두 개의 그림을 각 꼭지마다 우선 보여준다. 글을 읽기 전에 이 그림이 어떤 화가의 그림일까 맞춰보는 재미가 있다. 그림에 대한 설명이 무엇보다 알차다.

 

 

 

 

 

 

 

 

외부에서 보면 우리나라처럼 전쟁가능성이 높아 위험해 보이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위기의식이 만성화되어 덤덤한 우리처럼 북한 주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 책을 읽어보니 북한 사회는 우리의 생각보다 많이 개방되어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어릴 적 읽었던 절판된 책을 찾아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나는 들어보지도 못한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니 부럽기도 하다. (게다가 책에 푹 빠져계시는 부모라니...!)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것들이 대부분인데 어른이 되어 책으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아 책의 제목들을 메모해둔다.

<비밀의 화원>

<사자왕 형제의 모험>

<초콜릿 공장의 비밀>

<작은 아씨들>,<소공녀>

아... 티비앞에서 작은 아씨들이나 소공녀를 주말에 만화영화로 보던 어린 날은 얼마나 행복했던가.

<바람과 함께, 스칼렛>은 같은 저자의 책이다. 책속에 나온 장소를 찾아가는 아메리카 기행이다. 요즘 이런 책이 많이 나오다 보니 한 저자에 대해 찾아나서는 여행에 비해서는 심도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빨강머리 앤>이나 <톰소여의 모험>의 배경이 된 장소는 나도 가보고 싶다.

 

티비를 정말로 좋아한다면 이런 책도 쓸 수 있다. 인생의 많은 장면들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재해석 해내는 능력이 대단하다. 여성 코메이언 박미선, 이영자, 송은이, 김신영에 대해 평가한 부분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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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7 - 악명높은 황제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7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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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은 아우구스투스 이후의 4명의 황제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로마 제국은 카이사르가 기획하고 아우구스투스가 구축하고 티베리우스가 반석처럼 다져놓았다. 아우구스투스의 뒤를 이은 티베리우스는 자신만의 새로운 정치를 하기 보다는 그 체제를 견고하게 다지는 일에만 전념했기 때문에 제정 로마는 다음에 누가 뒤를 이어도 튼튼한 반석일 수 있었다. 비록 만년에 카프리섬에 은둔하는 둥 성격상의 결함을 가진 티베리우스였지만 역사저술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몸젠은 티베리우스에 대해서 "로마가 가졌던 가장 훌륭한 황제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평가하였다.

 

칼리굴라는 티베리우스에게서 안팎으로 적이 없는 평화로운 제국과 건전한 국가 재정, 막대한 흑자를 물려 받는다. 티베리우스는 세금을 인상하지 않고 신설하지도 않은 채 건전한 국가 재정을 이룩, 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고도 자금을 저축할 수 있었다. 티베리우스와는 정반대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칼리굴라는 세금 폐지나 축제, 불거리 등 자신의 인기를 높여주는 화려한 일만 했다. 스스로가 노래경연대회에 까지 나가 우승하는 황제라니.. 말다했다. 속주 통치나 변경 방위 등 일반 서민들의 관심을 끌지 않는 수수한 분야에서는 티베리우스의 방식을 조금도 바꾸지 않았다.

 

티베리우스의 조카이며 게르마니쿠스의 동생인 클라우디우스는 신체적 결함을 가지고 있었으나 게르마니쿠스가 살뜰히 보살펴주었다. 아우구스투스와 티베리우스는 클라우디우스가 성인이 된 후에도 그를 공직에 앉히려 하지 않았으나 대신 소년 시절부터 정열을 쏟은 역사연구와 저술에 전념하는 것은 인정해주었다. 로마 제국 중앙정부의 요직을 원로원에서 선출하였으며,  각종 오락 스포츠 장려하였다. 칼리굴라가 방만하게 운영했던 재정을 재건하고자 대규모 수도 공사를 재건한다. 일찌기 공공 사업의 중요성 인식(수도공사, 오스티아 항만공사)하였고 매사에 솔직하고 개방적이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네로황제가 그 다음이다. (나는 어렸을 적 코메디 프로인 최양락이 생각난다는...) 네로황제하면 기독교박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기독교도가 생겨난 것은 제2대 티베리우스의 만년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처형된 것은 서기 33년이다. 예수가 죽은 뒤부터 시작된 사도들의 포교활동은 그들의 동포인 유대인을 대상으로 먼저 이루어졌고, 예루살렘의 유대교회가 예수에게 보인 적개심이 예수가 처형된 진짜 원인이었다는 사정도 있다. 쨌든 큰 불의 방화죄를 기독교도에게 뒤집어 씌우면서 많은 사람들을 처형하기에 이른다. 서기 64년의 이 박해사건이 네로를 로마 역사상 최고의 유명인으로 만든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받고 영화로도 만들어진 <쿠오바디스>도 바로 이런 관점에서 네로를 묘사했다고 하니 <쿠오바디스>를 읽어봐야겠다.

 

읽으면서 가계도가 복잡하고, 드문드문 읽다보니 몇몇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잊거나, 같은 이름 다른 사람인 경우도 많아 가계도를 계속 들여다보아야했다. 적어가며 읽었는데 생각보다 로마의 역사가 이렇게 재밌다니.. 이 책을 발판삼아 다른 책들까지 섭렵하겠다는 야심찬 결심을 뒤늦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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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어 사전
나탈리아 긴츠부르그 지음, 이현경 옮김 / 돌베개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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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의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에서 알게 된 책이다.

책의 서문에서 밝히지만 이 책은 상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진짜 이야기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추억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로지 기억이란 것에 의존하지만 말이다. 가계도가 나와있고 등장인물도 모두 실명이다. 게다가 등장인물은 거의가 유명한(?) 사람이 된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는 이탈리아 현대사에서 가장 격동의 시기인 무솔리니의 등장, 파시즘, 인종법, 반파시스트 운동, 제 2차 세계대전이라 명명할 수 있는 때이다. 등장인물이 매우 많아 나는 수첩에 정리까지 하며 읽었다.

가족어 사전은 부모의 자녀들이 결혼하면서 점점 확장된다. 무거운 현대사적 배경과 개인사적 배경들이 겹쳐져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죽음과 같은 비장한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은 듯 무덤하게 그려지는 것이 더 슬픈 듯한 느낌을 준다. 가족만이 아는 단어, 사건, 밀어들... 가족이라는 무게가 양 어깨에 한없이 내려앉지만 작가는 유머스럽게 덤덤하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그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서경식 교수가 왜 이 책을 언급했는지 알겠다.

 

 우리 형제는 5남매다. 우리는 각기 다른 도시에 살고 있으며 어떤 형제는 외국에 산다. 그리고 편지 왕래도 자주 없다. 만났을 때도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들끼리는 단 한 마디면 족하다. 단 한마디, 한 문장, 우리의 어린 시절에 수도 없이 듣고 반복했던 그 오래된 말 한마디면 우리들의 옛날 관계를 단숨에 되찾는다. 이렇게 말하기만 하면 된다. '우린 베르가모에 소풍 온 게 아니오'라든지 '황화수소산 냄새는 어떤지.' 우리의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는 떼려야 뗄 수도 없게 이런 문장, 이런 말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문장 하나 혹은 이런 말 중의 하나는 우리 형제들이 어두운 동굴 속이나 수백만의 사람들 틈에 섞여 있어도 서로를 찾을 수 있게 해준다.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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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클래식 클라우드 11
김경희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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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가 태어난 1469년에 피렌체는 명목상 공화국이면서 메디치가의 지배하에 있었다. 로렌초가 지배하는 피렌체에서 성장한 마키아벨리는 메디치가의 몰락, 사보나롤라의 집권과 실각을 목도하게 된다. 그 뒤 피렌체 공화국의 공무원이 된 마키아벨리는 잘사는 나라,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게 되는데 민병대를 구성하고 인민 중심의 공화정을 강조한다. 마키아벨리는 귀족보다는 인민에게 신뢰를 보였으며 시민들이 정치에 참여해 자기 목소리를 내며 자유롭고 공정한 법이 지배하는 나라가 좋다고 보았다.

메디치가가 다시 실권을 잡게 되자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직에서 물러났으며 늘 나라를 생각했던 그이지만 다시는 나라를 위해서 일하지 못했다. 그 힘든 시기에 쓴 것이 <군주론>,<로마사 논고>이다. 두 책이 군주제와 공화정을 각각 옹호하는 것처럼 보여 일견 모순된 것처럼 보이나 시대나 상황에 맞게 현실적인 정치론을 담은 그의 생각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지도자들에게 이용(?)되며 회자되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내가 <군주론>을 직접 읽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의 핵심 사상에 대해 재밌게 읽었다. 사진 도판도 많아 금방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인문학적인 여행이라는 컨셉이 이 시리즈의 매력이지 않나 싶다.

 

 저녁에는 집에 돌아와서 서재에 들어갑니다. 들어가기 전에 나는 종일 입고 있던 진흙과 먼지가 묻은 옷을 벗고 궁정에서 입는 옷을 차려입습니다. 그렇게 적절히 단장한 뒤 선조들의 궁정에 들어가면 그들이 나를 반깁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만의, 그 때문에 내가 태어난 음식을 먹습니다. 나는 그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그들의 행적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캐묻습니다. 그들은 친절하게 답변합니다. 네 시간 동안 거의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모든 근심과 가난의 두려움을 잊습니다. 죽음도 더는 두렵지 않습니다. 나는 자신을 완전히 선조들에게 맡깁니다.

우리가 읽은 것을 기록해 놓지 않으면 지식이란 있을 수 없다고 단테가 말했기 때문에, 나는 그들과 대화하며 얻은 성과를 <군주국에 관하여>라는 소책자에 기록했습니다.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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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참 좋다. 미세먼지가 없는지 두 세달 정도 된 것 같다. 9월도 얼마남지 않은 초가을의 주말 오전에.. 아직도 매미가 울고 있다. 이 정도면 평화라고 할 수 있겠다.

 

  승효상의 묵상은 묵직하다. 책 자체도 묵직하고 글도 묵직하다. 수도원 기행을 하는데 건축가의 관점에서 많은 지식적인 것들을 알려준다. 수도원이 숙소로도 쓰이기도 한다니 다음 여행갈 때는 수도원에서 묵어보고 싶다. 그는 건축에서 빛과 어두움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 듯했다.

유시민의 유럽도시기행은 너무 기대해서 인지 생각보다는 기대에 못미쳤다. 각 도시의 현대사를 간단히 다루어주고 며칠 짧게 여행한 소회를 밝히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김영하의 글과 비교되는 것에는 문학적 감수성의 존재여부인 것 같다. 어쩌면 그가 자신만의 알맹이는 자신의 마음속에만 둔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소설일까, 에세이일까. 줌파 라히리의 글은 언제 읽어도 좋다. 삶의 미묘한 부분을 잡아내는 그 섬세함을 배우고 싶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p.164

 

자기만의 생을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나는 우리 아이가 이 다음에 커서 버지니아 울프의 감성을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

 

 

 

 

 

 

 

 

 

꾸준히 10권까지~~~ 잘 나오고 있는 오무라이스 잼잼. 책의 맨 뒤에는 가족들의 사진이 늘 있다. 아이들이 정말 많이 컸다. 이런 다정한 가족의 맛있는 먹을 거리 이야기는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다른 나라에 대한 책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치앙마이는 별로 관심이 없는 곳이었는데 90여일을 머물게 된 마지막 책때문에 관심이 생겼다. 한겨울에도 25도라니 겨울이 없겠구나! 그러나 치앙마이 사람들은 패딩을 입고 다닌다고 한다. ㅎ

 

 

유목민에게 늑대는 그저 자신들의 가축을 잡아먹는 동물일뿐이다. 늑대가 멸종위기인것은 그들에게 상관없다. 푸른 초원 위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들은 목가적이고 한없이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가축이 죽는 이유는 늑대보다는 자연재해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대를 더 미워하는 것은,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네이멍구에서 늑대굴을 찾는 저자의 한달여 생활이 자세하게 그려지는데 재밌게 읽었다. 결국 제대로된 늑대굴을 카메라에 담진 못했지만 그 과정자체를 읽는 것만으로도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사진을 찍고 또 찍는다. 아마도 이곳에 다시 와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도 늑대와 여우를 보려고 애썼지만, 어떻게든 녀석들의 사진을 찍으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그 사진들이 다 무슨 의미일까. 사진 속의 동물들은, 사진이 담고 있는 것들은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아무 생명이 없다. 그것들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내가 녀석들을 찾아 헤매는 그 시간속에, 그 체험 속에 녹아 있다. p.319 

 

어서어서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찬 바람 부는 가을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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