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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공선옥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평점 :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나이는 언제일까. 여자는 스물다섯이 가장 아름다운 나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기도 하고, 남자는 나이를 먹을 수록 멋있어진다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는 없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 이상하게도 스무살에 대한 소설은 일본소설에서는 많이 읽은 것 같았는데 한국소설에서는 별로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반가운 마음이었다.
흔들려서 아름다운 청춘들. 이 소설에는 스물살언저리의 청춘들이 나온다. 스무살이라는 이름만으로 찬란히 빛나야할 그들의 현재는 결코 아름답지 못한, 힘겨운 현실이 놓여있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나라역사의 그 거대한 흐름을 중심에 놓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배경에 놓여있는 개개인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경애, 수경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용기있게 살아가는 정신, 영금이, 승규, 힘겨운 일들도 그들에게는 힘겨운 것이 아닌 그냥 일상인 승희, 만영이, 그리고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에 휘청이는 해금이의 이야기는 시대는 다르지만 현재 우리 청춘들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을 읽으며,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는 '흔들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살아보니 흔들리는 나이가 꼭 스무살언저리일 때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가고 있다. 그 흔들림이 없고, 고민이 없고, 갈등이 없다면 우리에겐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란 것도 있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가장 예쁠 때는 바로 지금이 아닐까. 흔들리는 나 자신을 일으켜고 흔들리는 옆 사람을 일으켜주는 바로 지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