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우리에게 주는 힘을 알고 싶다면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 스스로 행복해지는 심리 치유 에세이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 / 푸른숲 / 2009년 3월

 혼자인 여성이 어떻게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실 이것에 대한 해결책(?)은 방법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태도, 자세의 문제이다. 내가 혼자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 시간의 값어치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심리학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외로움과 고독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말이 많이 나온다. 고독하다는 것은 비로소 내가 나 자신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고, 이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 이런 상황이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면 외로움의 무게에 짓눌려 발버둥치다가 그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무엇엔가 빠지거나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한마디로 그런 사람들에게 혼자라는 것은 고문의 시간과 다름없다.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다는 건 그저 혼자라도 외롭지 않아요가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진정 나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는 물론 외국의 상황이긴 하지만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여성의 경우 대부분 실연과 같이 함께 하던 남성과 헤어졌을 때의 공허함을 견디기 힘들어한다고 한다. 극단적으로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상황이더라도 그 사람과 분리되는 것이 두려워 안좋은 관계를 유지시키려고 한다. 이런 이유가 여성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적으로 여성에게 요구되는 관념이라든지, 여성의 본래적인 특성에 의해 이러한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한 인간은 본인 자체로서 완전해질 수 있는가. 세상에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이 둘이고 서로가 의지(?)하여 살아가게 창조된 인간의 세상에서 여성 혼자 살아가기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온갖 편견들이 그러하고, 그런 편견들에 맞서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기 위해 고려해야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삶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이 책은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여성으로서 혼자 살아가기 혹은 남성으로서 혼자 살아가기 이전에 나라는 인간으로서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가 바탕이 되어야할 듯하다. (이 책에서 건진 책, 도리스 레싱의 '황금노트북'을 다음엔 읽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