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놀 청소년문학 28
바바라 오코너 지음, 신선해 옮김 / 다산책방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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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집없이 차에서 지내야 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생각해낸 묘책은 바로 개 훔치기! 아이가 생각해낸 방법치곤 기발하다. 개를 훔친 뒤에 사례금으로 집세를 마련한다는 것인데.. 예상대로 잘 될까? 훔치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알고보니 개주인은 부자가 아니었고 그래서 다시 개를 돌려보내준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재밌게 읽은 건 순전히 내가 개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일수도 있다. 영리하고 사람 잘 따르는 개를 그냥 지나치기란 쉽지 않으니까. 개를 훔치는 방법을 공책에 논리적으로 서술해나가는 조지나의 행동도 귀엽고 이 과정에서 미워만 했던 동생 토비를 달리 보게 되는 것도 얻은 소득이라면 소득이겠다. 무키 아저씨의 등장으로 조지나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때로는 뒤에 남긴 삶의 자취가 앞에 놓인 길보다 더 중요한 법이라는 거다. 너한테도 신조가 있냐?" 

아저씨는 이렇게 묻는다. 조지나가 자신의 결정을 재고하는 결정타다. 휘저어서 냄새만 고약해진다면 당장 휘젓는 걸 멈추어야 한다. 윌리를 돌려보내고 용기있게도 솔직하게 고백하는 조지나. 이 부분에서 약간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지만 나는 이 책을 정말로 키득거리며(윌리에게 줄 음식을 토비와 함께 엄마 몰래 감추는 부분에서 특히 ㅋㅋ) 재밌게 읽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지겹다며 집을 나간 아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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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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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비야가 아니었다면 수많은 성공의 의미 중에 이런 의미의 성공도 있구나를 쉽게 깨닫지 못했을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나보다 못한 사람, 우리 사회보다 더 못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공의 선을 이루려는 일들이다. 개인의 성공이 우리 모두의 성공이 되는 그런 성공을 나는 꿈꾸어 본 적이 없다. 돈을 더 많이 벌었으면 했고, 그래서 경제적으로 윤택했으면 했고, 나아가 명예까지 따른 다면 좋다고만 생각했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반장선거에 나가면 반기문 유엔 총장처럼 될 수 있냐고 묻는 초등학생의 질문은 기가 막히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할 일이다.  

 한비야의 책들은 모두 한 목소리다. 긍정적이고 힘찬 것이 한결 같다. 이 사람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고 늘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좋다. 책을 읽을 때뿐이더라도 나도 이렇게 살아봐야지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 월드비전을 나와서 다시 유학을 간다고 한다. 그 용기에 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녀가 추천하는 24권의 책목록도 유심히 봐두었다가 다 읽어봐야겠다.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하였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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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조지 오웰 지음, 신창용 옮김 / 삼우반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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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의 ‘밑바닥’이란 단어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5년도 넘은 것 같다. 그 사이에 개정판이 나왔다. 파리와 런던에서 조지 오웰 스스로가 3년 정도 접시닦이, 부랑자로 생활하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한다.
 가난함이라고 했을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배고픔이다. 하루에 딱딱한 빵 두 개와 마가린, 홍차로 연명하는 삶이 어떠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요즘 우리는 살을 빼기 위해 굶으면 굶었지, 먹을 것이 없어서 굶는 경우는 드물 테니 말이다. 초반에 배고픔에 대해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극심한 고통이 느껴진다. 이런 일이 일주일만 지나도 사람은 장기 달린 배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묘사된다. 먹지 못하니 당연히 의욕이 없어지고 누워있게 된다. 무력감이 찾아오는 것이다.
 먹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 일을 해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일자리를 구하러 하루에도 몇십 킬로씩 걸어 다녀야 한다. 차비가 없기 때문이다. 겨우 구한 접시닦이로서의 생활은 하루에 17시간 노동이라는 인간이하의 삶을 보여주는데 이 부분이 꽤 자세히 묘사된다. 어느 날 밤 주인공의 방 창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만 너무 피곤한 나머지 사람이 죽었군 하고 바로 잠들었다는 부분에서 노동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1920,30년대 당시 유럽의 호텔의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읽을 때는 상당히 재밌었다. 접시닦이 일을 끝내고 영국으로 간 주인공은 부랑자 생활을 하게 된다. 구빈원에서 겨우겨우 생명을 연장하는 수준의 생활이 시작된다. 한 구빈원에서 한 달에 한번 이상을 머물 수 없기 때문에 부랑자들은 다른 구빈원으로 유목민처럼 이동해 다닌다. 불결한 위생 상태나 그로인해 얻은 병 등은 말해 무엇하랴. 당장 서울역으로만 가도 우리는 그분들을 볼 수 있을 테니.
 거리의 걸인들을 보면 일할 의지조차 없는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하지만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혹은 사회구조가 그들이 자립할 수 없도록 만드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시대나 공간은 다르지만 읽는 내내 남일 같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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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장이의 딸 - 하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 / 아고라 / 2008년 10월
절판


한스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개인적인 것들을 묻지 않으려 했다. 그는 아이의 배경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았고 아이에게 어떤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러한 감정들은 이제 그의 안에서는 모두 소멸해버렸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이 있어서 피아노 선생은 아이가 연습곡, 가장 까다로운 체르니 곡 중 하나를 연주할 때 자기도 모르게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했다. 프레스토 8분의 6박자 올림가장조.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거울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올라가고 내려간다. 마지막 마디에서는 왼손과 오른손이 거의 건반 양쪽 끝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몸집이 작은 아이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처럼 기괴하게 양손을 활짝 뻗어야 했다.
한스 짐머만은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큰 소리로 웃어버렸다.
"브라보, 얘야. 체르니를 모차르트처럼 치면, 모차르트는 어떻게 칠 거냐?"-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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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장이의 딸 - 상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박현주 옮김 / 아고라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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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스 캐롤 오츠의 소설은 두 번째다. <멀베이니 가족>을 읽을 때도 그랬는데 여성을 너무 가학적인 고통에 빠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중간에 그만 읽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또 여성이 가족으로부터 도망쳐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구조가 <멀베이니 가족>과 유사하다는 느낌이다. 오빠 두 명도 청소년기를 마칠 무렵 가족을 벗어난다. 이것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초반에 헤이젤 존스가 맞냐고 찾아온 남자가 과연 누구일까가 궁금해서, 또 레베카와 헤이젤과의 관계가 궁금해서 계속 읽기로 했다.   

 상권에서는 주로 공동묘지의 돌오두막에서 사토장이의 딸로서 성장하는 레베카의 모습이 그려진다. 음습하고, 부당하며, 고통의 나날들이 이들의 가족에게 가해진다. 결국 아빠는 엄마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한다. 레베카는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지만 그 결혼은 불행했고 결국 그 남자로부터 다시 도망치기에 이른다. 아들을 안고서. 그리고 만난 남자 갤러허와 다시 가족을 이루며 살아간다. 아들 잭은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비로소 헤이젤 존스로서의 레베카의 삶은 행복(?)에 이른다.  

 자신의 과거를 죽는 그날까지 철저히 숨기고 살아내는 이 여인의 강인함은 대단하다. 비밀을 비밀로서 그것도 혼자 유지하기란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남편에게조차 자신의 과거를 절대 털어놓지 않는 헤이젤은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독한 여자다. 갤러허가 헤이젤의 사랑을 얻기 까지의 과정이 상세히 나오는데 상처받은 여자가 남자의 사랑을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심리묘사가 그려진다. 사랑의 밀고당김이랄까.. 결혼을 하고 나서 레베카가 갤러허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비밀있는 사랑도 사랑일 수 있을까. 어쩌면 갤러허는 헤이젤과 그 아들 잭이 살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제도적 장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갤러허가 없어도 강인한 헤이젤은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냈을 것이다.  

 잭이 피아니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은 흥미 진진한다. 피아노에 몰입하여 살아가는 모습이 상당히 매력적인데 그 중에서도 한스 짐머만 선생과의 만남은 참 따뜻하다. 체르니를 모차르트 처럼 치면 나중에 모차르트는 어떻게 칠래하는 선생님의 말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이 소설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이야기거리 중에 나는 잭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부분에 죽었다고 생각했던 사촌 프레이다와의 서신교환도 정말 가슴 뭉클했다. 프레이다가 끊질기게 편지를 보내는 레베카에게 당신의 충실함이 사람을 질리게 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레베카는 살아오는 내내 자신의 삶을 충실함으로 채울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오츠의 소설이 너무 폭력적이라고 하자 오츠는 그렇게 말하는건 삶에 현실성이 많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내친 김에 <소녀 수집하는 노인>까지 읽어봐야겠다. 

(그런데 이 소설 읽는 내내 어디론가 치닫는다는 느낌이었는데 문장들이 모두 '~었다'로 끝난다. 현재형문장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읽으면서 좀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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