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는 아이의 어머니에게 개인적인 것들을 묻지 않으려 했다. 그는 아이의 배경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았고 아이에게 어떤 감정도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러한 감정들은 이제 그의 안에서는 모두 소멸해버렸다. 하지만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이 있어서 피아노 선생은 아이가 연습곡, 가장 까다로운 체르니 곡 중 하나를 연주할 때 자기도 모르게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했다. 프레스토 8분의 6박자 올림가장조.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거울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올라가고 내려간다. 마지막 마디에서는 왼손과 오른손이 거의 건반 양쪽 끝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몸집이 작은 아이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처럼 기괴하게 양손을 활짝 뻗어야 했다.
한스 짐머만은 스스로 놀라울 정도로 큰 소리로 웃어버렸다.
"브라보, 얘야. 체르니를 모차르트처럼 치면, 모차르트는 어떻게 칠 거냐?"-2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