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4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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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일요일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펴들었다. 그리고 읽은 첫문장..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 문장을 읽고 이 책을 안사가지고 서점을 나올 수 없었다. 그리고 읽었다. '새로운 인생'이란 이름의 카라멜을 까먹듯 나도 카라멜 하나 입에 물고 이 책을 읽으며 아니 이 책이 아닌 다른 어떤 책에서라도 새로운 인생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던 때가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그러할지 모르고. 이 책의 주인공 오스만이 그랬던 것처럼 근원적인 것, 절대 진리, 순수에의 갈구로 책들을 찾아 헤매이는 나날이다. 하지만 이 현실이란 세계에 그런 절대적인 세상은 없다. 절대란 것은 책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자난을 그리워 하며 오스만은 계속 해서 책을 읽는다. 스스로를 책벌레라 부르며 책을 읽는다. 책속에서 오스만은 어떤 절대적인 세상을 발견했을까. 오스만의 일생을 통한 책읽기를 보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대체의 대상으로서 책을 생각하게 된다. 자난과의 사랑을 이룰 수 없어 그는 계속 책을 읽는다. 어쩐지 내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책은 '책'이란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흥미있어 하지 않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사랑은 다른 주제들과 잘 어울려 애틋함을 느끼게 했다. 오르한 파묵의 소설은 처음이다. 처음만난 책치곤 굉장히 흡족하다. 내가 만약 나중에 터키란 나라에 가게 된다면 그 이유는 파묵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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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스타벅스
마이클 게이츠 길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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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장애물하나 없이 살아왔던 남자.. 53세에 자신의 일생을 바쳐 충성했던 직장에서 해고를 당한다. 해고와 함께 작정한 듯 불행들이 몰려온다. 외도한 결과로 이혼을 당하고 가족들과 친구들은 등을 돌린다. 돈도 없고 건강마져 악화된다. 이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여인 크리스털로 인해 그는 평생 커피를 사먹기만 했던 스타벅스에서 청소부터 시작하여 제 2의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몸으로 하는 노동에 대한 신성함을 깨닫고 높은 자리에서 권위적이기만 했던 자신의 직장생활을 되돌아 보게 된다. 64세의 나이에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사람을 상상하기가 어렵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에서 서비스업으로 일하는 것이 흑인들이 주로 하는 대단히 하찮은 노동인가 보다. 아니면 저자의 시각이 그럴수도 있겠고. 이 책을 인생의 바닥까지 간 남자의 재기 성공스토리라고 봐야할지 스타벅스라는 기업에 대한 예찬으로 보아야 할지는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앞부분은 전자인듯 했는데 계속되는 스타벅스 칭찬으로 이거 스타벅스가 그렇게 좋은 기업이었단 말인가라는 의구심이 불쑥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 남자의 재기이야기는 재밌고 간혹 가슴 찡하기 까지 하다. 성공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따르는 경제력, 권위 등도 일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우리모두는 언제든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세상으로 굴러 떨어질 수 있다. 그게 인생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우리를 다시 일으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주변사람들의 사랑이다. 스타벅스에서 함께 일했던 파트너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마이클은 다시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다. 읽는 내내 스타벅스의 커피향이 물씬했다. 하지만 계속 되는 스타벅스 예찬에 조금 거부감이 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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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기타노 다케시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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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기타노 다케시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읽으면 그다지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할 책이다. 심지어 그가 만들었다는 영화를 한편도 보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해 뭐라 할말이 없다.ㅠㅠ 그래도 글들은 아주 단도직입적이고 시원시원하다. 거침없다. 하고 싶은 말들을 하고 있다. 겉으로만 보면 그가 어떤 인생의 굴곡을 겪었든 스스로는 굉장히 쿨하게 살아왔다고 보여진다. 그런면이 맘에 든다.  자신의 문제이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굳세게 살아가는 사람..  더러운 곳일수록 깨끗이 해야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화장실을 가장 깨끗이 청소한다는 생각에 문득 욕실 청소나 해볼까 했다. 우정이란 상대방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나의 태도로써 정의된다는 말..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가 아니라 노력하면 이룰수 있는 꿈도 있다고 가르치는 부모.. 쉽게 볼 수 없는 상황들이다. 그의 영화나 찾아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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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자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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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분의 페이퍼에서 본 내용인데 모든 책에서 위로가 될 만한 구절을 발견하게 되어 책을 계속 읽게 된다는... 그 생각이 맞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느낀다.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방화범을 찾아내는 과정인 추리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방화범의 아내인 교코의 심리변화에 초점을 두고 이후를 서술해나갔다. 지극히 평범한 가정이 무너져가는 과정에서 이를 지켜내고자 하는 여자의 처절함이 잘 그려져있다. 그 지켜내고자 하는 중심에는 아이들과 집이 있었다. 살곳이 있어야 하고 한 가정에서 아이들은 가장 보호되어야 할 존재들이니 말이다. 그 지켜내야 하는 중심에 본인 자신이 없었다는 것이 어쩌면 가장 불행이 아니었을까. 적절한 순간에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바로 잡고자 더 큰일을 벌이지 않았더라면, 인정할 것을 빨리 인정했더라면 이런 결과까지 초래하지는 않았을텐데 안타깝다. 또 하나의 가슴아픈 캐릭터는 구노이다. 7년전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해 상상의 세계속에 사는 구노. 혼자 사는 사람의 고독과 몸과 마음의 병. 너무나 사람들을 멀리 해왔던 지난 날이다.  

 다 읽고나서 방해자가 과연 누구인가 생각해본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방해자는 한결같이 자기 자신이었다. 나를 더 깊은 동굴속으로 몰아넣는 것은 상황이 아니라 나 자신이다. 명심할 일이다.  

 자신만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너무 정색하고 말하는 게 아닌, 나만의 비극에 도취되지 말자는 의미에서. 나와 비슷한 여자는 분명 온갖 거리에서 적잖이 살고 있다. 들고양이처럼. 때로는 꼬리를 세우고, 때로는 몸을 둥글게 말고 숨을 죽인 채.
 아마 진심으로 웃는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당분간은 겁에 질려 살 것이다. 하지만 별 수 없다. 다 자신이 저지른 짓이니까.
 앞으로 자신을 찾아올 대부분의 것들은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어지러운 고독과 자유인 것이다. 특별한 감상은 없다. (3권 p.256)

" 전 고교 중퇴라 앞날이 캄캄합니다."
"그런 건 사소한 거야. 인간은 미래가 있는 한 무조건 행복한 법이지. 그러니까 앞으로는 전부 조건부야. 가족이 있다거나, 살 집이 있다거나, 일이 있다거나, 돈이 있다거나 그런 것을 토대로 삼아 올라가기만 하면 되는 거지."  (3권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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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8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18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방해자 1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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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분권의 경우 리뷰를 한번만 쓰는데 그냥 오늘은 1권만 읽고도 리뷰를 쓰고 싶어서.. 써본다. 책을 꼼꼼히(?) 읽기 위해서 라는 변명을 하고 싶기도 하고. 이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었는데 방화사건이 읽어나고 구노 라는 경찰이 나온다. 아니 구노라는 경찰이 먼저 나오고 방화라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의 큰 중심들은 다음의 정도로 요약될 수 있겠다. 우선 유스케를 비롯한 문제아 3명, 그리고 구노를 비롯한 경찰들, 하이텍스라는 회사의 방화사건의 중심인물인 시게노리와 교코 가족, 마트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교코와 비정규직에 대한 정당한 권리 주장을 하라며 접근하는 이들.. 등. 오랜만에 이런 소설을 읽어서인지 정말 뒷부분이 궁금해서 빠르게 읽었다. 빼먹었는데 야쿠자일당도 나온다. 구노와 하나무라의 직장내 신경전도 있구나. 이 인물들이 종국에는 어떤식으로 연결될지 무지 궁금하다. 아직까지는 시게노리의 자작극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유력하다.  

 책의 뒷표지를 보자. '살다보면 여러 가지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포기하게 된다.'라고 씌여있다. 이 문장이 세권에 어떤 식으로 펼쳐져 있을지는 가늠이 되지 않으나 1권으로만 보자면 교코의 말이므로 교코의 삶에 대입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대학까지 나왔으나 마트에서 비정규직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며 자신의 처지를 조금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소중한 남편, 아이들, 그리고 대출이지만 마련한 집이 있다는 사실에 근검절약하며 생활을 꾸려나가는 교코를 통해 여러 가지를 포기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나가는 과정을 본다. 한국의 대다수 사람들의 생활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믿었던 남편에 대한 의심은 커져가고, 자신의 아늑한 가정에 조금씩 금이 감을 느낀다. 지극히 평범한 자신과 같은 가정에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거라고.. 하지만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린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자, 그럼 2권으로.. 교코 가족의 결말은 어찌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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