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녕하기에는 며칠이 남아 있지만.. 올해의 마지막 페이퍼가 될 것 같아 이렇게 적어본다.
두꺼운 소설들은 침대 머리맡에 쌓아두고 너무 조금씩 읽어서 줄거리도 잊어버릴 지경에 이르렀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를 상권 중반까지 읽었는데... 백치라는 공작의 생각을 모르겠고.. 사람들이 한 여자때문에 우왕좌왕하는 꼴이 더 재미있어질까 하는 호기심으로 버티고 있다. ㅋㅋ
그리고 몇권의 책들을 빠르게 읽었다. 거의가 가벼운 책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빨강머리앤. 주근깨 빼빼마른~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앤.
그런데 나는 다시 봐도 앤이 이뻐보인다. 이 정도면 예쁜 거 아닌가.
앤이 이렇게 좋은 말들을 많이 했다니 아주 어렸을 때 봐서.. 잘 몰랐다. 말없는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줌마의 캐릭터는 정말 인상 깊어서 기억에 잘 남아있다. 특히 아줌마의 목소리는 지금도 생생하다.
이 책을 읽으니 50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보면 마릴라 아줌마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인생이 딱 한 번뿐이라는 걸 깨달았다면,
당신은 아직 늦지 않았다. p.331
시인의 아주 솔직한 에세이집. 몇 편의 글은 아주 좋았다.
층간소음에 대해 대처하는 마음자세 같은 글들.
차분하고 조용하게 구석에 웅크려 2016년을 보내고 싶다.
한 해를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리와 인사, 송년회가 아니다. 조용히 웅크린 채 한 해와 같이 기울어지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 않을수록 좋다. 정리를 한다고 마음을 바쁘게 몰아세울 것도 없다. 할 수만 있다면 그냥 한 곳에 웅크려 앉아 '생각'에 빠져 지내는 게 좋다.
페이지를 안 적어놓았더니 몇 쪽인지 찾을 수가 없다.
호기심에 오랜만에 일본 소설을 읽어본다. 정말 두 시간이면 다 읽을 분량. 18년을 편의점 알바를 해오며 살아가는 인생.
그리고 편의점이 아닌 곳에서는 적응하지 못하는 인생.
요리는 모두 다 삶아서 간도 하지 않고, 심지어 음식을 먹이라고 부르고..
확실히 요즘 편의점이라는 곳이 주는 이미지는 확고하고 기형적이기도 하면서... 뭔가 생각하게 만든다.
무슨 일이 있는 날만 빼고는 토요일마다 광화문으로 갔다. 그런데 늘 가던 곳이 광화문이어서 꼭 집회에 참가하러 광화문에 갔다고는 할 수 없다. 행복한 나라에 사는 행복한 국민이 되고 싶은데... 추운 겨울날 국민을 길거리로 내모는 이 나라는...
이 책을 읽으며 행복한 나라의 조건을 생각해본다. 그런데 행복한 나라 뿐 아니라 행복한 개인의 조건도, 행복을 바라고, 노력하려는 나 자신도 중요하다는 걸 깨닿는다.
1권을 재밌게 읽었는데... 2권은 감자씨의 등장으로 책의 재미가 반감되어 슬프다. 작가가 사랑을 시작하려는데... 그 내용이 너무 많이 나와.. 여행마저 슬퍼지고.. 흑흑.. 이건 아니야.
중남미는 정말 치안이 안좋다는 생각만 머리속에 남았다. 가기도 힘들지만 가도 무섭겠구나 라는. 그래도 궁금하기도 한 지구편 어디가의 그곳들..
나라 이름을 찬찬히 다시 본다.
멕시코, 브라질,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참, 에콰도르 아기들은 4살 때 부터 커피를 마셔도 잘 큰다고 한다.
@.@
읽고나니 우울하다.
이곳 아이들은 이렇게 사교육을 받으며 크는구나.
남의 나라 이야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