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스포일러 있습니다!>

 

 

 

 

꺅! 너무 대단한 소설을 간만에 만난 듯하다. 이책 별점이 좋아서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무려 700페이지나 되서 선뜻 잡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열린 책들의 이 줄간격은 읽기도 전에 질리게 하지 않는가. 그런데 한번 적응이 되니 줄간격도 좁지 않은 것 같이 느껴졌다. 이 책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이 소설은 크게 3부로 되어있다. 사실 1부까지는 좀 지루했다. 물론 19세기의 찰스 디킨스의 소설 같은 분위기는 여느 소설들에서는 볼 수 없어서 새롭고 좋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1부의 끝에 정신병원으로 끌려가는 인물이 모드가 아니라 수 라는 것이 처음 반전으로 펼쳐지며 그 뒷부분까지 급격하게 흥미롭게 진행된다. 1부는 '나'가 수로 진행되며 2부는 '모드'로 진행된다. 같은 사건과 느낌을 그대로 관점만 바꿔서 모드의 서술로 진행되는데 동시간에 다른 인물이 서로 느꼈을 감정을 비교해보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다. 3부는 정신병원에 감금된 수가 겪는 고초와 이를 탈출하는 흥미진진한 장면, 마지막으로 뒤바뀐 그 둘의 운명이 사실은 원래의 운명이었음이 밝혀지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나게 된다.

플롯 자체도 매우 정교하지만 모드의 삼촌의 서가의 책들에 관한 서술등이 나는 매우 흥미로웠다. 저자의 후기를 보니 언급된 책들은 모두 실제 책들이라고 한다. 그 밖에 모드와 수의 동성애도 나오는데 그렇게 노골적인건 아니라 거부감이 크진 않았다. 2년에 걸쳐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한다. 소설을 잘 쓰기 위한 저자의 조언도 몇가지 나오는데 끊임없이 많은 것들을 읽을 것, 늘 조금이라도 써나갈 것, 고치고 삭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 이런 것들이 나온다. 첫 부분만 참고 읽어내면 중반이후부터는 후루룩 빠르게 읽을 수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8-07-18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7-18 1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생활의 발견, 파리 -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이야기
황주연 지음 / 시지락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올 여름엔 꼭 파리에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얼마전 부터 하고 있다가 집어든 책.

사실, 이 책은 여행에세이 보다는 파리에 사는 얘기에 가깝다. 보통의 여행에세이책에서 나는 달콤 향긋한 냄새는 나지 않는다. 대신, 파리라는 도시의 분위기, 직접 경험해본 예술과 관련된 장소에 대한 느낌이 더 담아있다.

개똥이 그렇게나 많고, 신호등의 신호는 단지 신호일뿐이어서 잘 지키지 않고, 관료행정주의가 팽배에 있다는 건 다른 책에는 잘 나오지 않는 것이니까.

이 책에서 언급된 파리 하수구박물관엔 한번 가보고 싶다. 아마도 <레미제라블>이 언급되어서 그런듯. 이 책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페르 라셰즈 공원묘지에 혼자 가서 따스한 햇볕에 아무도 모르게 푸르스트의 묘비명을 손으로 꼭 쓰다듬어 보고 싶다. 그때,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오늘, 기차안에서 바라캇의 flying을 들으며 이 책을 읽다가 눈물이 조금 나올뻔 했던 것처럼. 기다려라 파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참여교사의 일기 같은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몇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다. 나이에 비해 아이들이 너무 어른스러워서, 너무 순수해서, 가난때문에 제 나이에 비해 미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때문이다. 집 보는 아이 앙드레를 읽으면서 집안일을 어른 처럼 해내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가슴이 아팠다. 이 책의 저자인 신참선생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와 가슴이 아릿했다. 아쉽게도 나는 그닥 마음에 남는 선생님이 없다. 그래도, 어린 시절 우리들의 가정형편과는 상관없이 모두들 공정하게 따뜻하게 대해줬던 지나간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 책이 씌인게 사실 굉장히 오래전이고 시골마을이라서 상황이 특수할수도 있겠지만 앞으로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이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어른이 되는건 어떤 걸까. 아이는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어른이 된다는 게 왜 이리 쓸쓸하게 느껴지는지. 이 책의 아이들이 가난해서 그런것인지. 아무리 어린 아이라 할지라도 그들에게서 가슴을 울리는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일이다.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마음껏 배울 수 있기를 또 행복하기를,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엇, 그런데 '선새미'라고 발음하는건 너무 귀엽구나아.. 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혼녘 백합의 뼈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즈노 리세의 고등학교 이야기 라고는 하나 학교가 배경은 아니다. 리세가 살고 있는 마녀의 집이라고 불리우는 장소의 미스테리를 파헤쳐가는 이야기이다. 제목 처럼 이 집에는 정원가득 백합이 활짝 피어있다. 향기도 강하고 꽃도 커서 아름답다기 보다는 어떤 물체 같은 느낌을 더 주는 백합의 분위기가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지배한다. 리세의 인생은 도대체가 잠잠할 날이 없구나 중학생때부터 쭈욱-. 이 소설이 주는 교훈들. 친한 친구라고 방심하지 말자! 사랑이 인생의 전부라고 착각해 살인까지 저지를 수 있는 시기는 딱 10대 후반이 아닐까. 그렇게 리세의 고등학교 시절도 끝나가고. 온다 리쿠와는 잠시 결별하고 다음 겨울에 또 만나기로 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작년 겨울 쯤 잠시 온다리쿠에게 폭 빠져있던 때가 있었다. 계속 읽었더니 분위기도 비슷하고 해서 잠시 중단 오늘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다 읽고 난 느낌은 살인의 동기가 별로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다리쿠의 많은 책들이 그렇듯 이 소설도 학원물인데 주인공은 열세살인 리세라는 여자아이이다. 기억력을 되찾기 위해 학교교장인 아버지가 꾸민 일이라는게 밝혀 지면서 끝나는데 살인자는 학교를 자신의 왕국으로 만들고 싶은 자매의 짓이었다. 중학생때 내가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한데 한번도 나만의 왕국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소유욕도 리더십도 없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자매를 살인할 정도로 아버지의 후계자가 되고 싶었던 철없는 아이의 짓이라고 하기에는...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이 다음 시리즈가 <황혼녘>인데 리세의 고등학교 이야기라고 한다. 요거 까지는 그래도 읽어봐야겠다. 다만, 궁금해서 책장 하나는 무지 빨리 넘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