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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 명랑한 사랑을 위해 쓴다
정이현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2월
평점 :
마음산책에서 나온 정이현의 에세이집이다. 나는 사실 마음산책이란 출판사를 좋아한다. 특히 에세이집들. 책의 가로세로 비율, 글씨체, 편집상태가 늘 만족스러웠다. 이책 역시 그랬다.
정이현과 내가 비슷한 나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몇번이나 이 책을 읽으며 미소, 혹은 작은 폭소를 했다. ㅋㅋ 아, 너무 공감대 제대로 형성되는거지.
책은 중간정도 까지는 영화에 대한 짧은 감상평들이 실려있다. 그렇다고 영화평론가들의 딱딱한 비평이 아니라 나도 한번은 생각해보았던 톡톡튀는 가벼운 읽을거리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내가 여기에 나온 영화들을 거의 다 보았다는 것에 대해 심히 놀랐다. 이렇게 영화를 많이 봤나? 보통 다른 사람의 영화에 관한 읽을 거리들을 보면 내가 안본게 대부분인데.. 신기하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 책에 실린 영화들이 예술영화처럼 어려운 것들이 아니라 즐거이 심심풀이로 보았던 한국영화가 대부분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뒷부분에는 드라마나 소소한 일상에서 발견한 작가의 생각들로 이루어져있다.
내가 웃었던 부분.
혹시 드라마<사춘기>를 기억하시는지. 중1짜리 역을 했던 정준. 나도 기억난다. ㅠㅠ 내 얘기같아서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던 성장 드라마. 사춘기시절 늘 나는 내 자신이 창피한 아이였다. 그 성장기때 보았던 성장 드라마.. 기억을 안할 수가 없다. 그런데 우리의 정준은 지금 모하시는지. 통 보이지가 않네.
그리고, 마이마이 ㅠㅠ 작가의 말대로 마이마이는 생산회사가 금성이든 삼성이든 상관없이 우리들의 로망이었다. 지금이야 모두 mp3플레이어를 들고 다닌다지만 나도 친척오빠의 마이마이가 정말 부러웠더랬다.
그밖에 열렬한 팬이었던 <내이름은 김삼순>, <섹스앤더시티> 나는 삼순이와 캐리에게 얼마나 매료되었었는지. 아, 나는 캐리가 너무 좋다. 긴 얼굴에 처음에는 결코 이쁘다 할 수 없는 얼굴인데 볼수록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그 팔의 근육. 담배피는 모습까지 ㅠㅠ. 요즘 말로 완소.
서태지와 심은하가 동갑이라서 내심뿌듯하다는 말. 나도 심하게 공감하며 나랑 동갑인 연예인에게 혼자 연모의 감정을 키우며 자랑스러워한다.
그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이유로 나는 이 책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그거면 된거다.
풍선처럼 즐겁게 명랑하게 발랄하게 올한해 보낼 수 있기를. 랄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