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 박완서 묵상집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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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백하건대 저는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이 주님을 말하는지 몰랐어요.  그저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이 우리주변에 어딘가에 있을 아름다운 사람일 것이다 라고 혼자 상상을 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분명히 묵상집이라고 되어있었건만 그렇게 생각해버린 것 있죠. 스스로 옳고 아름답기를 원해서 였을까요? 아무튼 이 책과의 첫만남이 이리 시작 되었답니다.

또 하나 고백하자면 저는 교회에 가본 적이 아주 어렸을때 동네 친구따라 크리스마스날 초코파이 얻어먹으려고 가본 적밖에 없다는 겁니다. 흐흐.. 어렸을 때 이런 경험쯤은 누구나 한번은 있잖아요. 다 큰 지금에도 천주교인은 성당엘 가고 기독교인은 교회에 간다는 것 정도밖에 모르는 정말 종교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되었으니, 이런 책을 읽게 된것도 당신의 뜻이라면 당신의 뜻일 수 있겠지요. 가끔 성경을 완독(?)해봐야 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실천은 못했고 이런 생각조차도 아주 오래전 생각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몇장씩만 아껴가며 읽었습니다. 명색이 묵상집이니 한달음에 소설처럼 읽을 수는 없잖아요. 줄거리가 있는 책도 아니고 말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 몇장씩 읽을 때마다  나도 박완서씨처럼 주님께 말을 하고 싶어졌다는 겁니다. 비록 그 성경구절은 이해할 수 없어도 말이에요. 그리고 박완서씨가 알려준 것 처럼 당신이 옳고 아름다우신 분일꺼라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는 나조차도 조금 착해진것 같은 착각에 빠진 겁니다. 그래 몇장 더 읽었으니 주님의 가르침을 얻었으니 어제의 나보다 좀더 착해지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에요. 참으로 어이가 없는 것도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성경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착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그래도 안 읽은 것 보다는 좀더 나아졌구나라는 허술한 리뷰 하나를 저는 남깁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가르침을 얻고 좀더 옳고 아름다워지기를 빌어봅니다.

** 이 책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가톨릭의 <서울주보>의 '말씀의 이삭'에 발표한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각 꼭지가 정확히 3page이다. 한번에 쭈욱 읽을 책은 아니고 손가는 곳에 두고 생각날때마다 몇장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역시나 어디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김이 빠졌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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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2-14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사두었는데 아직 못 읽고 있어요. 아무 곳에 두고, 조용히 아무때나
생각하며 읽어야겠군요. 저도 신실하지 못한 신앙인이지만, 사실 이름뿐이죠.
시어른들의 압박에 못이겨 신앙을 갖게 되었지만 굳이 어느 한 종교보다는
어떤 절대자가 있다는 생각만은 하게 됩니다. 역시, 어디 실었던 글을 모았다는 게
헛점 아닌 헛점이 되겠군요.^^

스파피필름 2007-02-14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어른의 압박에 못이겨 ^^ 저도 그런 생각해요.. 절대자가 있다 아니 있었으면 좋겠다구요.. 점점 제 자신을 못 믿겠어서 그런가봐요.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김기찬 사진, 황인숙 글 / 샘터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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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사진들. 나도 이런 풍경을 3,4년전에 찍은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살고 있는 동네의 꼭대기가 궁금해서 계속 올라가봤었는데 아직도 이런 곳이 있구나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이 책을 보며 고스란히 되살아나서 신기했다. 그때 골목에는 역시나 이 책에서처럼 개들이, 아이들이, 노인들이, 꽃들이 있었다.

벽보에 붙은 불안없는 나라발전을 표어로 환히 웃고 있는 노태우의 포스터를 보고 있노라니 이 사진을 찍은 때가 내가 어렸을 적이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로부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나라가 어떻게 변했으며 그 골목의 개들, 아이들, 꽃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가난이 삶의 얼룩인지 무늬인지 모르겠다는 황인숙의 말처럼 그것이 때론 힘이 되는지 그저 장애물일 뿐인지 판단하는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힘이 되었노라고 나중에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속에는 특히 개들이 많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저기 구석에 콕 박혀있다. 볕을 쬐고 있는 녀석들. 빈 집을 기다리고 있는 골목의 개들. 개들이 없는 골목은 상상 할 수 없을 만큼 허전할 것이다. 개들이 있어야 봉숭아가 있어야 골목은 뭔가 다 갖춰진 것 같다. 마음이 어딘가 허전하다면 이 책을 보고 잠시나마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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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나침반 2
숭산스님 지음, 현각 엮음, 허문명 옮김 / 열림원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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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선불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불교에서 소승불교, 대승불교보다 선불교가 비중이 더 큰걸까. 선불교를 한권으로 설명해서 드는 생각이었다.

2권에서 말하고 있는 주요 내용은 생각의 집착을 끊고 본성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말의 반복이다. 생각의 집착을 끊어야 맑은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 사실 마음이란 것은 우리가 생각해서 만들어낸 허공에 지나지 않는다. 마음이란 신체의 장기도 아니요 어릴적 하트모양으로 그리는 심장도 아닐진데 인생의 고행은 이 마음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마음이 있기 전의 마음 즉, 마음 없는 마음을 갖으라는데 사실 이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마치 유체이탈 하듯이 생각은 야생마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저녁때 잠이 들때야 비로소 몸안으로 쓰윽 돌아오는 것 같다. 이보다 더 적절한 비유가 있을까. 이에 대한 제자의 질문에 스승은 대답한다. 당장 돈을 가지고 극장으로 가 영화표 한장을 사서 영화를 보라고. 그럼 영화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영화를 재밌게 보며 몰입하는 순간 마음이란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 아무생각없이 그 음악에 푹 빠지는 것처럼 마음이 없는 마음이란 이런 순수한 상태를 가리킨다.

한해 한해 갈수록 점점 의심하는 버릇만 생기는 것 같다. 한마디로 몸을 사리는 것이다. 생각만 많아지고 몸만 무거워진다. 마음은 점점 혼탁해진다. 이 책을 읽는 며칠이나마 마음을 깨끗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간절히 말이다. 그리고 가끔 힘들어질때마다 이 책을 꺼내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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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하우스 - 평범한 하루 24시간에 숨겨진 특별한 과학 이야기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27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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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왜 파란색인지, 치약의 주성분은 무엇인지, 감자칩은 왜 바삭바삭한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이 책은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구성도 특이해서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24시간동안 우리집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마치 현미경을 들이대고 보고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설명한다. 역시 데이비드 보더니스 였군 이런 찬사가 나올만도 하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일까 -_- 나의 온몸은 각질 분사기 라는 것..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내 몸에서는 끊임없는 각질들이 떨어져 나오고 있다. 이 뿐인가. 세수하고 나서 나름 만족해하는 깨끗한 나의 얼굴에 특히나 속눈썹에 엄청나게 징그러운 세균들이 서식하고 있다니.. 차라리 이런 사실을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어쩌면 이런게 눈으로 보이지 않아서 다행인지도 모르겠고.

우리가 볼 수 있는 번개는 사실은 하늘에서 땅으로 치는게 아니라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었다는 것, 감자칩의 크기가 큰 이유는 그렇게 해야 더욱 바삭한 소리가 난다는 것, 아이스크림의 대부분은 빈 공간이라는 것.. 이밖에도 놀라운 사실들이 이 책속에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변기 물 내릴때 뚜껑을 닫고 내려야 하는 걸까? 이 책을 읽고난 지금 살짝 고민하게 된다. 이에 대한 답은 이 책속에 들어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한번 읽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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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반 병, 파스타...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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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미국의 한 시나리오 작가가 은퇴후 이탈리아에서 정착하는 과정을 쓴 이야기이다. 도무지 읽는 나도 잘 이해가 가지 않은 이탈리아의 문화는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하도록 해준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그렇게 살면 좋으니 라고 물어보는 것 같은 그들의 어이없지만 끈끈한 정이 넘치는 상황들이 책속에서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저자가 어렵게 구한 집을 수리하기 위해 책의 첫장 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여러가지 난제들에 부딪히는데는 넉다운 당할 만큼 소모전이 있었으니 이쯤에서 다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을께 뻔 했을 것이다. 온갖 부조리한(?) 상황들만 나열하는데도 책 한권이 되다니  이탈리아의 국민성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고 했던 말을 어딘선가 들은 것 같은데.. 오 맙소사.. 이건 아니다. 어찌 그 사람들은 그렇게 느긋하고 게으른 것일까. 하지만 이 책은 참 재밌다. 저자가 시나리오 작가여서 그런지 일상의 그런 충돌속에서 재밌는 점들을 잘 잡아내서 서술했기 때문이다. 반강제적으로 아내의 주장으로 이탈리아로 오게 되었지만 결국에는 그도 이탈리아를 사람들을 좋아하게 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럴 만 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이탈리아란 곳에 가보고 싶다.

전에 읽었던 책중에 피터 메일의 <나의 프로방스>라는 책이 있었다. 혹시 이 책을 재밌게 읽은 사람이라면 토스카나,달콤한 나의 인생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났더니 갑자기 파스타가 먹고 싶고, 영어도 잘 못하면서 이탈리어를 배우고 싶어졌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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