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행 슬로보트
고솜이 지음 / 돌풍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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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저자가 쓴 <런치브레이크스토리> 를 너무나 즐겁게 읽고나서 집어든 책이었다. 그런데 적잖이 실망만하고 말았다.

저자가 심기가 불편한 상태에서 글을 썼던 건지 아니면 원래 성향이 이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책의 여기저기에서 투덜거림이 심하게 느껴졌다. 내가 여행기를 읽는 이유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따뜻한 시선같은 것을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그런 여행기를 읽고나면 나중에 정말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유쾌한 필치나 가벼운 읽을 거리 정도의 산뜻함을 안겨주지도 못했다.

이 책의 교훈은 혹시 나도 이렇게 시니컬하고 호오가 분명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반성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어떤 것에 대한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은 분명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지만 그런 개성으로 인한 투덜거림은 자신의 일기장에나 쓰면 좋을 것 같다.

또 같은 것을 표현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읽는 사람이 좀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말한 대로 나는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운동을 할 경우 일체의 사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모든 행위는 다 쓸데없다는 경험적이고 독선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생각을 그만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렇게 쓸데없는 땀을 흘리며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면 유치하지만 일종의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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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으면서 베일 수 있다.라는 말을 실감하고프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백수생활 10년이라는 이력에서 그의 삶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그의 영화를 보면 다시 보일 것 같다. 좋은 의지를 갖고 꿈을 놓치 말 것. 늘 생각할 것.

 

 

 시보다도 산문집을 먼저 읽었다. 사물들에 관한 깊은 사유가 섬세한 언어로 씌여져있다. 읽으면서 감탄의 감탄을...

이 사람 나와 같은 한국말 쓰는 사람 맞는 거지? 역시 시인의 언어는 남다르다. 김선우의 시집도 얼른 봐야겠다.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읽는 내내 감탄하며 책장을 넘겼다.

 

 

사실 다 읽었지만 진정한 의미는 깨달을 수 없었다. 그 수많은 비유들은 뒷부분의 해설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몰랐을..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느껴지는 가볍고 경쾌한 필치는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다시 읽으면 좀 이해하게 되려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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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의 수학 콘서트
박경미 지음 / 동아시아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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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탈로치는 수학공부를 '정신 체조'라고 비유했다고 한다.

듣고보니, 참 그럴싸하다. 몸에 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정신에도 운동이 필요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는 수학처럼 머리를 회전(?)시켜야만 하는 경우가 현격히 줄어들게 된다. 아니, 생각해보니 대학교1학년때 미적분학에 공업수학까지 배웠지만 배우는 당시에도 왜 그걸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투덜댔던 기억이 있다. 물론 수학과도 아닌 이상에야 한학기동안 그 두꺼운 미적분학을 다 배울리는 만무하고 이분의 일도 못배웠지 싶다. 그래도 수학은 늘 나의 주력 과목이었다. 고등학교때도 수학을 가장 좋아했고, 인수분해를 처음 배우는 순간 아 이렇게 재밌는... 하며 감탄 했던 기억이 믿거나 말거나 나에겐 존재한다. 히..

이 책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수학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례들을 들며 재밌게 설명해주고 있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읽기에는 다소 전문적인것 같고, 대학생 정도가 읽기에는 딱 좋은 것 같다. 가령 어떤 이론에 대해 그렇게 되는 수식들을 설명해놓은 부분들이 많은데 굉장히 사고력을 요하기 때문에 웬만해서 그 부분을 다 이해하기에는 고교과정에서는 좀 무리일 것 같다. 그래도, 행렬을 왜 배우는지 그 복잡한 미적분학을 왜 배우는지를 이해하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설명들도 가득차있다.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확률부분이었다. 그 밖에 유리수가 ration을 비율이 아닌 이성으로 잘못 번역하는 과정에서 나온 개념이라는 것도 여기서 처음 알았다. 유리수가 맞는 게 아니고 유비수가 더 맞다니 -_- 이 표정이 절로 나온다. 또, 프랙탈이론이라든지 나비효과 , 카오스와 같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는 개념들도 아주 쉽게 씌여져있다.

뭔가 심심한 사람은 이 책에 나오는 예제들을 생각하며 굳어버린 머리를 회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론을 시뮬레이션 해놓은 인터넷 주소등도 나와있으므로 홈페이지를 방문해봐도 재밌을 것이다.

역시, 정신에도 체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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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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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때문에 읽게 됐다.

나도 딱 눈감고 90일만 이라고 외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어느 정도의 일이라면 이런 결심을 하게 되는지 궁금해서 였을까.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자살하려고 올라간 곳에서 만난 네 사람. 딱 90일만 더 살아보겠다고 결심을 한다. 일어나는 사건들이 다 우끼다. 절망 속에 허탈한 웃음이랄까. 그런 일들만 펼쳐지는 것 같다. 자살하려고 올라갔는데 그곳에서 천사를 봤다고 매스컴에 거짓말을 한다. 피크닉을 떠나고, 떠나간 애인을 잡으러 네 사람이 발벗고 나서질 않나. 이혼한 전처를 찾아가 마음을 돌려달라고 말하거나.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모두 불러모아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이제 더 이상 누군가의 문제는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이 책에서 뭔가 절망스런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은 어쩌면 좀 실망을 할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기대로 처음 이 책을 읽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 읽고 나서, 에이 이게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해피엔딩도 아니고, 누구 하나 상황이 더 나아진 것도 없다. 그러나, 슬프게도 나는 잘 안다. 우리의 삶 또한 그렇게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모린이 한 말중에 집밖에 나가지 않고 가만히만 있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정말 집안에만 며칠 있어본 사람은 그녀의 말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가 행동하지 않으면 절대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살아도 죽은 것처럼 살 수 있다. 몸은 살아있는 것 같지만 신체의 일부만을 죽일 수도 있다.  자, 가만히 생각해 보자. 정말 그렇게 살고 싶은가? 당신?

이러한 질문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절망에 대한 해결책을 어딘가에서 찾아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고 직접 부딪혀보고 터득해 나가는 것이다. 나의 행위의 조각조각들이 모여 나를, 내 삶을 만들어 나가는게 아닐까. 애초에 해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행동할 것. 의미를 찾을 것. 그들이 자살을 유예하기로한 90일 동안 나는 이 책에서 이런 것들을 발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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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23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닉 혼비군요. 그리고 스파피필름님에게 그런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했다니
읽어보고 싶네요 ^^

스파피필름 2007-04-2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 그런데 생각만큼 재밌지는 않더라구요.. 저 닉 혼비 책은 이게 처음이었어요.
 
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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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는 그녀의 책을 처음 접했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라는 책을 내가 취업하려고 한창 분주히 뛰어다닐때 샀기 때문이다. 면접을 보러 가면 보통 3만원에서 5만원 정도의 교통비(?)를 주는데 그 돈으로 두권의 책을 샀다. 그것도 봉투에 넣어진 그 돈을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바로.  면접을 보고 나오는 길들은 대부분이 참 외로웠고 허했던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시절부터 그 정체모를 허함을 달래기위해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사람풍경>을 읽었고  그 다음이 이 책이다. 그녀의 초기작들은 아직 읽지 못했다. 내가 읽은 세권의 책 모두는 심리, 정신분석에 모두 다 관련이 되어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녀의 정신분석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는 실제로 30대 후반에 100회에 걸친 정신분석을 받았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부분에 공감을 했다. 책의 제목 역시 그런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고민들이 다 비슷하고 나역시 그런 사람들이 했던 고민들을 동시에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종의 관음증인 것처럼 나에게 문제점이라고 생각했으나 일부러 드러내지 않았던 것들을 다른 사람이 드러냈을 때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또, 그런 질문들에 대한 저자의 조언이 참으로 사려깊고 적절한 것 같았다. 심리분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내가 읽어도 매우 구체적인 조언으로 다가올 만큼 성의있고 전문가다움이 느껴졌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정신분석을 받아보고 싶다. 스스로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여유가 좀 생기면 해보고 싶다. 저자의 조언들이 생활지침서가 될 것처럼 나는 나의 수첩에 몇개의 문장을 적어놓았다. 다시 들여다 보게 될까마는 참 많은 위로를 받고  공감을 했던 책이었다. 그리고, 김형경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시련의 의미를 알게 하소서.

시련이나 고난 앞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고난 속에 주저 앉아 자기 파괴적으로 행동하거나, 시련의 원인을 외부로 돌려 맹렬히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사람을 찾아 두리번거리거나.

그중 가장 좋은 대처법은 시련에서 배우는 것입니다. 시련을 통해 내면에서부터 사람들의 그릇이 커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15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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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4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스파피필름 2007-04-14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엇보다 ****에서 요부분이 넘 부러운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