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행 슬로보트
고솜이 지음 / 돌풍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가 쓴 <런치브레이크스토리> 를 너무나 즐겁게 읽고나서 집어든 책이었다. 그런데 적잖이 실망만하고 말았다.

저자가 심기가 불편한 상태에서 글을 썼던 건지 아니면 원래 성향이 이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책의 여기저기에서 투덜거림이 심하게 느껴졌다. 내가 여행기를 읽는 이유는 내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따뜻한 시선같은 것을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그런 여행기를 읽고나면 나중에 정말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유쾌한 필치나 가벼운 읽을 거리 정도의 산뜻함을 안겨주지도 못했다.

이 책의 교훈은 혹시 나도 이렇게 시니컬하고 호오가 분명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반성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어떤 것에 대한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은 분명 개성이 뚜렷한 사람이지만 그런 개성으로 인한 투덜거림은 자신의 일기장에나 쓰면 좋을 것 같다.

또 같은 것을 표현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읽는 사람이 좀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말한 대로 나는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운동을 할 경우 일체의 사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모든 행위는 다 쓸데없다는 경험적이고 독선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경우에도 나는 생각을 그만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렇게 쓸데없는 땀을 흘리며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을 보면 유치하지만 일종의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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