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을지로 - 우리는 지금 을지로에 간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6
김미경 지음 / 스리체어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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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을지로'라는 공간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에게 을지로는 조명기구나 벽지, 인테리어 자재 등을 구입하는 만물상 같은 느낌이 더 강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오늘의 을지로는 옛날과는 다른 모습으로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사뭇 다른 모습의 을지로를 보면서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의 다른 지역과 을지로가 차별화될 수 있는 점은 도심 속에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는 것이다. 각종 자재들과 작은 공장들이 어우러지면서 예술을 하는 학생들이 많이 방문을 하게 되고 이들이 졸업후에 가장 이동동선과 금액이 효율적인 공간을 찾다보니 을지로가 선택되었다. 서울의 도심이면서도 아직 개발이 미진하여 비교적 임차료가 저렴하다는 가장 놀라운 장점이 있다. 과연 을지로에서 할 이야기가 얼마나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을지로에 숨은 이야기들을 엮어낸 작가의 역량도 놀랍다. 

서울에 살면서도 을지로를 지나기만 했지, 이렇게 깊게 들여다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유명한 장소이지만 사실 나에게는 그리 가깝지 않은 장소였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을지로에 대해서 알고나니 지금의 을지로 모습이 무척 궁금해졌다. 최근 서울의 오래된 동네들이 젊은 청춘들이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되고 있다. 이제는 많이 유명해진 서촌과 같은 동네도 예전에는 그냥 오래된 동네였다. 새롭게 바뀐 을지로의 모습은 시대의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제조업이 우리 사회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창의적인 문화가 사회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을지로를 가면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뚜렷하게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면 을지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을 통해 을지로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사진하나 없이 글만 가득한 이 책이 다소 생소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사진이나 음성보다 더 생생하게 그들의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냥 감성만 가득한 책이 아니라 을지로가 처한 현실과 현황을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에서 쓴 책이라 보다 의미가 있다고 본다. 서울의 한 장소를 이토록 재미있게 고찰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오래된 서울 동네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색다른 시각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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