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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마을을 가로지르는 강에는 특별히 사람들이 잘 빠져죽는 지점이 있다. 강에 어떤 매력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무튼 강에서 죽은 여인들에 푹 빠져서 역사를 추적하던 한 여자가 있었다. 그 이야기로 방송도 나오고 책으로 출판할 계획도 세우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 여자도 같은 장소에 빠져 죽었다. 그 이후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오묘한 표지 때문인지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끈적한 강물이 계속 나를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사건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으로 서로 주고 받듯이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을수도 있고 또 다른 사건과 연관된 사람일수도 있지만 작가는 철저하게 진실은 독자들이 알아서 추리하도록 내버려둔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각으로 같은 사건을 바라보면서 한 사람에 대해 이렇게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알게되었다. 그냥 순수한 마음으로 강에 대한 역사를 깊게 알아보던 것인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끝까지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될 수도 있다.
워낙 외부인에게 폐쇄적인 마을 사람들이라 소설 중반에는 조금 지루하다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로는 갑자기 사람들의 심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더니 여러 사건들이 매우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끝에는 정말 놀라운 반전으로 갑자기 끝을 맺는다. 사실 이 작가의 전작인 <걸 온 더 트레인>을 읽어보지 못해서 이 작가의 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미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사람의 본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누가 적인지 쉽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 사건이 작은 마을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통해서 또 새로운 세대가 교체하게 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기도 하다.
아주 천천히 사건의 진실을 향해서 다가가는 구성이 무척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물속으로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상당히 강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