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로 읽는 세상
김일선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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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일상 생활에서 쓰고 있는 단위에 대해서 이렇게 한꺼번에 체계적으로 생각해 본 것이 처음이다. 단위들은 당연히 합리적이고 무척 과학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단위들을 처음 만들어낼 때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보급하기도 쉽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모르는 사실들을 알게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책을 다 읽고나면 왠지 뿌듯하다. 최근에는 이런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이 없었는데, 이 책 덕분에 지적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 듯 하다. 

저자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단위에 대해서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과연 이런 것까지 알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내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단위의 유래에 대해서 알고 사용한다면 그 단위를 접할 때마다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이런 지식들이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알쓸신잡'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공통된 단위를 사용하지만 유난히도 본인들만의 단위를 고집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많은 인종이 모여있어서 굉장히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것 같아도 이런 태도를 보면 미국이라는 곳은 은근히 폐쇄적이고 변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덕분에 미국을 여행할 때면 기온이나 차량 속도 등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단위 체계를 갖고 있어서 적응하는데 한참 애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 안에는 그 흔한 삽화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간다. 그 이유는 저자가 워낙 단위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단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들에게 알기 쉬운 수준으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흔하게 사용하는 센티미터나 미터, 그리고 시간의 개념, 부피에 이르기까지 정말 세계의 모든 단위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주변을 둘러보니 생각보다 통일된 단위를 쓰고 있는 제품들이 상당수 있었다. 만약 단위가 제멋대로였다면 그 단위에 맞는 관련 제품들을 모두 사야했기 때문에 굉장히 불편했을 듯 하다. 그나마 사람들 사이에 약속된 일정한 단위가 있었기 때문에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호환되어서 쓸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아졌다. 

지금까지 단위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았더라도 한 번쯤 읽어두면 나중에 재미있는 상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들이 깨알같이 수록되어 있다. 보편적인 교양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히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아마 단위를 바라보는 눈이 많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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