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머니 밀리언셀러 클럽 148
로스 맥도날드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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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맥도널드라는 작가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의 작품을 직접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명한 작가라서 과연 어떤 작품을 쓰는 스타일인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니 역시 필력이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전개되는 이야기와 제목은 도무지 매치가 되지 않아서 연관성을 찾으려면 한참 읽어나가야 한다. 물론 재미로 따지면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는 있으니 궁금한 사람은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이 이야기는 어떤 한 남자의 신원을 조사하는 의뢰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정체를 좀처럼 알기 힘든 그 남자의 뒷 배경을 조사하다보니 생각보다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여러 작품에 등장해서 유명한 사설탐정 루 아처는 여기에서도 번뜩이는 기지로 사람들의 작은 행동도 놓치지 않고 뭔가 실마리를 찾는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이렇게 잡아내기도 쉽지 않다. 

사실 시작은 매우 단순했으나, 그 사람을 조사하면 할수록 새로운 사실들이 계속 나오고 정말 의미를 알 수 없는 일들도 끊임없이 이어진다. 독자들은 이 모든 에피소드들이 무슨 연관이 있나 싶을 정도로 어리벙벙해지지만 나중에 결말을 읽고나면 그제서야 모든 사건들이 연관있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알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기지가 대단하다고 여겨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쓸데없는 옛날 사건에 집착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사건은 충분히 조사해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오랜만에 정말 탄탄한 구성을 지닌 추리소설을 만났다. 덕분에 이 작품을 읽는 동안 시간가는 줄 모르고 정말 정신없이 작품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앞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더 많이, 그리고 더 오랫동안 만나고 싶은 것은 비단 나만의 욕심은 아닐 듯 싶다. 멋진 사설탐정 루 아처의 활약을 계속 기대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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