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키만소리 지음 / 첫눈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 표지가 많이 허전하다 싶었다. 보통 사진이나 글자로 가득 채워진 책표지가 일반적인데, 이 책은 마치 테스트용으로 인쇄된 것처럼 표지가 무척 수수하다. 약간 어색하기는 했지만, 계속 보다보니 나름대로 적응이 된다. 매우 단순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작가인가 보다. 

이 책은 엄마와 함께 태국과 말레이시아 배낭 여행을 다녀온 여자 여행자의 이야기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엄마와 여행을 무척 많이 다녔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맞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여행 다니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른이 되고 나서도 나는 가족 여행이 가장 편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러고보면 예전에 아들과 엄마가 배낭 여행을 다녀온 책도 한창 인기를 끌었었는데, 이 책도 그런 여행 에세이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유쾌한 감성으로 풀어낸 짧은 만화였다.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작가의 개성이 잘 묻어났고, 여행지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어쩜 이렇게 재미있게 그려낼 수 있었던지, 만화 보는 재미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물론 만화 뒤에는 작가의 진지한 감정이 담긴 줄글도 실려있는데, 재미와 진지함이 만나니 의외로 색다른 여행기가 탄생된 듯 하다. 난생 처음 여행을 가는 엄마와 함께 가는 여행이 여행 중에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배낭여행이라니 대단하다 싶었다. 어쩌면 아무 것도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따라나선 여행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에필로그에 보면 엄마가 이제는 유럽여행을 함께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대목이 나오는데, 동남아시아 배낭 여행보다 유럽 배낭 여행이 좀 더 수월하면서 볼거리는 많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좀 더 준비를 단단히 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앞으로 새로운 여행기가 또 기대되는 콤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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