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눈
미하엘 슈톨라이스 지음, 조동현 옮김 / 큰벗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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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상징하는 것으로 '눈'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법이 없는 생활은 상상해본 적이 없는데, 과거부터 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눈의 상징을 통해서 해석한 이 책은 무척 독특한 주제인 것만은 확실하다. 덕분에 법의 눈에 대해서 상당히 흥미로운 지식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거운 책의 주제와는 달리 이 책은 무척 작고 얇다. 실제로 이 책을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일단 이 책은 작고 쉽게 들고다니기 좋다. 핸드백 속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로 어디에서나 가볍게 지식을 넓히는 차원에서 들고다니면서 읽어도 전혀 부담이 없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법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렇게 술술 읽힐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신기하기도 했다. 게다가 삽화도 굉장히 풍부하게 실려 있어서 실제로 옛날 시대의 사람들이 법의 눈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이미지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법이 시대적으로 조금씩 가지고 있는 의미가 다르다는 사실은 이번에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신이 있던 시대에는 신의 권위를 상징하였고, 왕 또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을 이용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법은 사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상당히 다르게 이용될 여지가 많았다. 하지만 왕정이 폐지되고 시민 사회로 접어들면서 법은 가장 공정하게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도구로 여겨졌다. 판사는 그저 법을 대신해서 집행하는 대리인일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다시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앞으로 법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도 조금은 달라질 듯 하다. 이전에는 그냥 자연스럽게 우리 생활 속에 존재하는 무생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대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진화하고 다른 모습을 지녔다는 사실만으로도 법이 마치 살아 숨쉬는 존재가 된 느낌이다. 자칫 잘못하면 딱딱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낸 저자의 재치가 놀랍다. 법에 대해서 관심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법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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