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모든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

주거 아이디어 도감 - 30명 건축 고수들이 내공을 담아 사려 깊은 주거공간을 궁리하다 ㅣ 아이디어 도감 시리즈
NPO법인 집짓기 모임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7년 8월

집 하나를 짓는데는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당연히 땅과 돈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집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오랫동안 그 집을 사용할 사람들이 편리할지, 아니면 불편하게 될지 정해지게 된다. 그래서 집을 짓기 전에 여러 사람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건축사라는 전문가에게 맡기게 되는데, 그 전문가들도 하나의 집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이 책을 그런 고민을 한 결과들이 모여서 하나의 노하우로 집약된 책이다. 일본 건축가들이 쓴 책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나온 아이디어의 상당 수는 우리나라에 짓는 집에 적용해도 충분히 가능한 내용들이다. 건축을 전공하고 또 지금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상당히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뭐 이런 것까지 신경을 써야하나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건축이라는 것이 매우 작은 아이디어로 꽤 편리한 생활과 멋있어 보이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초창기에 이런 고민들은 충분히 할만 하다. 아무래도 집은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짓고 나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는 건물인만큼, 나무 배치나 자재를 고르는 것, 가구의 배치까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모든 아이디어가 꽤 흥미로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다양한 수납공간에 대한 아이디어였다. 선반의 간격이나 화장실 수납장을 배치하는 방법, 청소도구는 어디에 놓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 실제 자신이 설계한 집에 적용한 사례를 통해서 친절하게 알려준다. 사실 모든 집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온 모든 아이디어를 하나의 집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필요한 부분에 맞춰서 아이디어를 응용해본다면 꽤 괜찮은 디자인이 나올 수 있겠다. 

지금 나만의 집을 짓는 것을 고민하거나, 아니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좀 더 새롭게 바꿔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각 공간별로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보길 추천한다. 아마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되어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