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몫
파리누쉬 사니이 지음, 허지은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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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슬람 문화를 가진 사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여성의 경우, 외출할 때는 차도르를 입거나 밖에 잘 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 있지만, 실제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는 알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란 여성이 쓴 그들의 삶에 대해서 쓴 소설이 나왔다. 너무나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으나, 관습과 편견 때문에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매우 평범한 한 이란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원했으나, 이란 전통 사회의 시각으로 보면 매우 도발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저 공부를 좀 더 하고, 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어한다는 이유로 한 평생동안 어떤 굴레에 갇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매우 생생하고 자세하게 쓴 일대기라고 봐도 좋다. 작가는 이 작품이 분명 소설이라고 하였으나, 마치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것처럼 너무나도 모든 장면들이 살아있다. 무려 600 페이지가 넘는 장편 소설이지만, 읽는 내내 결코 지루하지 않고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라도 보수적인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이 있고, 조금은 융통성있게 적용하는 사람도 있다. 과연 어떤 방식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할 수 없지만, 어떤 방법이든 많은 사람들이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가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전통적인 이란 가정에서는 여자아이들이 결혼 상대자를 직접 고를 수 없고 부모가 고른대로 시집을 가야한다. 물론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부모도 있지만, 주인공의 부모들은 전혀 그녀를 고려하지 않았다. 내가 여자 아이들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매우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공부를 더 하고 싶었으나,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더 이상 공부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것도 남자와 겨우 눈길을 몇 번 주고 받았다는 이유로 말이다. 물론 각 사회마다 가지고 있는 문화가 다르기는 하지만, 여성을 마치 물건처럼 취급하는 문화는 어떤 이유로든 없어져야 한다. 

무척이나 우여곡절을 많이 겪고 나서 그녀의 노년에는 조금 평화로워지나 싶었더니, 그렇지도 않다. 어쩌면 이렇게 에피소드가 많은 삶을 살 수 있는지 참 궁금하다. 아무튼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결코 지루할 새가 없다. 오히려 평범한 한 여인의 삶이지만, 주인공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서 긴장감이 가득한 대목도 여럿 있다. 

이란 사회에서 사는 여성들의 진짜 삶을 엿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아마 이란을 비롯한 이슬람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볼 수 있는 정말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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