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니멀 라이프 엿보기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 - 미니멀리스트 10인의 홀가분한 삶과 공간에 관하여
박미현 지음 / 조선앤북 / 2017년 4월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이 가진 물건들이 적다. 미니멀리스트의 절대 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듯이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물품들을 모두 정리한 그들을 모습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물건을 잘 버리지는 못한다.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물건을 쌓아두는 편에 속한다. 다만 몇 년 전부터 계속 물건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제 더 이상 쓰지 않는 물건들은 기부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라 그나마 물건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겨우 막고 있다. 평소에 워낙 책 욕심이 많은 편이라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면 온 집안이 책으로 넘쳐났을 것이라는 사실을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고 있는 집에는 책이 무척 많은 편이다. 

이렇게 물건에 대한 집착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나도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을 따라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한 때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물건을 버리고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매일 쓰는 물건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 또는 가끔 쓸모가 있는 물건들도 보관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점점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물건을 구입할 때는 필요해서 구입을 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면 그닥 많이 쓰이지 않아서 계속 보관만 하고 있는 물건들이 늘어난다. 그래서 나중에는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점점 큰 집이 필요해지는 일마저 생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각자 어떤 계기로 미니멀 리스트가 되었는데, 예상보다 극적인 계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냥 어쩌다보니, 또는 어느날 갑자기 물건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씩 물건들을 줄이다보니 저절로 미니멀리스트가 된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삶이 부럽기도 하지만 조금은 황량해보여서 무작정 따라하고 싶다는 생각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미니멀 라이프도 좋지만 물건을 한없이 줄여간다면 내 자신을 위한 물건은 남아나질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거의 소비를 하지 않고 계속 물건을 줄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물건들이 늘어나는 것은 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도 정말 필요없는 물건들은 계속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쓰지 않는 물건들을 보관하기 위해서 집을 늘리는 것만큼 바보같은 짓은 없으니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요즘 유행하는 미니멀 라이프가 정말 나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